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경(89) 반 푼의 빚과 넉 냥의 손해>
옛날 어떤 상인이
남에게 돈 반 푼을 빌려쓰고
오랫동안 갚지를 못했습니다.
그는 그 빚을 갚으러 길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그의 앞 길에는 큰 강이 놓여 있었습니다.
큰 강은 배 삯으로 두 냥을 주어야 건널 수 있었습니다.
그는 두 냥을 내고 배를 타고 강을 건너갔습니다.
그런데, 때마침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강을 건너 되돌아오면서 또 두 냥을 써 버렸습니다.
그래서 그는 반 푼 빚을 갚으려다
도리어 넉 냥의 돈을 손해보고 말았습니다.
그의 빚은 극히 적었으나 손해는 아주 많아
많은 사람들의 비웃음만 당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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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속적 욕망
반 푼 돈을 갚기 위해 길을 나섰다가
넉 냥의 돈을 손해 본 어리석은 사람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반 푼 빚은 무엇을 상징할까요?
세속적 욕망과 쾌락을 상징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좋은 집, 좋은 가정, 좋은 음식을 위해
돈을 벌고 바쁘게 살아갑니다.
그 속에서 작은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지만,
그 즐거움과 보람은 시간 앞에 스러져갑니다.
그리고, 마지막 종착역은 죽음입니다.
누구라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죽음 이후에는 자신이 지은 업에 의해
윤회의 수레바퀴 속을 헤매며 살아갑니다.
반 푼 짜리 빚을 갚으려고 하나
갚지 못하고 다시 돌아온 주인공처럼 말입니다.
2. 해탈과 수행
부처님은 윤회의 수레바퀴 속에서 벗어난
자유와 해방인 해탈을 추구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해탈을 향한 수행의 길의 중요성을 말씀하셨습니다.
출가 수행이든, 재가 수행이든 자신의 환경 속에서
해탈을 추구하는 수행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세속적 욕망과 쾌락에 취해 바쁘게 살다보면
우리의 소중한 삶을 헛되이 보내게 됩니다.
수행의 가치를 망각하고 세속일에 빠져 사는 것이지요.
그 삶이 반 냥짜리 빚을 갚기 위해 길을 나섰지만,
넉 냥짜리 큰 손실을 보는 모습과 같다는 것입니다.
나에게 주어진 단 한 번의 소중한 삶입니다.
그 소중한 삶을 수행의 가치를 추구하면서
멋들어지게 잘 살아야 하겠습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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