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경(156) 부처님을 간호한 삭까 천왕 이야기
<법구경(156) 부처님을 간호한 삭까 천왕 이야기>
부처님께서 바이샬리와 가까운 마을에 계시던 어느 때,
삭까 천왕과 관련하여 게송 206~208번을 설법하셨다.
위대한 반열반을 나투시기 약 열 달 전에
부처님께서는 생애의 마지막이신 마흔다섯 번째 안거를
바이샬리 근처 웰루와 마을의 한 수도원에서 보내고 계셨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여러 날 동안 설사병을 앓고 계셨는데,
삭까 천왕은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수도원에 내려와
자신이 직접 부처님의 병환을 간호했다.
부처님께서는 삭까 천왕에게 지금 수도원에는
많은 비구들이 있어서 간호를 잘하고 있으니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시며 빨리 천상으로 돌아가라고 이르셨다.
그러나 삭까 천왕은 부처님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부처님께서 설사병이 다 나으실 때까지 극진히 부처님을 간호했다.
수도원에서 부처님과 함께 안거를 보내고 있던 많은 비구들은
삭까 천왕이 천상에서 내려와 직접 부처님의 병환을
정성스럽게 간호하는 것에 매우 놀라는 한편 커다란 경외심을 느꼈다.
그래서 비구들은 그 소감을 한 사람씩 부처님께 말씀드렸는데,
이 같은 그들의 소감을 다 들으신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삭까 천왕이 지금 여래에게 지극히 정성스럽게
병간호를 해주는 것은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니라.
삭까는 전생에 늙어 죽게 되었을 때
보살(부처님의 전생의 보살)를 찾아온 적이 있었느니라.
그때 보살은 그에게 설법을 베풀었고,
그는 보살의 설법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여
잠시 수행한 결과 수다원 과를 성취하였더니라.
그런 뒤 그는 죽어 지금의 삭까 천왕이 된 것이니,
그가 이 같은 공덕을 얻은 것은
보살의 설법을 잘 실천하였기 때문이니라.
비구들이여!
진리를 깨달은 덕 높은 성자와 함께 지내는 것은
실로 훌륭한 일이며 즐거운 일이니라.
그러나 어리석은 자와 함께 지내는 것은 실로 괴로운 일이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의 게송 세 편을 읊으셨다.
덕 높은 성자를 만남은 좋은 일
그런 이와 함께 생활함은 행복하다.
어리석은 자를 보지 않음은 좋은 일
이 또한 행복한 일이라.
어리석은 자와 함께 길을 가기란
오랜 날을 두고 슬프고 괴로운 일.
어리석은 자와 사귀는 것은 둑카(고),
그것은 마치 원수와 살아가는 것과 같으며
지혜로운 사람과 사귀는 것은 즐거움,
친척들과 함께 살아감과 같다.
그러므로 지혜롭고 많이 배웠고
책임감 있고 어질며 결심이 굳은 성자를 따르라.
계행이 서 있는 어진 이를 따라 벗 삼는 것은
마치 달이 별들의 길을 따르는 것과 같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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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불행
부처님 당시에 '앙굴리마라 이야기'가 있습니다.
앙굴리마라에 대한 질투심으로
제자를 악랄하게 파멸로 이끄는 스승과 도반들이 있었습니다.
그들과 함께 살았을 때 99명을 죽인 앙굴리마라의 삶은
비극 그 자체였습니다.
불교의 이솝 우화라는 <백유경>에 보면
여러 유형의 어리석은 바보들이 나옵니다.
집의 귀중한 재산을 위해 문 앞을 지키라고 했는데,
지키라는 재산은 안 지키고 엉뚱하게 문만 지키는 바보.
깨를 볶아서 먹으니 맛있으니까 맛있는 깨를 얻으려고
볶은 깨를 땅에 심어 농사를 망치는 바보.
이러한 바보를 하인으로 데리고 사는 주인의 삶은
울화통이 터지고 괴로울 것입니다.
거짓말 잘 하고 사악한 악인과 함께 사는 삶은 불행입니다.
인과를 모르고 인과를 인정하지 않는 바보들과 함께 사는 것도 불행입니다.
악인과 바보는 자신을 번뇌와 괴로움의 길로 인도하기 때문입니다.
어리석은 자와 같은 길을 가기는 오랜날을 두고 슬프고 괴로운 일.
어리석은 사람과 사귀는 것은 둑카(고통).
마치 원수와 같이 살아가는 것과 같다는
부처님 말씀이 정말 진리라는 것이
우리 삶 속에서 증명된다고 생각합니다.
2. 행복
99명을 죽인 앙굴리마라가 부처님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고 바른 수행자의 길로 접어들었을 때
그에게 돌을 던지지 않고 성자로서 존경을 표했던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용서를 하고
성인을 존경할 줄 아는 사람과 함께 한다면
자신의 삶은 풍요롭고 감동 그 자체일 것입니다.
사리불 존자는 자신을 진리의 길로 인도해 주신
부처님과 앗사지 존자를 존경해서
평생토록 공손하게 인사를 드리고 극진히 모셨다고 합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합니다.
이렇게 착한 심성을 가진
덕 높은 사리불 존자와 같은 분과
함께 산다면 그 삶은 참 평온하고 행복할 것입니다.
덕높은 성자를 만나 살아감은 행복한 일이고,
계행이 서 있는 어진 이를 따라 벗삼는 것은
마치 달이 별들의 길을 따르는 것처럼
그 삶을 아름답고 평온하고 참된 행복으로 이끕니다.
"좋은 도반과 함께 한다는 것은
도의 전부를 이룬다"는 부처님 말씀처럼
덕높은 도반과 함께 한다는 것은 축복 중의 축복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살아가는 연기적 세계에서
어떠한 사람과 만나 함께 살아가는가 하는 것은
자신의 삶의 질과 행복과 향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벗은 가려서 사귀어야 하고,
자신은 좋은 벗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전생에 늙어 죽게 되었을 때
덕높은 보살을 만나 보살의 한마디 설법에
자신의 인생이 중생에서 성인으로 점프한 삭까 천왕!
삭까 천왕의 전생담은 좋은 스승과 벗과 함께 하면
하룻밤에도 만리장성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행복하고 유익한 삶!
그 삶은 행복하고 유익하기 위한
삶의 조건에 의해 결정되는 것입니다.
그 조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덕높고 지혜로운 좋은 도반과 함께 하는 것!
깊이 명상해보아야 할 주제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