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불교 성지 순례

중국 실크로드 여행(2) - 서안에서 난주로

아미타온 2025. 6. 25. 14:17

< 중국 실크로드 여행(2) - 서안에서 난주로 >

 

 

1. 중국 서안으로

 

6월 5일 아침 10시 10분 인천 공항에서

중국 서안으로 가는 아시아나 비행기였습니다.

 

7시쯤 인천 공항에 갔습니다.

 

하나투어 코너로 가서 여행 관련 자료를 받고

출국장에 잘 들어왔는데 공항 식당에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현충일 연휴를 맞아 해외로 떠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김치 찌개로 아침 식사를 하려 했는데,

30분은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그냥 나오고

샌드위치와 커피로 간단히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비행기는 제 시간보다 20분 정도 늦게 출발했지만,

기내식이 나와서 부족한 아침 식사를 보충하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인천에서 서안까지 비행 시간은 3시간 걸렸습니다.

 

창측에 앉아서 책도 읽으며

창 밖을 주로 바라보았습니다.

 

 

 

비행 코스는 서해 바다를 건너

중국 산동성 칭다오(청도)에서 북경 북쪽으로

산서성 성도인 태원에서 태항 산맥을 건너 섬서성 서안으로 향했습니다.

 

날씨가 맑아서 중국 땅이 잘 보였습니다.

 

옛날 신라 시대에는 당항성(오늘날 화성)에서 출발하면 

최단 항로인 중국 산동성 등주에 도착해서 중국 장안으로 향했다고 합니다.

 

등주에는 신라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인 신라방이 있어서

여행에 필요한 정보나 물자를 얻고 장안으로 향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 비행기도 비슷한 코스로 서안을 향했습니다.

 

 

비행기에서 바라볼 때 중국 땅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이 평야였습니다.

 

중국 황하 북부의 양대 평야가

하북 평야와 관중 평야입니다.

 

북경을 지나 산서성 태원 쪽으로 갈 때

끝었는 하북 평야가 있었고,

태항 산맥을 넘어 섬서성 서안에 도착할 즈음에는

관중 평야가 펼쳐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을 볼 수 있는 곳이 김제 평야인데,

중국은 땅이 넓고 평야가 많아서

하늘에서도 지평선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14억이라는 거대한 인구가 살수 있고,

드넓은 중원 평야를 차지하려고

치열하게 싸웠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3시간 되는 비행 코스지만,

중국의 광대한 평야와 자연을

하늘에서 바라보며 즐겁게 여행했습니다.

 

신라 구법승들도 이 길을 걸으면서

중국의 자연과 평야를 보며

대륙의 중국땅은 과연 넓다는

생각을 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서안 공항

 

서안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붉은 색 한문으로 된 공항 표시가

공산당스럽고 올드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1980년대 오래된 영화인 <진용(秦俑)>에서

공리가 서안 공항에 도착할 때도 저 표식인 것으로 기억합니다.

 

공항의 붉은 표식이 이제 사회주의 국가

중국에 도착했슴을 가리켜주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날 서안은 인구 1300만명의 거대 도시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서울보다 훨씬 큰 인구 규모인데도

중국에서는 2급 도시라고 합니다.

 

중국은 도시 인구가 1500만명은 되어야

1급 도시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북경, 상해, 광조우 등의 도시가 1급 도시라고 합니다.

 

옛 중국 고도인 서안이지만,

중국 동부 해안 대도시들에 비하면 개발이 더딘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중국 서부 지방의 발전을 꿈꾸는 일대일로

육상 실크로드의 출발이자 거점 도시로 육성하고 있어서

서안은 더 큰 도시로 성장할 여지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서안은 공항 역사도 최신식으로 바뀌어 있었고,

입국 수속도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올해 1년 간은 우리나라 중국 여행객인 비자 발급이 면제됩니다.

 

그래서인지 입국 수속이 간소화되고 전산화가 이루어져서

일본보다 훨씬 간편하고 빠르게 입국 수속이 이루어졌습니다.

 

입국 수속을 하고 나오니 가이드가 팻말을 들고 있습니다.

 

"중국 실크로드 답사팀 "

 

가이드 님은 중국 길림성 길림시가 고향이라는데,

남자인데도 천천히 말하고 목소리 톤도 낮았습니다.

