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류 기행(87) - 경주 포석정 >

경주 국립 박물관에서
포석정으로 향했습니다.
포석정(鮑石亭) 은 남산 입구
배릉 지구의 숲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중국 당나라 수도였던
장안에 종남산이 있는 것처럼
경주 남산은 신라인들의 종남산과 같은 성지입니다.

포석정 옆에는 개울이 흐르고 있습니다.
문화 해설사님 이야기로는
그 개울에서 목욕 재계하고
하늘과 불보살님께 제사를 지냈던 곳이라고 합니다.
흥청망청 놀던 장소가 아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포석정의 용도를 둘러싸고
이런 저런 설이 많습니다.

포석정 관련 기록은 비록 부족하지만,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에서는
왕들이 놀이를 즐기던 곳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신라 경애왕이
후백제의 왕 견훤이 수도인 경주까지 침공해왔을 때
포석정에 나아가 놀고 있었다는 기록이 때문에
후대 사람들에게는 망국의 상징 내지는 암군의 사치에 비유됩니다.
그래서, 포석정의 이미지가 썩 좋지 못합니다.

문화 해설사님은 경주 분이라서
후백제 견훤이 쳐들어왔을 때
경애왕이 잔치를 벌이다 잡혀 죽었다는 것에
심한 모욕감을 갖고 계시는지 절대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적국의 왕이 수도 코앞까지 진격해오는 다급한 상황이었고,
심지어 경애왕 본인조차 이를 알고
고려 태조 왕건에게 구원까지 청하던 판에
포석정에서 놀이를 즐겼다는 기록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라는 망할 만했으니 망했다.'라는 명분이 필요했던
후백제나 고려가 만들어 퍼뜨린 이야기로 본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포석정을 신라의 망국과 연관짓는 설에 대해
심한 모욕감을 갖고 말씀하시는 모습이 재미있었습니다.

문화 해설사 님 말로는
포석정은 제사나 행사가 끝난 다음에
개울물로 연결된 전복형의 포석정에 물이 흐르게 해서
찻잔이나 술잔을 돌리면서 음복을 하거나 시를 읊던 장소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유상곡수형 (流觴曲水形)의 포석정과 같은 형상은
중국 동진 시대 명필인 왕희지 때가 시초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원형이 남아 있는 것으로는
세계에서 제일 오래된 포석정입니다.

최근에 전시관 내에
포석정 모양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물이 흐르게 재현해 놓아서 잔을 띄워
문화해설사님이 해설해 주었습니다.

포석정을 굽이 돌아
직접 잔이 떠다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물이 흐르는 포석정에 잔을 띄우니
포석정의 각도차와 물의 흐름을 따라
잔이 돌과 부딪히지 않고 흘러가서 신기했습니다.
유상곡수의 잔의 흐름이 재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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