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풍류 기행

풍류 기행(37) 계룡산 갑사

by 아미타온 2025. 3. 25.

<풍류 기행(37) 계룡산 갑사>

 

 

1. 화엄10찰 갑사

 

계룡산 갑사.

 

주차장에서 올라가면

흰 바탕에 푸른 글씨로

'계룡갑사'라고 쓴 글씨가 눈길을 끕니다.

 

150년전에 충청도 절도사였던

'홍제희'라는 분이 쓴 글씨라고 합니다.

 

정갈하면서도 부드러운 글씨체입니다.

 

현판 아래에는 계룡을 그려 놓았습니다.

우아한 청룡과 황룡이 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갑사는 통일 신라 시대 때

화엄 10찰 중 하나로 큰 도량이었습니다.

 

그러나, 임진왜란 때 불타서

조선 후기에 중창한 작은 절로

지금은 마곡사 말사입니다.

 

 

2. 대웅전

 

계룡산 삼불봉 아래 

양지 바른 곳에 자리잡은 갑사입니다.

 

포근하고 밝은 기운이 감도는 도량입니다.

 

갑사 대웅전은 맞배 지붕 형태로 정갈한 느낌입니다.

 

 

 

대웅전에는 석가모니부처님과 아미타부처님, 약사여래부처님과

문수, 보현, 관세음, 대세지보살님이 모셔져 있었습니다.

 

전각이 크진 않지만 불단은 대단히 웅장한 규모였습니다.

 

그리고, 후불탱화가 멋지게 잘 조성되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푸른 바탕에 부처님의 미간에서 나오는 광명이 환희심 납니다.

 

 

 

불보살님들의 상호가 강건하시면서도 맑고 부드러우십니다.

 

마음이 편안하고 정갈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삼배를 올리며 부처님 눈과 마주하니 좋았습니다.

 

 

3. 석조 약사여래 부처님

 

연천봉 가는 계곡길로 올라갔습니다.

 

작은 굴에는 고려 시대 때 조성한

석조 약사 여래 부처님이 계십니다.

 

중생들의 소원을 다 들어주시는

시무외인을 하신 멋진 약사 여래 부처님입니다.

 

 

오른손 손바닥을 펴고

왼손에 약함을 들고 계신 약사 여래 부처님입니다.

 

천년 세월 동안 약사 여래 부처님의 감응을 기도하며

많은 중생들이 부처님의 손과 약함을 얼마나 잡았을까요?

 

약사 부처님의 하얀 손과 약함은 까맣게 변해 있습니다.

 

약사 여래 부처님의 큰 자비와

중생들의 감응의 열망이 느껴지는 까만 손이었습니다. 

 

3배를 올리고 저도 부처님의 손을 잡아 보았습니다.

 

 

4. 공우탑

 

공우탑입니다.

 

갑사는 임진왜란 때 불탔다고 합니다.

 

폐허가 된 갑사를 중창할 때

무거운 돌과 나무를 나르며 고생한 소가 있었습니다.

 

그 소의 노고가 얼마나 고마웠던지

갑사 스님들은 소의 공덕을 잊지 않고 탑을 세웠습니다.

 

공우탑 탑신에는 수고한 소를 위해 다음과 같은 4구게가 있습니다.

 

 

와탑기립(臥塔起立)     쓰러진 탑을 일으켜 세우니
인도우합(人道偶合)     인도(人道)에 우연히 합치되었네.
삼혜을을(三兮乙乙)     세 번을 수고하고 수고했으니
궐공거갑(厥功居甲)     그 공이 으뜸이라.

 

비록 축생이지만 절을 복구하느라

함께 고생한 소의 고마움을 잊지 않고

탑을 세운 갑사 스님들의 선한 마음이 따스하게 느껴집니다.

 

‘독사는 물을 마셔 그 물을 독으로 내뿜고,

소는 물을 마셔 그 물을 우유로 내어 베푼다’는 말이 있습니다.

 

독사와 소의 이야기는

평범한 일상을 살면서도

어떤 사람은 악을 내뿜고,

어떤 사람은 선을 베푼다는 뜻입니다.