 

같은 중국 동포라도 연변 사람들은

경상도 사람처럼 말이 빠르고 시끄러운 반면,

길림시 사람들은 충청도 사람처럼 말도 느리고 느긋하다고 합니다.

 

일단 말을 천천히 하고 시끄럽지 않게 하니

차분하고 번잡하지 않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서안 공항 밖으로 나오니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느껴졌습니다.

 

우리 나라 6월에는 잘 느낄 수 없는 무더위였습니다.

 

대륙은 추울 때는 엄청 춥고, 더울 때는 엄청 더운 모양입니다.

 

그러나, 무더위를 제대로 느낌 틈도 없이

버스를 타고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둥글게 돌리면서 음식을 집어 먹는 것은 여전합니다.

 

저는 고기는 좋아하지만,

지나치게 기름진 음식은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쌀밥은 윤기나는 흰 쌀밥을 좋아하지만,

중국 밥은 윤기가 흐르는 흰 쌀밥도 아닙니다.

 

일본 음식이 내 입맛에는 더 맞지만,

중국에 와서는 중국 음식에 적응해야 합니다.

 

기내식을 잘 먹고 운동한 것이 없어서

달달한 탕수육과 고기 위주로 간단히 요기를 했습니다.

 

 

3. 서안 북역

 

실크로드 여행 첫 숙박지인

난주로 이동하기 위해 서안 북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서안 북역은 엄청 크고 넓은 역사였습니다.

왠만한 공항만큼 넓고 컸습니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 등의 테러 위험 때문인지는 몰라도

역사에 도착한 이후 검문 검색이 공항처럼 이루어졌습니다.

 

중국 대륙이 넓어서 가야 할 도시도 많아서 그런지

각 도시마다 비행기 탑승구처럼 입장해서 놀라웠습니다. 

 

난주까지 약 700km,

고속철도로 3시간 정도 이동해야 해서 음료와 간식을 샀습니다.

 

 

 

4. 중국 고속 철도

 

중국 고속 철도는 생각보다 쾌적했습니다.

 

중국 고속 철도 열차가 하얀 색으로

일본 고속철도 신간센 열차와 비슷해서

일본 신간센과 기술제휴해서 들어왔냐고 물어보니

중국 독자 기술로 만든다고 합니다.

 

독자 기술로 만들어 수출까지 하고 있다고 합니다.

 

2025년 기준 중국 고속철도의 총 길이는 4만 km를 넘어 섰고,

중국의 고속 철도 길이는 세계 고속 철도 총 길이의 70%라고 합니다.

 

고속 철도까지 중국은 세계를 석권하고 있는 셈입니다.

 

요즘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등도 중국이 우리를 추월해서

저가 공세를 하고 있는 마당에 고속철도, 전기차, 태양열, AI 등등까지.

 

이제 우리나라는 미래 먹거리를 뭐로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서안에서 난주 가는 길의 초입은

서안과 가까울수록 도시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인민을 굶기지 않는 것은 물론

인민을 노숙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는지

중국은 넓은 땅덩어리에 아파트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러나, 디자인이나 색상 때문인지

황량한 자연 풍광 때문인지 우중충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평야도 많았습니다.

 

밀은 이제 수확이 끝난 것 같았고,

포도, 사과 등의 과일도 많이 재배하고 있었습니다.

 

14억 인민들을 굶게 하지 않는 것을 넘어

해외에 수출해도 될만큼 큰 평야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거기다 농사 짓지 않는 황무지도 많아 보였는데,

황무지까지 개간하면 중국은 식량 걱정은 없겠다 싶었습니다.

 

 

5. 진령 산맥

 

차창 반대편에는 진령 산맥이 지나갑니다.

 

의상 대사를 비롯한 많은 우리 신라 구법승들이

중국 장안(서안)에 오면 종남산에서 유학했습니다.

 

종남산은 화엄종, 정토종, 남산율종, 법상종, 삼론종 등의

중국 유명 종파 불교의 발상지입니다.

 

 

 

진령산맥에서 해발 3500m가 넘는 태백산이 가장 높은 산이라는데,

종남산도 해발 2000m가 넘는 진령 산맥의 중국 수도 장안의 진산이다.

 

중국 종파 불교를 일으키고

신라 구법승들이 수행했던 산이니

다음에 혼자 서안 여행 오면 차분히 둘러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 황토 고원

 

난주가는 길에서 제일 처음 정차한 역은 기산 역입니다.

