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불교 성지 순례(6) - 바라나시 영불탑>
1. 갠지스강
이번 시간에는 부처님께서 5명의 고행자에게
처음으로 불법을 펼친 ‘초전법륜(初轉法輪)’ 의 장소인
바라나시에 대해 살펴 보겠습니다.
바라나시는 인도 힌두교도들이 '성스러운 강'이라고 부르는
갠지스강 중류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갠지스강은 인도 현지인들이 ‘강가(ganga)’라고
부르는 총 길이 2,500킬로미터의 긴 강입니다.
바라나시의 강가에서는 매일 수많은 힌두교 순례자들이
목욕을 하며 신에게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바라나시의 갠지스강은 강 너머에서 해가 뜨는 일출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해가 뜨는 아침 시간에 진지한 표정으로 갠지스 강에서 목욕하며
기도하는 수많은 남녀 힌두교도들을 볼 수 있습니다.
힌두교도들은 바라나시 갠지스강에서 목욕하고 기도하면
강가 여신의 가피로 모든 죄가 떠내려간다고 믿는 최고의 성지입니다.
죽은 시신도 이 곳에서 화장하고
그 유골을 떠내려 보내면 다음 생에 해탈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강가 주변에는 시체를 화장하고
그 유골을 강물에 떠내려 보내는 의식을 볼 수 있습니다.
새벽에 배를 타고 갠지스 강을 건너면서
가장 인도스러운 잊을 수 없는 풍경을 보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2. 영기 넘치는 수행의 땅, 바라나시(카시)
부처님 당시인 2500년 전에도 바라나시는 수행자들의 성지로 유명했습니다.
부처님 당시에 바라나시는 "빛나는 땅"이라는 의미의 "카시"라고 불렸습니다.
갠지스 강을 끼고 있으면서 해가 뜨는 영기가 넘치는 땅이라서
부처님 당시부터 많은 인도 수행자들이 수행을 하던 곳이었습니다.
부처님의 초전법륜지인 녹야원(샤르나트)은
바라나시 시내에서 약 10km 떨어져 있는데,
수많은 수행자들이 집단적으로 모여
고행 수행을 하던 당대의 유명한 수행터였습니다.
부처님은 당신께서 깨달음을 얻으신 붓다가야에서
200km가 넘게 멀리 떨어진 바라나시를
첫 전법 대상으로 삼은 것은 큰 이유가 있으셨을 것입니다.
부처님과 함께 붓다가야에서 함께 고행하다
부처님 곁을 떠난 5비구에게 가르침을 베풀려는 뜻 이외에
수행자들이 많이 몰려 있던 성지인 바라나시를 첫번째로 공략함으로써
부처님의 가르침을 인도 전역에 널리 알리려는 전략적 목적도 다분히 있었다는 것입니다.
인도 성지 순례 때 가이드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부처님께서 바라나시에서 가르침을 펴자
외도 수행자 500명이 "저렇게 어린 왕족 출신의 수행자도 해탈을 얻는데,
나이도 훨씬 많고 오래 수행한 브라만인 우리들은 해탈에 이르지 못하다니.."
하면서 깊은 자책감으로 집단 자살을 했다는 일화가 전한다고 했습니다.
부처님께서 단순히 5비구에만 가르침을 펼친 것이 아니라,
바라나시에서 적극적인 전법을 하셨다는 반증이라고 생각합니다.
3. 오비구가 부처님을 맞이한 영불탑
바라나시의 첫 성지 순례지는
5비구가 처음으로 부처님을 맞이한 영불탑(迎佛塔)입니다.
5비구가 부처님을 맞이한 탑, 환영한 탑이라는 의미입니다.
부처님은 깨달음을 얻으신 붓다가야에서
바라나시까지 약 200km를 걸어와서
이 곳에서 처음으로 5비구와 만났습니다.
5비구는 이 곳에서 부처님을 처음 맞이했을 때
부처님을 아주 냉랭하게 대했다고 합니다.
수행자라면 엄격하게 고행해야 한다는 수행자 상(相)이 강했던 그들에게
우유죽을 먹고 목욕을 하며 고행을 포기한 부처님은
타락한 수행자로 비추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부처님을 만나면
인사도 하지 말고 무시하자고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4. 중생심과 고집을 깨고
그러나, 깨달음을 얻은 부처님의 성스러운 모습과 법력을 느끼자
자신들도 모르게 부처님께 인사하고 가르침을 청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인도 여행을 해 보면 인도 사람들은
정말 안 바뀌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많이 느낄 수 있습니다.
25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잘못된 관습, 문화,
지저분한 삶에 쩔어 사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당시 수행자들도 기존의 수행 전통 속에서
자신이 하던 고행을 고집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 고집과 중생심을 깨고 부처님의
새로운 해탈의 길로 진입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부처님을 환영한다’는 뜻의 영불탑에 서서
부처님은 어떤 분인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했습니다.
잘 바뀌지 않는 중생들의 중생심과 고집을 깨고
바른 해탈의 길로 인도하신 진정한 혁명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나 또한 잘 바뀌지 않는 중생심과 고집을 깨고
부처님을 진정으로 환영하고 맞이할 수 있는
귀의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비구가 처음으로 부처님을 맞이한 커다란 영불탑을 보면서
나의 마음 속에도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거부감 없이
잘 맞이하고 환영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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