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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불교 성지 순례

중국 실크로드 여행(3) 황하석림 & 병령사 석굴

by 아미타온 2025. 6. 26.

<중국 실크로드 여행(3)  황하석림 & 병령사 석굴>

 

 

1. 난주 황하 명주 호텔

난주는 누런 황하가 도시를 관통하는 도시입니다.

 

이번에 숙박한 호텔 이름이 황하 명주 호텔이라서

시내에 있으면 아침 일찍 일어나

산책하면서 누런 황하를 맘껏 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난주 시내에서 50km 떨어진

황하석림 부근 작은 도시의 호텔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식사하러 호텔 밖에 서니

온통 건조한 황토산입니다.

 

독특한 자연 풍광이었습니다.

 

 

 

내가 중국 황토 고원 한 가운데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광주에서 온 스님과 불교 순례 단체가 있었고,

중국 현지인들도 있었습니다.

 

중국 현지인들은 시끄럽고

질서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줄을 서서 음식을 가져 가지도 않고,

새치기를 하며 무질서했습니다.

 

중국의 물적 인프라는 올라갔는지 모르겠지만, 

인민들의 품위 지수인 인적 인프라는

아직도 낮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중국이 선진국이 되려면 인민들의 품위 지수가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난주는 우육면으로 유명합니다.

이번 실크로드 호텔에는 조식에 우육면이 나왔습니다.

 

쇠고기 국물에 면을 말고 고추 기름으로 양념을 한 것인데,

고수를 빼면 면을 좋아하는 저는 맛있었습니다.

 

중국 음식 중에는 제일 맛있게 먹었습니다.

 

특히, 매콤한 국물 맛이 기름기 가득한 중국 음식을 해장하는듯 

뱃 속이 시원해졌습니다.

 

우육면 먹는 맛에 아침 조식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2. 푸른 황하

 

오전 8시에 일찍 출발했습니다.

 

호텔을 나서자 칠채(七彩)는 아니지만,

삼채(三彩)는 됨직한 황토산이 나타났습니다.

 

영상으로 본 칠채산 색감과 비슷했습니다.

 

그리고, 그 앞으로 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황하입니다.

 

그런데, 황하가 푸릅니다.

 

 

곤륜산에서 발원한 황하 상류가

황토 고원과 본격적으로 만나기 전이라서 푸른 강물입니다.

 

'백년하청'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황토빛 황하가 언제 맑아지겠느냐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 황하도 상류에 가면 맑습니다.

 

황토를 번뇌라고 한다면,

번뇌에 물들기 전의 마음은 본래 청정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맑은 황하를 보려면 황토 고원과 만나기 전의 상류로 가면 됩니다. 

 

 

30분 가량 달렸습니다.

 

군데군데 나무가 있는 황량한 황토산이 펼쳐졌습니다.

 

전날 고속철도에서도 보았지만 엄청난 황토 고원입니다.

 

황하는 이 황토 고원을 격렬하게 흐르면서

5000km를 흘러 황해 바다로 흐르는 것입니다.

 

 

황하가 흐르면서 엄청난 황토를 실어가므로

황토가 퇴적되고 물길이 바뀌고 치수가 중요해집니다.

 

그래서 중국에는 요순의 뒤를 이어 우왕이

황하 치수에 성공하며 하나라의 시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가는 병령사 석굴도

현대 중국 치수의 상징인 유가협 댐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이동해야 합니다. 

 

 

3. 유가협 댐

 

유가협댐 선착창에 도착해서 병령사로 가는 배를 탔습니다.

 

유가협댐은 황하와 황하 지류인 조하가 만나는 지점에 세워진 댐입니다.

 

높이가 147m, 제방 길이가 840m에 이르는 

장강 삼협댐이 세워지기 전 중국 최대의 댐이었다고 합니다.

 

 

 

황하 토사 유출 방지와 전력 생산을 위해

1958년부터 약 10년간 조성된 댐으로,

이 댐의 건설로 우리나라 소양강 댐의

2배나 되는 거대한 인공호수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전에는 사람이 살던 육지가

수몰되어 병령사 입구까지 수몰된 것입니다.

