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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32) - 염불과 왕생

by 아미타온 2025. 4. 3.

<나무아미타불(32) - 염불과 왕생>

 

<일본의 유명한 정토 신앙의 도량, 우지 평등원>

 

1. 일본의 원효, 잇펜 스님

 

일본은 참선하는 선불교보다 

염불하는 정토 신앙의 교세가 더 강하다고 합니다.

 

지진, 태풍 등의 자연 재해와 내란의 전쟁의 영향으로

나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현세의 삶의 재난과 고통 속에

내세의 극락 왕생을 기도하는 신앙의 불교가 발달했던 것입니다.

 

일본 정토 신앙의 유명한 염불 스님 중에 '잇펜(一遍)' 스님이 있습니다.

 

잇펜 스님은 20여년간 일본 전역을 떠돌면서

대중들에게 '나무아미타불' 염불을 권하는 정토 포교의 삶을 살았습니다.

 

천촌만락을 다니면서 민중들에게 '나무아미타불' 염불을 포교한

우리 나라 원효 대사와 비슷한 점이 많아서 '일본의 원효'라도도 합니다.

 

잇펜 스님은 대중들에게 많은 염불의 가르침을 펼쳤다고 합니다.

 

<일본 전역을 유행하는 잇펜 스님 그림>

 

2. 지금 여기

 

그 중에서 누군가 잇펜 스님에게 편지로 '염불'에 대한 법문을 청했을 때,

잇펜 스님이 회신을 보냈다는 편지글 형태의 '염불'의 법문이 남아 있습니다.

 

'나무아미타불'이라고 염불하여 왕생한다고 하지만,

 '나무아미타불'이라고 염불하는 것 자체가 곧 왕생하는 것입니다.

 

'나무'는 귀의하는 주체인 중생의 마음이고,

'아미타불'은 귀의의 대상이 되는 부처님께서 부르시는 이름입니다.

   

중생의 마음과 부처님이 부르는 이름이

서로 상응하는 일념을 '왕생'이라고 말합니다. 

 

'나무아미타불'이라고 염불하면서, 

우리 마음이 선한지 악한지 옳은지 그른지를 논하지 않고,

그 다음 후념(後念)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을

신심이 결정된 수행자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지금 아미타불의 이름을 부르는 염불 외에 임

종이 있을 수 없습니다.

  

다만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이라고 외면서, 

임종하리라 기약해야 할 것입니다.  

 

나무아미타불  

 

극락 왕생을 위한 정토 신앙의 수행은

바로 '나무아미타불' 소리 내어 염불하는 것입니다.

 

왜 소리 내어 염불하는가?

 

다음 생의 극락 왕생의 목적을 위해 

아미타 부처님이 본원(本願, 근본서원)으로

약속해 주신 염불의 길에 수순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극락 왕생'이라는 목적을 위해

'칭명 염불'이라는 수단을 잘 닦아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잇펜 스님은 '나무아미타불' 염불해서

다음 생에 극락 왕생하는 것이 아니라,

'나무아미타불' 염불하는 '지금 여기'의 자리가 

곧 극락 왕생의 자리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나무아미타불' 그 자체가

바로 '극락 왕생'이기 때문입니다.

 

'나무아미타불' 염불이

극락 왕생의 목적을 위해 닦는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니 수단이니 하는 것이 다 사라져버린 '알파요 오메가'라는 것입니다.

 

'나무아미타불'은 귀의 그 자체라고 하였습니다.

 

귀의는 귀의의 '주체'와 '대상'이 있습니다.

 

정토 신앙에서는 '나'와 '아미타 부처님'입니다.

 

잇펜 스님은 '나무' 속에는

아미타 부처님께로 향하는 나의 귀의가 있는 것이고,

'아미타불' 속에는 극락으로 인도하시는

아미타 부처님의 중생에 대한 사랑의 이름이 있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나무아미타불' 은

아미타 부처님을 부르는 나의 마음인 '나무'와

나를 향해 극락으로 오라고 부르는 아미타 부처님의 마음인

'아미타불'이 상응하여 하나가 되어 있습니다.

 

잇펜 스님은 '나'의 마음과 '아미타 부처님'의 마음이

서로 상응하는 일념을 바로 '극락 왕생'이라고 했습니다.

 

'나무아미타불'을 통해 다음 생의 극락 왕생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나무아미타불' 염불하는 지금 여기가 극락 왕생의 순간이라는 것입니다.

 

즉, '나무아미타불' 염불하는 '지금 여기'에서

극락 왕생의 맛을 보라는 가르침을 펼치고 계신 것입니다.

 

'나무아미타불' 부르는 나의 아미타 부처님을 향한 귀의심과

아미타 부처님이 나를 부르는 본원의 합일의 순간이 바로 극락 왕생의 순간입니다.

 

따라서, '나무아미타불' 염불 속에서 오롯이 극락 왕생의 행복을 자각하라는 것입니다.

 

<일본 우지 평등원 아미타 부처님>

 

3. 신심 결정

 

'신심 결정'은 극락 왕생의 확신을 말합니다.

나는 극락 왕생할 수 있다는 결정된 믿음이 '신심 결정'입니다.

 

잇펜 스님이 바라보는 신심 결정은

오롯이 '나무아미타불'의 순수한 귀의심의 자리가

극락 왕생의 자리라는 확신에서 온다고 말합니다.

 

내 마음이 착하고 악하고, 번뇌가 많으니 적으니 핑계 대지 말고,

'나무아미타불'의 귀의심에 집중한 그 자리가 극락 왕생임을 확신하고

오롯이 '나무아미타불' 염불하면 그것이 바로 '신심 결정'이라는 것입니다.

 

잇펜 스님에게 편지를 보낸 스님은

죽음을 앞두고 '염불의 성자'라는 잇펜 스님에게

마지막 순간 어떻게 염불을 잘 해야

다음 생에 반드시 극락 왕생할 수 있는지를 물었을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 잇펜 스님의 답변은 단호합니다.

 

'나무아미타불'의 염불이 곧 왕생입니다.

'나무아미타불'의 염불이 곧 임종 내영입니다.

'나무아미타불'의 염불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바로 극락 왕생의 확신입니다.

그러니 오롯이 '나무아미타불' 염불에 전심전력하십시요.

염불과 왕생은 둘이 아니라 하나입니다.

 

이 가르침을 주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