 

분하고 원통한 일을 당해서만

악을 행하는 것도 아니고,

언제나 운수대통으로 살기에

곳간에서 인심 나듯 선을 내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어떤 사람은 심지어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도

추한 말과 추한 행동을 하고,

어떤 사람은 아름다운 풍경을 본 후

우아한 글과 말을 냅니다.

 

어떤 사람은 사랑하고 고마워해야 할 사람에게도

추한 말과 나쁜 행동을 하고,

어떤 사람은 사랑하고 고마워해야할 사람에게

고운 말과 착한 행동으로 보답합니다.

 

별 것도 아닌 일에 화를 내고 원망하고,

수시로 자신을 들볶거나

타인을 괴롭히는 행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면

우리는 지옥과 악도에 떨어지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아름다움을 마시고,

사랑과 감사를 마시며,

나는 무엇을 내어 놓는지 늘 돌이켜 보아야 할 것입니다.

 

내가 독사의 길을 가고 있는지,

소의 길을 가고 있는지 늘 살펴 보아야 할 것입니다.

 

공우탑을 보면서 물을 마셔

우유를 베푸는 소의 길을 가야 겠다고 생각합니다.

 

공우탑을 세운 계룡산 갑사 스님들의 따뜻한 마음처럼

이 세상에 맑고 향기로움을 더하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5. 대적전과 부도탑

 

우공탑 옆 작은 계곡을 건너면

'금계암'이라는 돌비석과 함께

대적전과 부도탑이 나옵니다.

 

부도탑은 산 위의 어느 암자에 있던

부도탑을 옮겨 온 것인데,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스승의 은혜를 화려한 조각으로 묘사한

멋진 부도탑이었습니다.

 

 

구름 속에서 용이 올라가는 웅혼한 기상 속에

사자와 인간이 어우러진 화려한 부도탑입니다.

 

 

대적전에는 아미타 삼존불이 모셔져 있습니다.

 

중생들을 극락으로 인도해주시는

고마운 부처님의 상호가 자비롭게 느껴졌습니다.

 

갑사에서 조용히 기도하고 싶을 때

사람들이 별로 없는 대적전에서 기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6. 철당간

 

갑사의 자랑인 당간 지주와 철당간입니다.

 

통일 신라 시대 때 조성된 철당간입니다.

 

의상 대사의 제자이 세운 화엄 10찰 중의 하나인

갑사의 역사를 증명해 주는 철당간인 것입니다.

 

 

계룡산 아래 갑사 도량 입구에 서 있는

갑사 철당간은 도량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특별한 감흥과 운치를 느끼게 해 주는 멋스러움이 있습니다.

 

 

 

7. 영규 대사

 

계룡사에는 임진왜란 때 승병장으로 공을 세운

세 분의 스님을 기린 삼충사와 부도탑이 있습니다.

 

삼충사로 올라가는 길에

삼불봉의 세 부처님께서 따뜻하게 맞아 주셨습니다.

 

 

삼충사는 서산 대사, 영규 대사, 사명 대사의

세 스님을 모신 사당입니다.

 

삼충사는 처음 와 봅니다.

 

영규 대사의 초상입니다.

 

영규 대사는 갑사 아래 마을인

공주시 계룡면에서 태어나 갑사에서 출가했습니다.

 

서산 대사로부터 가르침을 받고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갑사에서 승군을 조직했습니다.

 

금산에서 조헌의 700 의병들과 함께

승군을 이끌고 함께 싸우다 순국하셨습니다.

 

해학적인 초상화에 큰 눈이 친근하게 느껴지는 영규 대사입니다.

 

영규 대사를 길러낸 도량이 바로 갑사입니다.

 

 

갑사의 역사를 기록한 사적비입니다.

 

송설체의 멋진 필체가 하얀 대리석 위에

아름답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갑사 스님들의 부도탑입니다.

반원 모양으로 둥글게 서 있습니다.

 

공우탑을 세운 따뜻한 마음씨의

갑사 스님들을 생각하며 삼배를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