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개태사>
1. 황산벌 전투
논산시 연산면 개태사.
개태사는 절을 둘러싸고 있는
병풍 같은 산이 일품입니다.
그 산 이름이 천호산(天護山)인데,
옛날 이름이 바로 ‘황산(黃山)’입니다.
즉, 계백 장군이 5천 결사대를 조직하여
백제를 구하려 싸웠던 황산벌 전투가 벌어졌던 장소입니다.
계백 장군의 5천 결사대의 전멸과 백제가 패망이 함께 했으니
참으로 가슴 아픈 장소입니다.
2. 태조 왕건과 개태사
그로부터 약 300년 후인 936년,
또 하나의 큰 전투가 이곳에서 벌어졌습니다.
바로 삼한 통일을 위한 고려 태조 왕건과
후백제 신검간의 전투였습니다.
이 전투에서 태조 왕건이 후백제의 신검을 대파하고
삼한 통일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후백제 세력을 진압한 왕건은 ‘황산’을
‘천호산(天護山)’으로 개칭하고
산 아래에 개태사를 창건하였습니다.
‘하늘이 도운 산’이라는 천호산의 의미처럼
삼한 통일을 이룬 태조 왕건이
얼마나 감사한 마음으로
개태사를 창건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태조 왕건은 삼한 통일 전쟁 중 죽은 사람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며 개태사에 아미타 삼존불을 조성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초상(어진)을 봉안하여
고려 왕조가 멸망할 때까지
개태사에 적극적인 공양과 후원을 하라고 분부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개태사에 가면
고려 태조 왕건의 어진(초상)이 남아 있습니다.
‘개태사(開泰寺)’라는 절 이름도
삼한 통일의 새로운 큰 나라 고려의
개국을 담고 있는 이름입니다.
태조 왕건이 개태사를
얼마나 소중히 생각했는지 알수 있습니다.
태조 왕건은 개태사를 크게 짓고
수많은 스님들이 머물 수 있도록 대대적인 불사를 했습니다.
3. 무쇠솥과 식구의 의미
그 유물이 바로 개태사의 무쇠솥입니다.
논산에는 재미있는 전설이 있습니다.
저승가면 염라대왕이 논산에 있는
은진 관촉사 은진미륵,
개태사의 무쇠솥,
강경의 미내다리,
세 곳을 보고 왔는지 물어본다고 합니다.
보고 왔다면 염라대왕께서
죄가 경감시켜 주신다고 하니
개태사 무쇠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습니다.
태조 왕건이 직접 하사한 이 무쇠솥으로
수백년간 약 천여명의 수행자들이 함께 밥을 해 먹고 수행했던 것입니다.
거대한 무쇠솥을 보며 ‘식구(食口)’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먹는다는 것은 몸을 가진
우리 인간의 생존에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먹는 행위를 통해 우리들은 활동할 수 있고
공부할 수 있는 것입니다.
먹을 것을 함께 하는 관계인 식구(食口)는
단순히 가족이라는 뜻 외에
가장 가깝고 친밀한 관계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가장 가깝고 친밀한 관계는 함께 먹고,
사랑을 나누고, 필요한 부분은 채워주고,
모자란 부분은 도와주며 사이좋게 화합하며 지내야 합니다.
무쇠솥은 금(金)의 성질입니다.
금(金)은 땅(地)에서 나오고,
금을 제련되려면 바람(風)과 불(火)이 필요하고,
물(水)를 끓이는 역할을 하니
지수화풍 사대(四大)가 골고루 잘 버무려져 있는
보기 드문 좋은 화합의 기운의 물건입니다.
저 사대 화합의 무쇠솥을 보며 함께
밥을 먹는 관계인 식구의 의미를 되새기며
무쇠솥을 직접 만져 보시기 바랍니다.
4. 개태사 아미타 삼존불
개태사 극락전에는
아미타 삼존불이 모셔져 있습니다.
석불로 조성한 아미타 부처님은
젊은 청년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제 막 천하의 주인으로 등극한
태조 왕건을 형상화했다는 생각도 들지만,
민중들에게는 건장하면서도 푸근한 장군님 같이
믿음직한 느낌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개태사 아미타 부처님은
큰 권투 장갑을 끼고 계신 듯 손이 크십니다.
우리 아미타 부처님은 손이 크신 부처님입니다.
극락왕생을 발원한 중생들에게
‘극락왕생’이라는 너무나 큰 선물을 주시는
부처님이니 참으로 손이 크시지 않습니까?
손이 커서 아낌없이 주시는 아미타 부처님의
덕성이 잘 드러난 불상이라서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지금의 개태사는 천년 전 고려 시대 때의
영화는 남아 있지 않은 작은 도량입니다.
그러나, 석불 아미타 부처님과
거대한 무쇠솥을 통해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의 새 세상을 연 태조 왕건의 염원과 극락왕생을 기도드린
민초들의 뜨거운 신앙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멋진 정토 도량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튜브 극락회상 - 논산 개태사>
https://youtu.be/5IX3TUzDpeY?si=TZsgFxkkadXvWpm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