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 기행(45) 김제 금산사>
1. 미륵전
우리 나라 최대 미륵 도량인 금산사.
미륵불을 모시고 미륵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염원이
1,300년을 이어온 우리나라 제일의 미륵성지 금산사입니다.
국보인 3층 미륵전의 웅장한 모습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맑고 따뜻한 날씨라서 1층의 문을 모두 활짝 열어 놓아
그 틈으로 부처님의 금빛이 빛납니다.
높이 11m의 미륵 부처님과
협시 보살님인 높이 7m의 대묘상, 법화림 보살님.
아미타 부처님이 원력의 부처님이라면
미륵 부처님은 자애(사랑)의 부처님입니다.
자애롭게 중생을 내려보는
거대한 미륵 삼존불의 상호가 밝고 환해서
내 마음까지 밝고 환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청명한 날씨에 거대한 미륵 부처님의
자비의 환한 기운을 잘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공양미 1만원 보시를 하면
미륵 삼존불 부처님을 모신
수미단 아래로 내려가
부처님을 친견할 수 있습니다
내려가서 미륵 부처님을 올려다보니
더욱 웅장합니다.
멋지십니다.
미륵 부처님!
정유재란 때 미륵전이 전소될 때도
남아 있다는 쇠솥을 만져 보았습니다.
진표 율사가 미륵전을 창건할 때
그 주위가 9룡이 사는 연못이어서
숯으로 메운 다음 쇠솥을 받치고
미륵 장육존상을 안치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바로 그 쇠솥입니다.
증산도와 같은 신흥 종교에서
미륵 부처님이 깨어날 때 후천개벽의
세상이 열린다는 믿음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어떤 연유에서 쇠솥 위에 미륵 부처님을 안치했는지
신통방통한 미륵전입니다.
금산사의 거대한 미륵 삼존 부처님의
밝고 환하고 자비로운 모습을 친견하고
그 광명을 쐴 수 있어서 마음이 평화로웠습니다.
2. 방등계단
미륵전 바로 옆에는
적멸보궁과 방등계단이 있습니다.
방등계단(方等戒壇)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열려있는 보살계단이라는 뜻입니다.
대승의 계율인 보살계를 받는 결계의 보살계단인
방등계단에 오를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미륵 신앙은 미륵 상생 신앙과 미륵 하생 신앙이 있습니다.
미륵 하생 신앙은 미륵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실 때 함께 정토(용화세계)에 동참하겠다는 신앙입니다.
미륵 상생 신앙은 미륵 부처님이 되기 전에
미륵 보살님으로 계시는 도솔천의 천상 세계에 왕생하여
미륵 보살님과 함께 공부하고 준비하겠다는 신앙입니다.
미륵 상생 신앙이든 미륵 하생 신앙이든
미륵 신앙자는 자신의 악업을 참회하고
계율과 10선을 잘 지켜 청정한 보살로서 거듭나
미륵 부처님의 정토에 태어날 수 있는 자기 정화를 하겠다는 서원과 신앙이 요구됩니다.
미륵전은 미륵 부처님이 이 땅에 오셔서
3회의 설법을 하신다는 <용화3회>의
설법의 장소인 미륵 하생 신앙을 상징합니다.
방등계단은 미륵 보살님과 함께
도솔천에 태어나 계율을 잘 지키고
10선을 행하는 미륵정토행자가 되겠다는
미륵 상생 신앙을 상징합니다.
'도솔천'과 '용화세계'를
방등계단과 미륵전으로 장엄한
우리 조상님들의 미륵 신앙에 대한 안목이 놀랍습니다.
방등계단에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신 사리를 모신
석탑을 세우고 적멸보궁을 모셔서 그 가치와 빛을 더합니다.
밝고 환한 청명한 하늘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 정말 좋은 날이었습니다.
이 좋은 날에 금산사를 찾았으니
하늘 높이 오른 석탑처럼
언제나 부처님을 단단하게 공경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인 계율을 잘 수지하는
진정한 보살이 될 것을 발원했습니다.
3. 진표 율사
조사전에 모셔진 진표 율사 영정입니다.
진표 율사는 미륵 신앙이 성했던 백제의 고토인 김제에 태어나
치열한 참회와 진실한 미륵 신앙을 하셨던 신앙인이자 보살님입니다.
백제 시대 고찰인 금산사를 미륵 도량으로 일구신 분이다.
진표 율사는 금산사가 자리잡은 김제 출신입니다.
고대의 유명 저수지인 벽골제가 있는 김제 벽골면에서
사냥꾼 아버지를 둔 평민 출신의 백제 유민으로 태어났습니다.
진표 율사는 어릴 때 사냥꾼인 아버지와 함께 사냥을 자주 다녔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고향 집 논둑에서 개구리를 잡아 놀다가
버들 가지에 꿰어 물에 담가 두고 잊고 있었는데,
나중에 개구리 소리를 듣고 가 보니 개구리가 꿰어진 채 죽어 있었습니다.
착한 마음의 어린 진표 율사는 개구리의 죽음을 마음 아파하며
깊이 뉘우치고 참회했습니다.
자신은 장난으로 개구리를 잡아 놀았을 뿐인데,
한 생명에게는 죽음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보고 확 깬 것이었습니다.
진표율사는 개구리의 죽음을 계기로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문제 의식을 갖고
아버지와 함께 사냥했던 살생업을 깊이 참회하고
고향 땅의 백제 고찰인 금산사로 출가했습니다.
진표 율사 12살 때의 일입니다.
엄격한 고행 수행 끝에 기도 성취를 이룬
진표 율사는 <미륵 하생경>의 용화 3회의
미륵 부처님의 설법을 염원했습니다.
그리고, 모악산 금산사, 속리산 법주사, 금강산 발연사의
미륵 3대 도량을 중창해 미륵 부처님을 모시고
미륵 부처님이 이 땅에 오셔서 중생들을 교화하시기를
진정으로 발원했던 위대한 선지식이셨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선지식께 인사드릴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저도 진표 율사와 같은 치열하고 진실된 신앙의 길을
걸을 수 있기를 발원해 보았습니다다.
4. 대적광전
미륵전과 더불어 최근에 조성된
주불전인 7칸의 거대한 대적광전입니다..
금산사는 모악산 아래 드넓은 터전에 큰 법당과 함께
잘 장엄된 불보살님들을 친견하고 인사드릴 수 있어 좋습니다.
화엄의 법신 비로자나불, 보신 노사나불, 화신 석가모니불의 3신불과
동방의 약사여래 부처님, 서방의 아미타 부처님의 다섯 분의 부처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화엄과 정토와 약사 신앙이 결합된 5방불 부처님입니다.
거대하고 웅장해서 좋았습니다.
화려한 광배로 장엄된
대장전의 석가모니 부처님입니다.
명부전의 지장보살님입니다.
모악산 아래 밝고 청명한 기운 속에서
여러 불보살님께 인사드릴수 있어 더욱 좋은 금산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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