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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불교 성지 순례

중국 불교 성지 순례(10) - 남산 율종 종찰, 서안 종남산 정업사

by 아미타온 2024. 3. 22.

<중국 불교 성지 순례(10) - 남산 율종 종찰, 서안 종남산 정업사>

 

<정업사에서 바라본 서안 종남산>

 

1. 종남산 중턱의 정업사

 

정업사는 계율을 청정히 수호하는 불교인

남산 율종의 본산으로 서안 종남산(2,604m) 중턱에 있습니다.

 

그래서, 종남산을 오르면서

종남산과 호흡할 수 있는

소중한 인연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정업사 덕분에 종남산이 올라

종남산에 호흡할 수 있는 인연을 갖게 되어

즐거웠고 행복했고 환희스러웠고 감사했습니다.

 

<종남산 입구>

 

2. 정업(正業)의 의미

 

팔정도에서 '바른 업을 닦는다'는 뜻의 '정업(正業)'

 

몸으로 행하는 그릇된 행위인

살생, 도둑질, 삿된 음행의 악(惡)을 떠나서

자비행, 보시행, 청정행의 선(善)을 행하는 것을

우리는 '정업'이라고 일반적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계율>

 

이처럼 악에서 벗어나 선으로 나아가기 위해

몸과 말로 행하는 율의를 바르고 품위있게 가지는 것을

'지계' 또는 '정업'을 닦는다는 의미로서 받아 들입니다.

 

정업 또는 지계의 의미를 보통 그렇게 해석합니다. 

 

종남산 초입에서 정업사 입구까지

택시를 타고 와서 30분 정도

정업사를 향해 종남산을 힘겹게 걸어 올라갔습니다.

 

<종남산을 올라 정업사 가는 길>

 

3. 정업사와 의상 대사

 

정업사에는 놀랍게도

신라의 고승인 의상 대사의 유적이 있습니다.

 

의상 대사는 화엄학을 배우러

서안 종남산 지상사에서 공부했는데,

종남산 정업사에서 남산 율종의 조사가 된 도선 율사와 도반이었습니다.

 

도선 율사와 의상 대사의 청정한 수행력에 감동한

하늘의 천녀가 공양을 했다는 전설이 남아 있어서

'송공대(送恭臺)'라고 합니다.

 

<도선 국사비>

 

4. 의상 대사의 청정한 계율행

 

의상 대사도 계율을 청정히 지킨 스님으로 유명합니다.

 

신라로 돌아오자 당시 왕이었던 문무왕이

삼국 통일 이후 백성들을 동원해 수도 경주에 새로운 성을 쌓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당대의 최고 고승 대덕인 의상 대사에게

자문을 구하자 의상 대사는 이렇게 말씀했다고 합니다.

 

"왕의 정치가 밝으면 비록 풀언덕에 땅금을 긋고 성을 삼아도

백성들이 감히 그곳을 넘지 못하며 재앙을 멀리하고 복을 증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만약 정치가 밝지 못하면 비록 만리장성이 있어도 재해가 없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문무왕은 의상 대사의 말씀을 듣고 성쌓기를 중단했다고 합니다.

 

<정업사를 창건한 중국 율종 종조, 도선 율사>

 

 

그리고, 의상 대사를 존경하여 많은 노비와 돈을 보시하려 하자

의상 대사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평등하여 높고 낮음과 귀함과 천함이 없습니다.

<열반경>에서는 여덟 가지 깨끗하지 못한 재물을 말하였는데, 

제가 어찌 땅과 노비를 부리겠습니까?

저는 진리의 세계를 집으로 삼고, 바리때로 농사를 지으며

진리의 밝은 빛에 의지하여 살아가겠습니다."

 

문무왕에게 청정한 스님으로 바른 행위인

정업(正業)을 가르친 의상 대사의 올곧은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청정한 의상 대사의 마음 세계는

계율을 자신의 불교의 중심으로 삼은

정업사의 도선 율사와 도반으로서 잘 맞았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입진경중>

 

5. 입진경중(入眞境中)의 의미

 

산길을 걸어 약 20분 올라가면

드디어 정업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입진경중"

 

"이제 참다운 세계 한 가운데로 들어선다"는

문구가 보입니다.

 

중국 무협지에 나오는 '종남파'가 무예를 수행했을 것 같은

특별한 세계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종남산>

 

정업사에 오르면 첩첩산중의

종남산의 진경이 펼쳐집니다.