 

시진핑 이전의 중국 주석이던 후진타오가

칭화 대학에서 수력 발전을 전공한 공학도였는데,

유가협댐의 건설 기술자로 댐 건설에 성공하며

승승장구 주석까지 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소련의 기술 제휴로 댐 건설이 추진되었는데,

1960년 소련과 관계가 나빠져 소련 기술자들이 철수했는데,

후진타오를 비롯한 중국 기술진의 노력과 인민의 노동력으로 조성되었다고 합니다.

 

유가협댐 건설로 인한 풍부한 전력으로

난주는 중국 서부의 공업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아무튼 우리는 소양강 댐에서

청평사 가는 배를 타고 가듯

유가협 댐에서 배를 타고 병령사로 향했습니다.

 

 

유가협 댐 초입의 황하 강물은 맑았습니다.

 

그런데, 조금 지나가니 강물이 탁해졌습니다

 

신기했습니다.

 

황토 협곡 사이를 거대한 인공 호수를 헤치고

보트를 타고 달리는 병령사 가는 길은 재미있었습니다.

 

 

절도 보였습니다.

 

구법승들이나 실크로드 대상들이

실크로드를 가려면 난주를 지나야 하고

난주를 지나면 병령사 석굴을 참배하고 갔을 것입니다.

 

법현 스님도, 현장 법사도,

우리 혜초 스님도 병령사에 들렀다고 합니다.

 

이 분들이 당시에는 육로로 걸어갔던 길이

상전벽해 거대한 황하 호수로 바뀌어 배로 가는 것입니다.

 

당시에 구법승들은 저런 절에서

부처님께 참배하며 여행의 안녕을 빌었을 것이고,

휴식이나 숙박을 하면서 하루하루 길을 걸었을 것입니다.

 

 

흐린 날씨였지만,

황토 고원의 경관을 따라

중국의 젖줄인 누런 황하를 달려 보았습니다.

 

즐거운 추억이었습니다.

4. 황하석림

 

병령사에 가까워지자

누런 황하 강물이 흐르는 앞에

영상에서 본 황하 석림의 풍광이 드러났습니다.

 

신비로웠습니다.

 

설악산에서 바위 암봉은 보았어도

병풍처럼 두른 황토 석림은 난생 처음입니다.

 

유홍준 교수 책에서 석림이 하늘을 향해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명당의 지세라는데,

과연 그 말처럼 웅장하고 멋있는 수묵화 같은 풍광이었습니다.

 

 

아침 이른 시간이라서 관람객들도 거의 없었습니다.

 

덕분에 차분함 속에서 병령사 석굴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옛날 실크로드의 구법승이나 대상인들에게

병령사 석굴은 오아시스보다 더 극락 같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하 제일교가 있습니다.

 

유가협 댐이 생기기 이전에

자연스럽게 황하가 이 곳 앞을 흘렀고,

병령사와 협곡을 잇는 큰 다리가 있었다고 합니다.

 

유가협 댐의 건설과 함께 다리 또한 수몰되었지만,

황하를 건너 실크로드로 향하던 역사적으로 유명한 다리였습니다.

 

 

가이드 말로는 중국 당나라의 국력이 쇠약해지고

실크로드를 티벳과 서하 왕국이 차지하면서

전쟁 때문에 천하 제일교를 끊으면서 병령사가 몰락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게 되므로서 병령사에 보시나 후원이 줄면서

송나라 말기부터 석굴 조성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우리 나라도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남한강 물류가 쇠퇴하고,

남한강 유역의 여러 절들이 폐사지가 된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병령사 석굴은 황하의 상류인 적석협곡의 동쪽 기슭을 따라

2km에 걸쳐 있습니다.

 

상류 깊숙한 곳에는 스님들이 거주하던 승방이 있고,

아랫쪽에 우리가 보려는 십만불상이 있는 병령사가 있습니다.

 

길가에는 푸른 버드나무들이 즐비하고,

위로 올라가면 황토 협곡이 펼쳐져 있어

병령사 석굴을 향해 올라가는 동안 신비롭고 즐거웠습니다.

 

 

5. 병령사 석굴

 

티벳말로 '십만불'을 뜻하는

병령사 일주문이 나왔습니다.