 

기산은 어릴 때 <삼국지>에서 자주 보았던 지명입니다.

 

제갈공명이 출사표를 올리고 위나라를 물리치고

천하통일을 위해 북벌을 감행할 때 목표로 삼았던 곳이 기산입니다.

 



기산을 향해 북벌을 감행했지만 위나라 사마의에게 막히고,

국력의 열세를 만회하지 못하고 결국은 다다르지 못한 기산입니다.

 

아무튼 서안으로 향하는 중원을 차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전란 속에서 피땀을 흘렸는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산역을 지나면서는 광활한 황토 고원이 나왔습니다.

황하의 지류인지 누런 강물도 흘렀습니다.

 

 

 

건조해서 나무도 잘 살기 힘든 벌거벗은 황토산이 이어지는데,

놀라운 것은 그 황토 고원의 면적이 우리 나라의 2배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넓고 광대한 중국 땅입니다.

 

 

저 황토 고원에 굴을 파고

옛날에는 주로 '야오동'이란 굴집을 만들어 살았다고 합니다.

 

 

 

중국에 서안부터 실크로드에 이르기까지 

석굴이 많은 이유가 바로 굴을 만들기 쉬운 황토 고원 때문입니다.

 

화강암 지대로 착굴하기 어려운 우리와는 다른 자연 환경입니다.

 

강과 냇가가 흐르고 푸른 산이 있는 우리와는 생경한 삭막한 풍경이지만,

길게 이어지는 황토 고원을 보니 참 이국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홍준 교수 답사기에서 본 

보계, 천수 등의 도시들을 지나

감숙성을 지나자 인구도 적고 황량한 시골 풍경입니다.

 

풍력 발전을 많이 하는지

민둥 황토산에 풍력 발전기가 돌아가고

이제 우리는 실크로드 변방인 감숙성에 다다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7. 난주역

 

그리고, 갑자기 아파트가 많아지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은 대도시가 나타납니다.

 

난주입니다.

 

난주는 감숙성의 성도로 인구 300만이 넘는 도시입니다.

 

누런 황하가 도시를 관통하는 부산과 비슷한 규모의 도시입니다.

 

난주 역에 내리니 황토 고원이 펼쳐집니다.

 

중국은 담배에 관대한지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많이 볼수 있습니다.

 

우리와는 다른 문화입니다.

 

 

시진핑의 일대일로에서

육상 실크로드의 중국 감숙성 관문 도시로

최근 급성장하는 난주의 위상을 알려줍니다.

 

돈황에서 보게될 비천상의 가호 아래

사통팔달 난주의 성장을 추구하는 중국의 염원이 느껴졌습니다. 

 

 

난주에서 저녁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구시가지인지 도시는 올드한 느낌입니다.

 

시내를 다니는 택시 색깔이 빨강, 노랑, 초록 등으로 다릅니다.

 

운행 지역, 서비스의 차별이 있는지 색색이 택시가 인상적입니다.

 

 

 

난주에서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황하에서 잡은 잉어 요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첫째날은 이동만 하고 움직인 것이 없어서

크게 배가 고프지 않아서 대충 먹고 시원한 맥주 한잔을 했습니다.

 

저녁을 먹고 또 호텔로 1시간 30분을 버스로 이동해야 했습니다.

 

둘째날 황하석림 병령사 석굴과 가까운 도시 쪽에 호텔이 있어서였습니다.

 

 

8. 호텔 도착

 

황하석림 그림이 그려진 웅장한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호텔 이름이 황하 명주 호텔입니다.

국영 호텔이라서 크고 깨끗했습니다.

 

첫날은 인천에서 비행기를 타고 중국 서안으로,

중국 서안에서 고속철도를 타고 난주로,

난주에서 버스를 타고 황하석림으로 하루종일 이동만 했습니다.

 

피곤한 하루였지만,

수천 km의 공간 이동을 통해

딴 세상에 도착한 듯한 독특한 하루였습니다.

 

이제 한국의 일상을 사는 사람이 아니라,

중국 실크로드 여행객으로 재탄생한 느낌입니다.

 

죽은 다음 아미타 부처님의 내영과 인도 속에서

십만억 불국토를 지나 극락으로 공간 이동해서

눈을 뜨면 어떤 느낌일까요?

 

나 이제 지구 사람 아니라,

극락 사람이야 하는 느낌이 어떨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