<법구경(101) 어느 조심성 없는 비구 이야기>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시던 어느 때,
가구를 함부로 사용하는 어느 비구와 관련하여 게송 121번을 설법하셨다.
한 비구가 의자라든가 공구 등을 사용한 다음에
수도원 밖 아무데나 버려 놓아서 햇빛에 빛바래기도 하고
비에 젖게도 하고 개미떼가 갉아 상하게도 하는 등 문제를 일으켰다.
그래서 다른 비구들이 그의 행동을 꾸짖으면
그는 도리어 화를 내면서 자기는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것이 아닐뿐더러
피해도 아주 사소한데 그런다고 대꾸하면서 자신의 행동을 고치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이 사실을 아시고 그 비구를 부르시어 이렇게 말씀하셨다.
“비구여, 너는 그같이 행동해서는 아니 되느니라.
그것이 비록 사소한 것일지라도 행동이 계속되다 보면
습관으로 정착되어 결국은 큰 잘못을 저지르게 되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이것이 내게 무슨 영향을 미치랴 하여
작은 허물 짓는 것을 가벼이 여기지 말라.
어리석은 자는 그것을 조금씩 쌓아 큰 허물을 만든다.
마치 한 방울씩 떨어진 물이 큰 독을 채우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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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쁜 습관
법구경 말씀과 비슷한 우리 속담이 있습니다.
세 살 버릇이 여든 간다.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
동서양의 많은 속담, 격언들도
어려서부터 행한 잘못, 사소하고 작은 잘못도
고쳐야할 때 고치지 못하고 반복하여 행하다 보면
습관으로 굳어버려 큰 잘못도 서스름없이 저지르게
된다는 진실을 아주 많이 말하고 있습니다.
의자나 공구를 사용한 후 뒷정리를 하지 않는 허물.
이러한 허물이 쌓이고 쌓이면 어떻게 될까요?
조심성 없고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습관으로 굳어집니다.
그러면, 어떤 일을 하더라도
구멍이 술술 새고 허술하여 공을 이루지 못합니다.
무언가를 하기는 하지만,
잘 하는 길과는 거리가 먼 삶의 업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칠줄 모르고 고집을 부리는 허물.
이러한 허물이 쌓이고 쌓이면 어떻게 될까요?
잘못을 해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뻔뻔한 사람이 되어 버립니다.
잘못을 했을 때 잘못을 부끄러해야 잘못을 고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후안무치하여 잘못을 해도
뉘우칠 줄 모르고 그냥 지나치게 되면
악의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오기가 힘든 사람이 됩니다.
수행자가 후안무치하면 수행에서의 향상은 기대하기 힘듭니다.
어려서부터 좋은 습관을 들이려 하고,
작은 잘못도 소흘히 넘기지 말라는 것은 바로 이 이유 때문입니다.
2. 업과 인과
작은 친절, 작은 선행이 쌓이고 쌓이면 해탈로 가는 씨앗이 되지만,
작은 잘못, 작은 악행이 쌓이고 쌓이면 잘못된 윤회의 근본이 됩니다.
그래서, <법구경>과 함께
부처님의 초기 육성을 가장 잘 간직한 경전이라고 하는
"수타니파타"에서도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악의 열매가 익기 전에는 악한 사람도 복을 만나네.
악의 열매가 익은 때는 악한 사람도 죄를 받으리.
선의 열매가 익기 전에는 착한 사람도 화를 만나니
선의 열매가 익은 후에는 착한 사람도 복을 받으리라.
재앙이 없을 것이라 해서 조그만 악이라 가벼이 말라.
한방울 물은 비록 작아도 담기고 담겨서 큰 병을 채우나니
이 세상의 큰 악도 작은 악이 쌓여서 이룬 것이라.
그대들은 조그만 선이라 해서 가벼이 말라.
한 방울 물이 비록 작아도 담기고 담겨서 큰 병을 채우나니
이 세상의 큰 행복도 작은 선이 쌓여서 이룬 것이라네."
작은 허물을 가볍게 여기는 마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뉘우치지 않는 뻔뻔함.
이 마음이 왜 자신을 악의 길로 인도하는지,
왜 나쁜 윤회와 고통의 길로 나아가게 하는지에 대해
깊이 있게 통찰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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