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인물사

불교인물사(32) - 수선결사와 보조국사 지눌(8) - 통쾌

아미타온 2024. 6. 14. 18:18

<불교인물사(32) - 수선결사와 보조국사 지눌(8) -  통쾌>

 

<서울 우면산 대성사 석가모니 부처님>

 

 

<정혜결사문2>

 

1. 한마음을 찾아서(2)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승려들이 하는 행동을 보면,

불교를 공부한다고 하면서도

이기심을 버리지 못하고 명예와 이익만을 좇고 있습니다.

 

이렇게 헛된 욕망의 굴레에 갇혀 수행은 하지 않고

옷과 밥만 허비하니 출가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

 

나는 오래 전부터 이를 보고 탄식해 오다가

마침 개성 보제사(普濟寺)의 담선법회에 참여하면서

함께 했던 동료 스님 십여 명에게 다음과 같은 제안을 했습니다.

 

“이 담선법회가 끝나면 명리(名利, 명예와 이익)를 버리고

산사에 들어가 함께 결사를 맺어 선정과 지혜를 닦읍시다.

 

예불을 드리고 경전을 읽고 각자 맡은 일에 따라

운력(運力: 밭을 갈거나 밥을 짓는 것과 같은 육체노동)도 하고,

본성을 기르면서 거침없이 한생을 살아 봅시다.

 

이렇게 옛 사람들의 훌륭한 삶을

본받는다면 어찌 통쾌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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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우면산 대성사 석가모니불>

 

1. 사물에 대한 집착을 버려라

 

지눌 스님이 살았던 고려 후기 당시 승려들의

삶의 모습에 대해서는 앞에서 이미 살펴보았습니다.

 

지눌 스님이 살펴본 당시 출가 승려들의 삶이란

지눌이 앞에서 이야기한 불교의 핵심인

"사물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라는 가르침에서

180도 떨어진 삶을 살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왕권과 귀족과 결탁하여 중생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삶.

 

대규모 토지 소유를 통해 이익을 챙기고 중생들을 고통 속에 몰아넣는 삶.

 

이러한 삶을 지눌 스님은

"이기심을 버리지 못하고

명리(이름과 이익)만을 쫒는 삶"이라고 했습니다.

 

수행자는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인

"사물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는 가르침을 인식하고

자신의 마음을 연기적으로 잘 살피고

수행을 위해 아낌없이 시간을 투자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자신의 이기적인 욕망에 의거하여

권력을 소유하여 중생들을 고통 속에 몰아넣는

무능함과 폐악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니

이러한 삶은 지옥 갈 일이 아니냐고 묻고 있는 것입니다.

 

<서울 우면산 대승사 나한상>

 

2. 초연 통쾌한 삶

 

담선법회가 열렸던 때는

지눌 스님의 나이 25살의 혈기 왕성한 나이였습니다.

 

이런 젊은 나이에

세상에 대한 강한 비판의식과 함께

명리로부터 벗어나 초연하고 통쾌하게 

자기 삶을 살고자 하는 의지를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눌 스님은 20대에 벌써

수행자의 마인드를 가지고 세상과 인생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했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지눌은 담선법회에 참석한

혈기왕성한 동료 수행자들에게

우리들은 이러한 현재의 부패한 불교 세태에 역행하여

이기심과 명리를 깨끗히 버리고 올바른 수행공동체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함께 예불을 드리고

우리가 일해서 먹고 살고

선정과 지혜를 닦고 서로 탁마하며

거침없이 통쾌하게 한 세상을 살아보자는 출가 정신과

결사(수행 공동체)의 취지를 여기서 밝히고 있는 것입니다.

 

수행자는 출가든 재가든 수행이 중심이 되고 

자신이 바라는 해탈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위해서 버릴 것을 호쾌하게 버리고,

수행을 중심에 두고 자신의 삶을 배치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그것을 위해 거침없이 살 수 있는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깊이 생각해볼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