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 기행

풍류 기행(27) - 영암 도갑사

아미타온 2025. 1. 17. 05:56

<풍류 기행(27) - 영암 도갑사>

 

 

 

1. 월출산

 

서영암IC를 빠져 나와

영암 방면으로 접어들자 멋진 월출산이 드러납니다.

 

평야 지대에 우뚝 솟은 월출산 암봉은 볼 때마다 멋집니다.

 

하춘화의 "영암 아리랑"이 생각나는 달이 뜨는 월출산입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입니다.

 

"소풍가든"이라는 식당에서 꼬막 비빔밥을 먹었습니다.

 

꼬막과 야채와 간장 양념에 밥비벼 먹었습니다.

 

아주 맛있었습니다.

 

 

2. 해탈문

 

도갑사 해탈문입니다.

 

조선 세조 때 수미 왕사가 주석했을 때

도갑사는 900칸이 넘는 당우가 조성된 대찰이었습니다.

 

도갑사에서 조선 전기 건축 양식이 남아 있는 유일한 건물입니다.

국보입니다.

 

 

바깥에서 볼 때 해탈문은 주심포 양식입니다.

 

무위사 극락보전처럼 간결하고 단아한 맛을 풍깁니다.

 

내부는 도량을 수호하는 두 금강 역사와

지혜의 문수 동자, 행원(실천)의 보현 동자를 쌍으로 모시고 있습니다. 

 

 

공을 들여 모신 전각 내부를 보니

과연 국보 해탈문이라는 생니다.

 

우리 나라 해탈문 중에서 가장 개성있고

기품있는 해탈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대웅보전

 

해탈문을 나오면 월출산의 멋진 산세 아래

자리잡은 도갑사의 도량이 펼쳐집니다.

 

도선 국사가 고향 마을에 창건한 도량답게

과연 명당터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백제탑의 향기가 나는 날씬한 오층 석탑도 반갑습니다.

단아하고 날씬합니다.

 

옛 백제 땅인 영암 사람들은 단아한 탑을 돌면서 

부처님께 기도드리며 단정하게 불심을 길렀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1976년에 관람객의 실수로 화재가 발생하여 

최근에 다시 복원한 대웅보전입니다.

 

원래는 1층으로 복원했는데 건물에 문제가 생겨서

2층의 큰 법당으로 조성했습니다.

 

웅장하게 잘 지은 전각입니다.

 

 

 

대웅보전에는 세 분의 부처님이 모셔져 있습니다.

삼배 인사를 올렸습니다.

큰 법당에 걸맞게 부처님도 크고 상호도 멋집니다.

 

 

 

4. 32응신 관음도

 

대웅보전에서 '32응신 관음도'를 보았습니다.

복제본이지만, 멋집니다.

 

멋진 암봉을 배경으로

관세음보살님이 32응신을 나투어

중생들을 구제하시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원래 조선 초기 도갑사에서 조성된 32응신 관음도인데,

지금은 일본 교토 지온인에 가면 진품이 봉안되어 있습니다.

 

멋진 우리의 산수를 배경으로

32응신 관세음보살님을 묘사할

참신한 발상을 하신 분의 창의력이 대단합니다.

 

이 곳 월출산을 매일 바라보면서

저 멋진 월출산을 배경으로 32응신 관세음보살님을

모시고자 염원했던 관음행자 화승이 그리지 않았을까요? 

 

월출산을 사랑했고

관세음보살님을 사랑했던 

관음행자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아름다운 관음도입니다. 

 

 

5. 열반도

 

대웅보전 외벽에는 부처님의 8상성도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 중에서 부처님 열반도가 눈에 들어옵니다..

 

인천과 축생을 비롯한 삼라만상이

큰 슬픔에 잠긴 대승의 열반도가

리얼하고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우리 나라 대웅보전에 그려진 열반도 중에서 

대승 열반경 <애탄품>을 리얼하게 묘사한 곳은

도갑사가 유일한 것 같습니다.

 

 

6. 미륵전

 

도갑사 산길로 조금만 올라가면

미륵전과 도선수미비석이 나옵니다.

 

먼저 미륵전으로 향했습니다.

 

미륵전에는 보물로 지정된 부처님이 계십니다.

 

하나의 통돌을 깎아서 부처님을 조성하셨는데,

아주 크고 공을 들여 잘 만드신 부처님이셨습니다.

 

특히, 뒤의 광배와 화불의 모습이 압권이었습니다.

 

수인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항마촉지인인데,

민중들은 미륵부처님으로 신앙했던 것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 다음에 오실 부처님으로

얼마나 민중들이 미륵 부처님을 사랑했는지 알수 있습니다.

 

큰 사랑으로 중생들을 안아 주는 사랑의 부처님인

자씨(慈氏) 미륵 부처님이 이 세상에 빨리 출현하기를

희구하는 민중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미륵 부처님입니다.

 

 

7. 도선 수미비

 

조선 효종 때 세운 도선 수미비에 들렀습니다.

 

도갑사의 창건과 중창과 관련있는

도선 국사와 수미 왕사,

두 분의 행적을 기록한 비석입니다.

 

귀부의 크기가 크고 우람하고

여의주를 물고 고개를 삐딱하게

돌리고 앉아 있는 모습이 개성있어 좋았습니다.

 

500년의 시대 간격을 뛰어 넘어

두 분의 행적을 한꺼번에 기록한 것도 특색 있습니다.

 

함허 득통의 제자로서

한글 창제에 공이 있어

세조 때 왕사를 지낸 수미 왕사를

도선 국사의 후생으로 바라본 것일까요?

 

 

 

비보(裨補) 풍수의 대가인 도선 국사.

 

도선 국사는 곡성 동리산파의 선승이면서 

청년 시절 전국을 운수 행각을 하면서

우리 나라만의 독특한 풍수인 비보(裨補) 풍수를

정립했던 풍수 도참의 대가입니다.

 

풍수 지리적 관점에서

완벽한 땅은 없으며 지나치거나 부족하기에,

하늘과 땅과 물의 연기적인 순역(順易)의 인연에 맞춘 

독특한 맞춤 풍수를 정립하신 분입니다.

 

도선 국사는 마을을 에워싸고 있는

산줄기의 한쪽이 다른 쪽에 비해 현저히 낮거나 취약할 때

인공적으로 언덕을 만들고 숲을 조성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 국토의 기와 혈을 보고

각 처에 적합한 도량과 불상을 조성하여

우리의 국토 민안을 기원한 것을 보면

우리 국토와 민중을 깊이 사랑하셨던 분이셨습니다. 

 

도선 국사가 나고 자란 고향 마을인

도갑사에서 도선 국사의 향기를 맡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문화 해설사님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4+4=8'

 

'사(4)랑하고 사(4)랑하면 팔(8)자도 바뀐다.'는 말이랍니다.

 

자애로운 미륵 보살님처럼

사랑하고 사랑하며 팔자를 바꾸며 잘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