 

'바른 업(正業)을 닦는다'는 것은 가파른 산길을 올라오는 것처럼

때로는 포기하고 싶고, 때로는 이래서 뭐할까 하는 유혹이 올라오는 것을

참고 인욕하는 힘든 과정입니다.

 

<정업사의 문>

 

그러나, 정업의 과정을 힘겹게 닦고 올라오면

우리에게 펼쳐지는 것은 바로 저 진경 산수입니다.

 

진정한 참된 경지, 부처님의 참된 세계는

저 힘든 인욕을 견디며 올라온 정업의 과보로서

볼 수 있고 얻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남산>

 

6. 종남산 중턱에 도량을 조성한 도선율사의 안목

 

종남산 중턱에 '정업사'라는 율종 도량을 조성한

도선 율사의 안목이 굉장히 날카롭고 겸손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세속에서도 정업을 닦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도선 율사는 자신이 저 아래 세속에서

정업을 닦는 것은 근기가 부족하다고 깊이 통찰하고

이 올라오기 힘든 산 속에서 정업을 닦고 계율을 닦으며

자기 완성을 추구하기 위한 도량을 짓고 정진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겸손함이 도선 율사를  남산 율종의 대가로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정업사 대웅전>

 

그리고, 도선 율사 덕분에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불교의 사부대중이

계율의 날개 아래서, 큰 나무의 잎사귀 아래서 비를 피하고

부처님의 바른 법을 펼칠 수 있는 명분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정업사까지 올라온 것은

바른 업을 닦는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깨닫게 해 주기 위한 도선 율사의 가르침이라고 생각합니다.

 

<종남산과 정업사>

 

수행의 길은 저 종남산을 오르는 것처럼

힘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속에서 포기하거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단단히 올라가는 그 정업 속에서

수행의 결실은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천왕전 이법호법>

 

7. 이법호법(以法護法)

 

중국 불교 사찰은 그 입구가

우리나라 한국 사찰처럼 천왕전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와는 다르게 독특합니다.

 

사천왕이 좌우에 도열하고 있고,

중앙에는 복을 준다는 포대 화상을 모시고 있습니다.

 

정업사의 천왕전입니다.

 

천왕전 현판에 '이법호법(以法護法)'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바른 법을 닦고 공부함으로서

법을 지키고 수호한다."

 

 

우리가 수행을 통해 얻으려는 결실이

현세 기복적인 복받이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바르게 불법을 공부하고 정업을 닦음에 의해

법을 지키고 수호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미타불>

 

8. 아미타불

 

'아미타불' 이라고 빨간 글씨가 써 있습니다.

 

극락 정토에 왕생하고 아미타 부처님을 향한 믿음도

속세에 대한 욕락을 떠나 자신이 닦아야 할 불법과 정업을 닦음에 의한

이법호법의 신앙, 이법호법의 나무 아미타불이 될 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행의 불교', '정업의 불교'라는 것이

어떤 무게와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종남산 정업사를 오르면서 느끼고 자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계위사>

 

9. 이계위사

 

'이계위사 (계율을 스승으로 삼는다) ' 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당신이 이 세상에 없을 때에는

계율을 스승으로 삼으라고 하셨습니다.

 

그 가르침이 율종 종찰 도량에 걸려 있었습니다.

 

<율종조정 - 율종의 근본 도량이라는 뜻>

 

자신의 작은 단점, 작은 잘못을 고치는 것이

만만한 작업이 아니라는 것을 자각하고

정업을 닦는다는 의미에 맞게 인욕하며

 고쳐나가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웅전>

10. 대웅전

 

정업사 대웅전에는

비로자나 부처님이 과거의 서원과 수행에 의해

이루어진 연화장 세계인 '화장 세계'라는 현판이 붙어 있었습니다.

 

수행과 정업의 과정을 통해 펼쳐지는 '입진경중(入眞境中)'의 세계가

참다운 화장 세계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토굴에 모셔진 도선 율사상>

11. 도선 율사 토굴과 도둑 고양이

 

도선 율사가 수행했던 한 토굴에는

수염을 기른 도선 율사의 형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그 옆에는 재물신인 관우상이 함께 협시되어 있었습니다.

 

중국인들이 얼마나 현세 기복적인 사람들인지 읽을 수 있었습니다.

 

<도둑 고양이>

 

사성제의 가르침을 적어 놓은

초가 지붕으로 된 당우 사이로

한 마리의 날랜 도둑 고양이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도둑 고양이에게

수행과 정업의 마음을 도둑당하지 않도록

늘 깨어서 잘 지켜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