 

병령사 석굴을 잘 참배하라고

부처님께서 가피해 주시는 듯

조용하고 고즈넉함 속에서 부처님 세계를 참배할 수 있었습니다.

 

황토돌을 쌓아놓은 것 같은

적석협곡입니다.

 

적석협곡의 자연과

병령사의 인공이 함께 하는

웅장하고 아름답고 신비로운 석굴이었습니다.

 

 

드디어 병령사 천불동 석굴이 펼쳐졌습니다.

 

총 43개의 석굴과 152개의 감실이 있고,

수많은 부처님들이 석굴과 암벽에 있었습니다.

 

병령사 석굴은 중국 4대 석굴에 들어가지는 않지만,

황토 바위에 새긴 부조 부처님들로 중국에서 유명합니다.

 

거대한 황토 자연 속에서 부처님의 천불동을 만나니

신비롭고 행복했습니다.

 

 

탑이 있는 석굴도 있고..

 

 

야자수 아래 계신 부처님도 계시고...

 

 

법화경의 이불병좌 부처님도 계시고...

 

 

머리, 허리, 다리를 꼬으신

삼굴(三屈)의 관세음보살님도 계시고...

 

 

우람한 상호의 부처님도 계시고...

 

 

마귀를 밟고 계신 갑옷의 천왕님도 계시고...

 

 

황토 절벽에 새긴 삼탑도 있고...

 

 

부처님과 가섭, 아난, 두 분 보살님이

환하게 맞아주시는 오불상도 있고....

 

 

밀교의 십일면 천수 관세음보살님도 계셨습니다.

 

 

비록 불상으로 만나지만,

부처님과 함께 하는 순간이 행복하고 평화로웠습니다.

 

 

경이로운 자연 속에서 부처님을 만날수 있어 감사했고,

이번 실크로드 여행은 병령사 온 것 만으로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전날 하룻동안 오랜시간 동안 난주로 이동한 것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습니다.

 

 

병령사에서 가장 큰 대불 부처님도 친견했습니다.

 

 

황하석림의 바위들이 부처님을 둘러싸고

공경을 표시하는 듯한 장엄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병령사 석굴 앞으로는 작은 강이 흘렀다고 합니다.

 

지금은 갈수기라서 강은 흐르지 않았는데,

다리가 있어서 건넜습니다.

 

강 건너에서 바라보니 저 절벽에 굴을 파서

부처님을 모시고 부처님을 조각한 당시 사람들의

뜨거운 불심이 느껴졌습니다.

 

 

매의 눈으로 자세히 보니

뱀이 기어가는 돌 모양도 보였습니다.

 

이 곳에 살면서 매일 천불동을 거닐면서

예배하고 신앙했던 사람들은 참 행복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부처님을 만난다는 것은

불법의 진리를 깨닫는 것이기 때문에

열정을 갖고 더 열심히 공부하고 수행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극락의 10가지 행복 중 하나가

아침에 수많은 부처님을 친견하고 가르침을 받는 것입니다.

 

병령사 천불동을 조성한 이유도 그 행복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6. 열반상

 

강 건너에는 수몰될 위기에 처한

부처님 열반상을 옮겨 놓은 전각이 있었습니다.

 

부처님 열반상의 상호가 참으로 안온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모든 번뇌가 다하고,

육신의 번뇌마저 다해서

완전한 자유에 이르는 열반적정의

참된 평화와 행복의 얼굴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부처님의 얼굴처럼 안온한 얼굴로

극락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7. 황하의 극락

 

가이드는 난주에서 오후 2시 고속 열차를 타려면

11시까지 병령사 석굴을 나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번 여행은 이동 거리가 길기 때문에

패키지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여행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유 여행으로 우리가 보고 싶은 곳을

길게 보고 즐길수 있는 자유는 없는 여행이었습니다.

 

중국 실크로드도 자유 여행으로 오는 사람이 꽤 있는듯 했습니다.

 

긴 시간 자유여행 왔으면 길게 머물고 싶은 병령사 석굴이었습니다.

 

구법승들이 황하 건너 실크로드 사막으로 나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맛보는 극락 같은 도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