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경(92) 아들의 자랑
<백유경(92) 아들의 자랑>
옛날 어떤 사람이 여러 사람 앞에서
자기 아버지의 덕행을 찬탄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인자하여 남을 해치지 않고
말이 진실하고 또 보시를 행하신다.”
그때 이 말을 듣고 있던 한 어리석은 사람이
곧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아버지의 덕행은 너희 아버지보다 낫다.”
사람들이 궁금하여 물었습니다.
“너의 아버지에게 어떤 덕행이 있는지를 말해 보라.”
그는 대답했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음욕을 끊어
조금도 더러움이 없다.”
그러자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만일 음욕을 끊었다면 어떻게 너를 낳았는가?”
그리하여 그는 사람들로부터 비웃음을 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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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순
‘모순(矛盾)’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중국에서 창(矛)과 방패(盾)를 파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창과 방패를 선전하기를,
“내 창은 어떤 방패라도 다 뚫을 수 있으며,
내 방패는 어떤 창이라도 다 막아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구경꾼 중의 하나가 되물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의 창으로 당신의 방패를 뚫는다면 어찌 되겠소?”
이 질문에 그 장사꾼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는 일화입니다.
2. 거짓과 진실
이번 백유경 이야기의 주인공도
논리적으로 모순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남녀간의 사랑과 음욕 없이 자식을 낳을 수 있을까요?
그럴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아버지의 덕성을 찬탄하는데 취해서
모순적인 말을 해서 욕을 먹게 됩니다.
우리도 가끔씩 자기 편의 주장을 합리화하려고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일방적이거나 모순적인 이야기를 해서 비웃음을 당하기도 합니다.
오늘날 종교와 정치도 비슷합니다.
자기 편의 우월성을 주장하기 위해
사실(팩트)을 도외시한 모순된 말이나 행동, 가짜 뉴스로
세상을 어지럽히고 세상 사람들의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우리 불교인들은 진실을 바르게 보고
부처님의 가르침의 의미를 바르게 통찰해서
거짓되고 모순된 말을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나무 석가모니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