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불교 성지 순례(5) - 붓다가야 마하보디 사원>
1. 불자들의 우주의 중심, 붓다가야
부처님 깨달음의 성지,
붓다가야 마하보디 사원(Mahabodhi-temple).
인류의 역사가 언제 시작되었는지 모르지만,
이 땅의 불교의 역사는 바로 이 곳 보리수 나무 아래
부처님의 깨달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부처님은 "깨달음을 이루기 전에는
결코 일어나지 않겠다."고 선언하시고 용맹 정진하여
기록에 의하면 음력 12월 8일 새벽별이 뜰 때 깨달음을 얻으셨습니다.
마하보디 사원은 부처님의 깨달음의 장소에 큰 대탑을 세우고,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 마왕을 항복받고 땅을 가리키는 손의 모습)을 하신
원만한 상호의 석가모니 부처님의 불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마하보디 대탑 주위에는 보리수를 비롯한
많은 나무들과 여러 작은 탑들로 장엄되어 있습니다.
티벳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온 수많은 불자들이 부처님께 오체투지를 하거나,
명상과 독경을 하며 부처님의 깨달음의 의미를 가슴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저도 붓다가야 마하보디 사원에서 큰 환희로움을 느꼈습니다.
어떤 사람은 수미산이 우주의 중심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만리장성, 피라미드가 인류 문화 유산의 중심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 불자들에게 우주의 중심은
부처님의 깨달음의 성지인 붓다가야입니다.
이 곳에서 우주의 중심에 선
깊은 감동과 환희로움을 느꼈던 기억이 있습니다.
2. 부처님의 깨달음이 내용, 4성제와 연기법
부처님의 깨달음의 내용은 무엇일까요?
경전에 의하면 부처님은 연기법에 입각한
4성제, 12연기를 깨달으셨다고 합니다.
연기법은 모든 것은 홀로 존재하는 것은 없고,
조건과 조건의 관계성 속에서만 존재한다는 진리입니다.
즉, 모든 것은 원인과 조건이 있어 생겨나고,
원인과 조건이 사라지면 소멸한다는 진리입니다.
4성제는 윤회의 괴로움(苦)이 어떻게 생기는지,
어떻게 해야 윤회의 괴로움이 소멸한 열반(滅)에 이르는지에 대한 연기법입니다.
즉, 윤회의 괴로움은 갈애와 집착(集)에서 생기며,
윤회의 괴로움의 소멸인 열반은 바른 도를 닦음(道)에 의해 얻어진다는 진리입니다.
12연기는 ‘늙음, 죽음, 슬픔, 불안, 근심 등 윤회의 괴로움은 어떤 조건으로 생기고,
어떤 조건으로 소멸될 수 있는가’에 대한 12가지 연기적 사유를 말합니다.
즉, 진리에 무지한 무명과 애욕으로 인한
마음 작용이 서로 관계하여 윤회의 괴로움이 생기고,
여기서 벗어남으로서 윤회의 괴로움을 종식시킬 수 있다는 진리입니다.
연기법을 깨달으신 큰 기쁨에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외치셨다고 합니다.
고요히 명상에 잠긴 나에게
진실로 법칙이 드러났도다.
그 순간 모든 의심이 사라졌으니
괴로움의 원인을 알아낸 까닭이요.
괴로움의 원인의 소멸을 알아낸 까닭이다.
3. 3명 6신통과 대기 설법
한편, 부처님의 깨달음의 내용에는
연기법 뿐만 아니라, 3명 6신통이 있었습니다.
3명(明)은 번뇌를 완전히 소멸한 누진통과
모든 존재의 공간적, 시간적 인연 과보를 밝게 아는 천안통과 숙명통을 말합니다.
부처님이 5비구나 왕과 장자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을
빠른 시간 내에 제도할 수 있었던 이유는
3명 6신통으로 중생들 각각의 번뇌와 근기와 인연을
밝게 통찰하시며 설법하셨기 때문입니다.
이를 ‘대기(對機) 설법’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부처님이 증득한 3명 6신통은 중생들의
번뇌와 근기와 인연을 밝게 알아 중생들에 맞는
대기 설법을 통해 중생 제도를 할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셨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4. 깨달음의 법열(法悅)
부처님은 깨달음을 얻으신 후 49일간 법열에 젖어 지내셨다고 합니다.
우리 중생들의 욕망의 성취에서 오는 기쁨은 하루 반나절을 넘기 힘듭니다.
그러나, 부처님의 깨달음의 기쁨은 얼마나 컸는지
21일 또는 49일이나 지속되었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처님이 깨달음을 이룬 순간 삼천대천 세계가 진동하였다고 하는 표현이나,
지옥문이 파괴되어 지옥 중생들이 해방이 되었다고 하는 표현은
부처님의 법열의 기쁨이 얼마나 컸는지를 나타냅니다.
5. 중생제도를 위한 출사표, 전법의 길
그러나, 부처님은 49일 동안의 법열의 기쁨을 누리신 후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한 전법행을 떠나셨습니다.
욕망에 물든 중생들을 불법의 진리로 제도하는 길은 어려운 길이지만,
부처님은 한없는 자비심으로 전법의 길을 떠나신 것입니다.
이 장면을 경전에서는 하늘의 신인 범천(梵天)이 나타나
부처님께 법을 설해 주실 것을 간청하는
‘범천의 권청’으로 드라마틱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붓다가야에서의 부처님의 전법의 결심은
중생심과의 전투를 선언하는 우주적인 출사표라고 생각합니다.
붓다가야는 부처님의 깨달음의 장인 동시에 중생 구제를 위한
대자비의 전법의 출발점이라는데 큰 가치와 의미가 있습니다.
마하보디 대탑 주위에 서 있는 보리수를 비롯한 수많은 나무들을 보면서
나도 부처님의 길을 따라 깨달음과 전법행을 향해 나아가는
작은 나무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6. 부처님 당시의 수행 환경
그리고, 붓다가야에는 모기들이 많아서 엄청나게 물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부처님 당시의 수행자들은 깨달음을 위한 수행에서
자신의 내적 번뇌를 제어하는 것과 함께
이러한 숲에서 맹수나 독충의 위협이라는 환경적인 장애도 아주 컸을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들은 이러한 맹수나 독충의 위협없이
자신의 내적 번뇌만 제어하면 되지만,
부처님 당대의 수행자들은 숲에서 수행하며
외부적 환경이라는 더 큰 장애 속에서 수행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모기에 뜯기면서도 열심히 절하는 전 세계의 불자들을 보면서
얼마나 편안한 수행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는지를 느꼈던 붓다가야이기도 했습니다.
7. 삿된 믿음
그리고, 마하보디 사원 바로 밖에 큰 나무가 있었는데,
여러 여인들이 그 나무를 돌면서 목신(木神)에게 기도하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부처님의 깨달음의 성지를 바로 앞에 두고 들어가지 않고,
나무에게 예배하며 복락을 비는 모습을 보고
삿된 믿음과 바른 믿음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삿된 믿음을 갖고 있으면 부처님을 바로 앞에 두고도
귀의하지 않는 어리석은 중생심 속에 살아가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8. 환희와 감사
<법화경>을 보면 모래 위에 장난으로
부처님 그림만 그려도 큰 인연이라고 하는데,
우주의 중심인 부처님의 깨달음의 성지인 붓다가야에
서 보았다는 것 자체에 큰 환희와 감사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중생심에서 깨어나
나도 마하보디 대탑 주위에 서 있는
한그루 한그루의 나무처럼 부처님께 진실로 귀의하여
바른 깨달음과 전법의 길을 가야겠다는 마음을 내었던 소중한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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