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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불교 성지 순례

인도 불교 성지 순례(8) - 바라나시 갠지스강

by 아미타온 2024. 1. 15.

< 인도 불교 성지 순례(8) - 바라나시 갠지스강>

 

 

1. 힌두교의 성지, 바라나시

 

부처님께서 처음으로 설법하신 샤르나트(녹야원)은

힌두교도들의 제일 성지인 바라나시 근방에 있습니다.

 

그래서, 인도 불교 성지 순례로 샤르나트(녹야원)를 가면

바라나시 갠지스강 새벽 일출을 보면서 힌두교도들의 목욕 모습과,

밤에는 강의 여신에게 제사지내는 푸자 의식을 보는 것이 필수 코스입니다.

 

<강가 여신에게 밤에 제사지내는 푸자 의식>

 

바라나시는 바루나 강과 아시 강이

갠지스 강과 만나는 지점에 건설된 도시입니다.

 

세개의 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건설된 도시입니다.

 

<갠지스 강변의 인도 노인>

 

약 3,000년 전부터 도시가 만들어져 힌두 종교, 문화의 중심지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입니다.

 

부처님 당시부터 바라나시는 밝은 영기가 가득하여

브라만교 수행자와 고행가 많이 모여 수행하던 장소였습니다.

 

<밤에 강가 여신에 제사지내는 푸자 의식을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

 

바라나시는 세계의 지붕인 히말라야 산맥에서 발원한 갠지스 강이

남동쪽으로 흘러가다 약간 북쪽으로 꺾어지는 지점에 위치하여

바라나시에서만 갠지스강 건너편에서 일출의 장엄한 모습을 볼수 있습니다.

 

<갠지스강변의 일출>

 

그래서 예전에는 ‘빛나는 도시’라는 뜻의 카시 라고 불렸습니다.

 

<태양신 수리아와 강가 여신>

 

2. 목욕과 화장 의식

 

힌두교에서는 태양신 수리아와 강가(갠지스강) 여신이

합치하는 장소로 힌두 7대 성지 중에서도 최고의 성지라고 합니다.

 

힌두 신앙에서는 성스러운 바라나시의 갠지스강에서

목욕을 하거나 죽은 후에 화장한 유골을 흘러 보내면

기나긴 고통의 윤회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갠지스강변에서 목욕하는 사람들>

 

그래서, 바라나시 갠지스 강변의 계단식 목욕 장소인 가트에서

힌두교도들의 목욕과 함께 시체를 태우는 화장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인도의 자전거 택시 사이클 릭샤>

 

새벽 4시쯤 일어나 인도 사람들의

자전거 택시인 사이클 릭샤를 타고

혼잡한 바라나시 거리를 지나

갠지스 강 선착장에 가서 배를 타고 갠지스 강을 돌아봅니다.

 

선착장 입구에는 구걸하는 힌두 수행자들과 많은 걸인들이 앉아 있고,

기념품과 함께 강에 떠보낼 접시꽃을 파는 사람들의 호객 행위로 여전히 시끄럽습니다.

 

<갠지스 강변의 화장장>

 

갠지스 강에서 가장 인상 깊은 모습은

나무를 쌓아 불을 붙이고 시체를 태우는 화장 장면입니다.

 

화장장은 쌓아둔 나무들, 사람들, 동물들,

쓰레기들이 뒤섞여 지저분하고,

시체를 담은 관과 함께 연기가 타오르고 있습니다.

 

<화장장>

 

옛날 방식의 화장 장면을 직접 보며 인간이 한평생 살다가

한줌의 재로 가는 무상함과 함께 복잡 미묘한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인간을 마지막으로 보내는

장례의 예의가 저러면 되는가라는 의문이 듭니다.

 

<갠지스강변의 새벽>

 

21세기 개명 천지에 돌아가신 분의 육신을 태우고

남은 시신을 강에 함부로 흘려보내

개나 소와 물고기의 먹이가 되게 하고,

저렇게 지저분한 환경 속에서 마지막을 보내게 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기 전에

부처님의 장례를 재가자에게 일임하시고,

왕의 예에 따라 다비식을 거행하고

법도에 맞는 장례 의식을 행한 이유를 알 필요가 있습니다.

