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경(153) 젊은 신부 이야기>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시던 어느 때,
갓 결혼한 젊은 여자 재가 신자와 관련하여 게송 202번을 설법하셨다.
한 어여쁜 처녀가 시집을 가게 되었는데,
신부의 부모는 부처님과 여든 명의 제자들을 결혼식에 초청하여
신랑 신부의 행운과 번영을 축복해 주십사고 청했다.
이날 신부는 곱게 차려 입고 잘 단장한 뒤
부처님과 여든 명의 기라성 같은 큰 스님들께
공양을 올리느라고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그런데 그날의 또 다른 주인공인 신랑은
아름다운 자기 신부만 바라보느라고
부처님과 비구들의 공양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것이었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신랑의 마음을 읽으시고
신통력으로써 신부가 움직이는 모습을 신랑이 보지 못하도록 하셨다.
신랑은 그때서야 제정신이 돌아와
부처님과 제자들에게 공양을 올리는 일에 마음을 집중할 수 있었다.
그때에 이르러 그는 비로소
부처님을 찬찬히 우러러 보게 되었는데,
부처님의 원만하시고 빛나는 모습에 황홀감을 느꼈다.
이때 부처님께서 젊은 신랑에게 말씀하시었다.
"젊은이여!
이 세상에서 욕망의 불꽃보다 강한 것은 없으며,
악행에 있어서는 혐오와 성냄이 가장 무섭고,
어리석음으로는 오관(五觀)의 노예가 되어
둑카(苦;고)를 겪는 것보다 더한 것이 없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욕망보다 더한 불꽃은 없고
증오보다 더한 악행은 없으며
오온에 집착하는 이상 가는 둑카(고)는 없고
니르바나(열반) 이상 가는 행복은 없다.
부처님의 이 설법 끝에 젊은 신랑과 신부는
모두 수다원 과를 성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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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행복한 수행자
어느 왕이 부처님께 이런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고 합니다.
"여러 다른 종교의 제자들은
수척하고, 천박하고, 창백하며,
야위었고, 호감이 없어 보이는데 반해,
부처님의 제자들은
즐거움이 가득하여 고양되어 있으며,
기쁨에 넘쳐서 의기양양하며,
감각이 쾌활하고,
걱정과 번민에서 벗어났으며,
청정하고, 평화롭고, 가뿐하고, 행복하게 보입니다."
왜 부처님의 제자들이
이렇게 건강하고, 청정하고,
평화롭고, 행복한 인상을 왕에게 주었을까요?
이번 법구경의 게송에 그 해답의 실마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 탐진치에서 벗어난 행복
욕망보다 더한 불꽃은 없다고 하셨습니다.
자신의 욕망만을 바라보고 사는 사람은
필요 이상으로 자신의 욕망을 추구해나감으로
결국은 자신도 괴로움에 빠지고 다른 사람도 힘들게 합니다.
탐욕덩어리인 사람에게 참된 행복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증오보다 더한 악행은 없다고 하셨습니다.
불쾌함을 참지 못하고
혐오를 폭발하는 증오와 분노는
불쾌와 불행의 상태를 더욱 키우고
해롭고 악한 행위의 토대가 됩니다.
화 잘 내는 사람에게 참된 행복은 기대할 수 있을까요?
오온에 집착하는 이상 가는 괴로움은 없다고 하셨습니다.
오온은 '5가지 모임'이란 의미입니다.
우리 몸과 마음 작용을 구성하는 5가지 요소를 말합니다.
이 오온은 영원하지 않고 변합니다.
그러한 변하는 오온에 대한 집착은 어리석음입니다.
그 어리석음이 고통, 괴로움, 불행을 만들어냅니다.
집착하는 대상의 포로가 된 어리석은 사람에게
참된 행복은 기대할 수 있을까요?
3. 삼독과 무명
탐욕, 분노, 어리석음을 3독이라고 합니다.
이 3독을 흔히 '무명(無明)'이라고 합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해탈과 열반은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3독,
즉 무명에서 벗어남입니다.
참된 행복은 탐욕, 분노, 어리석음의 3독에
물든 삶 속에서는 얻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수행자는
탐욕에 물들지 않기 위해,
분노에 물들지 않기 위해,
어리석음에 물들지 않기 위해
계율과 선정과 지혜와 자비를 닦아 나갑니다.
참된 행복은 이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참된 행복의 의미를 이해하고 납득한 신랑 각시처럼
탐진치의 삼독에 물들지 않는 청정한 행복과 평화를 위해
나아가는 수행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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