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 기행

풍류 기행(39) 문경 주암정

아미타온 2025. 5. 29. 16:18

< 풍류 기행(39)  문경 주암정 >

 

 

1. 배 모양의 큰 바위

 

문경 주암정(舟巖亭).

 

선비의 고향인 경북 일대에는

선비들이 수양하던 정자가 많습니다.

 

문경 주암정도 그 중 하나입니다.

 

'주암정(舟巖亭)'은 이름 그대로

배처럼 생긴 바위 위에 정자가 있습니다.

 

독특하게 거대한 배같은 바위 위의 정자라서

저절로 감탄이 나옵니다.

 

 

2. 주암 채익하 선생

 

주암정은 문경시 산북면

인천 채씨 집성촌 작은 마을 안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주암정은 이 마을 출신의

주암(舟巖) 채익하(1573-1615) 선생이 만든 정자입니다.

 

조선 시대 선비들은 낙향하면

경치 좋은 곳에 정자를 짓고 공부를 하거나

풍류를 즐기며 선비로서 몸과 마음을 닦던 멋스러움이 있었습니다.

 

주암 채익하 선생도 조선조 선비의

멋스러운 풍모를 가진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마을의 인천 채씨 후손들은

훌륭한 조상인 채익하 선생을 추모하기 위해

1944년에 주암정을 세웠다고 합니다.

 

 

 

역사가 오래되지 않아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았는데,

숨은 명소로 이름이 조금씩 알려져 사람들이 찾아오고 

문경시에서 지원을 해서 주암정 건물을 중수하는데 도움을 주었다고 합니다.

 

옛날에는 '금천'이라는 강이 주암정 바로 앞을 지나고 있어서

원래는 흐르는 강물 위에 배처럼 떠 있는 모양의 정자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큰 홍수로 인해 물길이 멀어져

정자 앞에는 모래가 쌓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은 물 위에 떠 있는 배 위의 정자가 아닌

육지에 정박한 듯한 정자가 되어 버렸다고 합니다.

 

최근에 법 큰 규모의 연못을 조성하여

예전처럼 물위에 떠있는 정자로

제 모습을 되찾아 이처럼 멋스러운 곳이 되었습니다.

 

7월달에 연못 속의 연꽃이 피고

정자의 앞뜰에 능소화가 피면 더욱 예쁘다고 합니다. 

 

그 때 다시 한번 오고 싶습니다.

 

 

3. 관리인 할아버지

 

이곳 주암정에는 채익하 선생의 후손인

어느 할아버지께서 주암정을 지키며 관리하고 계십니다.

 

얼굴이 맑고 겸손하고 덕이 있는 분이십니다.

 

불편한 몸임에도 불구하고

조상의 유허인 이곳 주암정을 

쓸고 닦고 말끔하게 관리하시고 계십니다.

 

그리고, 멀리서 나에게 믹스 커피를

손수 대접해 주시면서 따뜻하게 맞아 주셨습니다.

 

멋진 곳에서 맑고 따뜻한 할아버지를 만나

더욱 훈훈하게 주암정을 즐길수 있었습니다.

 

주암정 정자의 편액은 다음과 같은 시가 적혀 있습니다. 

 

舟巖萬古泛錦川(주암만고범금천)      주암은 금천 가에 만고토록 떠 있고

絶壁橫松倒立奇(절벽횡송도입기)      소나무는 절벽에 넘어질 듯 매달렸네

顯祖醉月遊常處(현조취월유상처)      그 선조가 달에 취해 노닐던 자리에

賢孫羹墻築小亭(현손랑장축소정)      어진 후손은 사모해서 정자를 세웠네

柳岸樓花娟春輝(유안루화연춘휘)      버들 언덕에 깃든 꽃은 봄빛에 아리땁고

煙霞依然包削壁(연하의연포삭벽)      뿌연 안개는 변함없이 깍은 벼랑을 안고 있네

 

아름다운 시입니다.

 

 

 

이 곳을 잘 지키고 계신

어진 후손인 채씨 할아버지를 떠올리니

이 곳 주암정의 멋스러움을 인간의 따뜻함과 함께 잘 느낄 수 있습니다.

 

경관은 아름답고,

바위는 독특하고,

선조는 훌륭하고,

후손은 덕스럽습니다.

 

 

4. 화수헌 카페

 

주암정 입구에는

문경 출신으로 국회의장을 지냈던

채문식 국회의장의 고향 마을이 있습니다.

 

 

 

이 곳에 '화수헌'이라는 전통 가옥을 카페로 만들어

문경의 특산품인 오미자차를 마시니 좋았습니다.

 

하늘이 넓고, 한옥의 자태가 좋아서 멋진 카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