 

<성스러운 목욕>

 

그리고, 힌두교도들이 갠지스 강변에서

목욕하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기독교에서도 세례 의식이 있습니다.

 

목욕을 통해 죄를 씻고

새롭게 태어난다는 종교 의식은 힌두교뿐 아니라

많은 종교에서도 거행하는 유서깊은 종교 의식입니다.

 

그런데, 저는 갠지스강에서의 집단 목욕은

성스럽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갠지스강변>

 

시체의 재들이 흘러가고,

개와 소들도 목욕하고,

비누칠하며 빨래까지 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성스러운 목욕을 한다는 것이 품위 없게 느껴졌습니다.

 

이솝 우화의 벌거숭이 임금님처럼

부끄러움과 품위를 상실한

측면이 강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부처님 당시에도 갠지스강에 목욕을 해야만

해탈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하는 브라만이 있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갠지스강에서 목욕해야만 해탈에 이를 수 있다면

갠지스 강의 물고기들은 모두 해탈했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인간은 자신이 몸과 말과 생각으로 짓는 업을 청정하고

바르게 닦고 수행하는 길을 통해 해탈에 이를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힌두교도의 제사인 푸자 의식>

 

3. 전도 선언

 

갠지스강변의 화장과 목욕 장면을 보며

부처님의 전도 선언을 생각합니다.

 

부처님께서 5비구를 제도하고,

야사와 그 부모와 친구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을 제도하여

약 60여명으로 승가가 구성되었을 때

바로 이곳 바라나시에서 세상 사람들에게

법을 전하는 전법의 길을 가라는 ‘전도 선언’을 하셨습니다.

 

<갠지스강의 접시꽃>

 

 

“수행자들이여,

나는 신과 인간들의 속박으로부터 자유롭게 되었다.

그대들도 또한 신과 인간들의 온갖 속박으로부터 자유롭게 되었다.

 

수행자들아, 자, 이제 전도를 떠나가라.

많은 사람들의 이익과 행복을 위하여, 세상을 불쌍히 여기고,

사람들과 신들의 이익과 행복과 안락을 위하여 길을 떠나라.

두 사람이 한 길로 가지 말라.

 

수행자들아,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으며,

조리와 표현을 갖춘 법을 설하라.

그리고, 수행자들의 항상 원만구족하고

청정한 행동(梵行)을 보여 주라.

 

사람들 중에는 마음에 더러움이 적은 자도 있거니와,

법을 듣지 못한다면 그들도 악에 떨어지고 말리라.

들으면 법을 깨달을 것이 아닌가.

수행자들아, 나도 또한 법을 설하기 위하여,

우루벨라의 세나니가마(將軍村)로 가리라.”

 

<바라나시 가트>

 

화장장에서 피어나는 연기,

가트에서의 목욕,

갠지스 강을 흐르는 접시꽃의 다양한 모습 속에

3,000년을 계속해서 흐르는 인도의 현실을 생각합니다.

 

잘못된 신앙과 신념,

예의와 품위를 잃어버린

인간의 모습이 바로 신과 인간의 속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신과 인간의 속박에서 벗어나 부처님의 바른 법을 설하여

구제하라는 부처님의 전도 선언의 무게를 느끼게 됩니다.

 

<일출>

 

4. 피안

 

갠지스 강 일출을 보았습니다.

 

‘갠지스강(항하) 모래알보다 많다’는 불경의 표현에 많이 등장하는

갠지스강 모래사장 건너편 언덕에서 해가 떠오릅니다.

 

강 이쪽에서 목욕하고 화장하며 시끌벅적 살아가는 모습에 비하면

강 건너편 저 언덕의 일출의 모습은 평화롭고 성스러웠습니다.

 

<강 건너의 피안>

 

 

그래서, 인도에서 해탈과 열반을

‘저 언덕을 건넌다’는 뜻의 ‘피안(彼岸)’으로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일출의 밝은 태양 빛이 세상을 환하게 비추듯이

부처님의 바른 법이 미망의 세계를 밝게 비출 때

이 세상이 평화로와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깨달음을 얻으신후 45년간 인도 전역을 돌아다니시며

전법하신 부처님의 모습을 생각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세상이 밝아지고 평화로워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