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역사(86) - 불교 탄트라(2) - '탄트라'의 개념
<불교의 역사(86) - 불교 탄트라(2) - '탄트라'의 개념>
1. 탄트라(tantra)
'탄트라'는 무슨 의미일까요?
탄트라는 "확장하는 것", "계속 하는것",
"번식하는 것"을 의미하는 용어입니다.
무엇이 확장, 계속, 번식하는가 하면
'지혜(반야)'를 확장하고 계속하고 번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 지혜는 사고를 통해서
분석함으로써 얻어지는 분별적인 지혜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지식'이라고 부르는
분석과 사고에 의해 얻어지는 지혜가 아닙니다.
탄트라에서 말하는 지혜는
사물의 본질을 투시하는 본질적인 지혜입니다.
그것은 분석과 사고에 의한 것이 아니라,
몸을 통한 느낌(feeling)을 통해 얻어지는 그 무엇입니다.
즉, 직관적 지혜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 직관이 작용하는 것은
몸을 통한 감각이라는 것에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지혜(반야)의 확장인 탄트라는
몸을 통한 요가 수행을 통해
감각과 느낌의 직관적인 지혜로서
분석적인 앎이 아니라 전체적이고 본질적인 앎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후기 밀교에서 발전한 불교 탄트라도
앞에서 살펴본 힌두 탄트라(샤크티 파) 기저에 흐르는
직관적인 <절대자 속에서 이원성의 합일>이라는 측면이 있습니다.
2. 지혜(공성)과 방편(자비)
불교 탄트라에서는
지혜로서의 <반야>를 무시간적 절대성의 여성 원리로 보고
자비로서의 <방편>을 상대적인 세계의 활동으로서 남성 원리로 보고 있습니다.
힌두 탄트라처럼 불교 탄트라에서도 남성과 여성의 원리가 있습니다.
불교 탄트라의
부존(父尊)과 모존(母尊)은
각기 방편과 반야를 상징합니다.
부존 (父尊)은 자비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이타적 행동을 가리킵니다.
모존 (母尊) 은 부처님을 탄생시키는 불모(佛母)로서
지혜를 상징화한 것으로 공성(空性)을 의미합니다.
이 2가지(반야(지혜)와 방편(자비))가
인간이 정신적으로 깨닫기 위한 기폭제가 되어
우리 인간을 해탈의 상태인 신비적인 <일여(一如)>의 세계,
즉 자타가 융합한 세계로 이끌어 간다는 것입니다.
불교 탄트라에서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반야가 드러나기 위해서는)
'방편'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불교 탄트라의 수행은
금욕주의적인 불교의 전통과는 달리
법의 실상으로서 드러나 있는 현상계(인연세계) 및
육신에 대하여 매우 긍정적입니다.
그리고, 부모존의 합일은
지혜(반야)와 자비(방편)을 겸비한
궁극적 수행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적(性的)인 힘을
구도와 성불의 중요한 매개체로 수용한 측면이 있습니다.
의밀(意密)은 만다라의 시현(示顯)으로 표시되고,
구밀(口密)은 만트라[眞言]라는 진동음에 나타나 있으며
신밀(身密)은 후기 탄트라에서 마이투나[性交]라는
남성과 여성의 결합 의례로 표현되어 있는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탄트라의 결합 의례는
기독교나 유교 문화권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덕적 논란과 많은 오해를 불러 일으켜 왔던 측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후기 밀교 행자들이
불교 탄트라에서 행했던 성(性)은
우주의 에너지인 생명력의 근원으로 합일하는 신성한 종교 의례였습니다.
수행자의 의식을 지배하는
성욕과 번뇌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인간의 생리와 호흡 조절에 의해
중생의 마음에 자리한 육체적 번뇌를 짧은 시간에 해결함으로써
신속히 성불에 이를 수 있다는 수행 이념이 반영되어
이전의 불교적 전통에서 볼 수 없었던 혁명적 수행의 지평을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