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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법구경(107) 부처님께 원한을 품은 숩빠붓다 왕 이야기

by 아미타온 2024. 11. 19.

<법구경(107) 부처님께 원한을 품은 숩빠붓다 왕 이야기>

 

<증장천왕 - 국립 중앙박물관>

 

 

부처님께서 니그로디라마 수도원에 계시던 어느 때,

숩빠붓다 왕과 관련하여 게송 128번을 설법하셨다.

 

숩빠붇다 왕은 데바닷따의 아버지이며

후에 부처님이 되신 싯다르타 태자의 숙부로서,

그의 딸 야소다라가 싯달타 태자와 결혼하였으므로 태자의 장인이기도 했다.

 

숩빠붇다 왕은 두 가지 이유 때문에 부처님에 대해 큰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

 

첫째, 태자가 자기의 딸 야소다라 태자비를 홀로 남겨 놓고

왕궁을 떠나 버림으로써 영화를 포기한 점

(이 때문에 자기 딸도 영화를 누리지 못했으므로).

 

둘째, 자기의 아들 데바닷따마저 부처님에게 출가하여 비구가 된 점.

 

그리하여 왕은 자기 아들 딸들의 신세가 고타마 붓다 때문에

모두 형편없이 되었다고 생각하여 부처님에게 원한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때 그는 부처님께서 자기 집 쪽으로 탁발을 오시는 것을 알고

술을 잔뜩 마신 뒤 크게 취하여 부처님이 오시는 길을 막고 서 있었다.

 

부처님과 비구들이 가까이 왔는데도

그는 길을 열어 주기를 거절하고 사람을 시켜 이렇게 통고했다.  

“나는 사문 고타마에게 길을 비켜 줄 수 없다.

그는 나보다 어리기 때문이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비구들과 함께 되돌아가셨다.

 

이때 숩빠붓다 왕은 사람을 시켜

부처님의 뒤를 따르라고 하면서,

부처님께서 어떻게 반응하시는지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자신의 행동이 지나쳤다고 느낀 왕은 틀림없이

부처님께서 무슨 반응을 보이리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돌아가시면서 아난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아난다여!

숩빠붓다 왕은 여래에게 길을 열어 주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에

오늘로부터 7일째가 되는 날 왕궁의 뾰족한 탑의 궁전으로 오르는

계단 바로 밑에서 발을 내딛자마자 땅이 갈라지면서 땅에 삼켜질 것이니라.”  

왕의 심부름꾼은 들은 대로 숩빠붓다 왕에게 전했다
.

 

그러자 왕은 자기는 절대로 계단 근처에 가지 않음으로써

부처님의 말씀이 틀렸다는 것을 필연코 증명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곧 하인들을 시켜 계단 자체를 옮겨 버리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또 건강한 사람들을 뽑아 그곳을 지키게 하여

만약 자기가 그 근처에 접근하면 막으라고 명령해 두었다.

부처님께서는 그 이야기를 다 전해 들으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숩빠붓다 왕이 뾰족한 탑의 궁 안에 있든지 하늘에 있든지

혹은 바다 속에 있든지 동굴 속에 있든지 간에

그 일은 여래가 말한 그대로 될 것이니라.

 

숩빠붇다 왕은 여래가 말한 그 장소에서

틀림없이 땅이 갈라지면서

그 속으로 삼켜지고 말 것이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하늘 위도 아니요, 바다 속도 아니며,
산 속의 동굴도 아니요. 그 어느 곳도 아니다.
죽음을 피하고 다스릴 곳은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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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국천왕 - 국립중앙박물관>

 

1. 부처님에 대한 악행의 과보

 

부처님의 가계도에는 여러가지 설이 있다고 한다.

 

북방 불교 경전은 

아난 존자와 데바닷다가 형제간으로

부처님의 사촌이었다는 설이 정설입니다.

 

남방 불교 계통에서는

부처님을 배신한 데바닷다가

야쇼다라 왕비의 남동생으로 그려집니다.

 

법구경은 남방 불교 전통대로 데바닷다와 야쇼다라 비를

형제간으로 부처님의 사촌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데바닷다와 야쇼다라 비를 자식으로 두었던

부처님의 숙부이자 장인이었던 숩빠붓다 왕!

 

그는 세속적 인연으로 부처님과 더할나위 없이

가까운 장인-사위간의 인연이었습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 자신의 딸인 야쇼다라를 버리고 출가했고,

아들인 데바닷다도 출가해서 떠났다고 생각하여 부처님께 강한 원한을 품었습니다.

 

<법구경>에는 땅에 갈라지며 그 안에 삼켜져

비참하게 죽는 2명이 나옵니다.

 

한 명은 부처님에 원한을 품고

반기를 들어 교단을 분열시켰던 데바닷다입니다.

 

또 한명이 이번에 나오는 부처님께 원한을 갖고

길을 열어주는 것을 거부한 부처님의 숙부이자 장인인 숩빠붓다 왕입니다.

 

두 명의 부자가 왜 이렇게 준엄한 심판과도 같은

무서운 인과를 맞이하게 될까요?

 

어린 시절부터 부처님을 봐 왔고,

부처님의 의중을 가장 잘 파악하고

부처님이 어떤 분이라는 것을 잘 알아야 할  두 사람입니다.

 

그런데, 부처님께 강한 원한을 품어서

한 사람은 교단을 분열하고

또 한 사람은 부처님이 가는 길을 열어주지 않는 행동을 했습니다.

 

그야말로 악마의 마음이라고밖에는 볼 수가 없습니다.

 

<아귀>

 

2. 극악인

 

부처님을 공경하고 공양한 과보는 참으로 훌륭하다고 합니다.

 

모든 보시 중 최고의 보시로

천상에 태어날 과보라고 칭송합니다.

 

그러나, 악업 중 가장 극악한 악업은

부처님께 원한을 품는 것인데,

그 인과와 과보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부처님을 가까이에서 봐왔고,

세속적 인연으로 부처님의 숙부이자 장인이

부처님께 원한을 품고 부처님께 길을 열어주지 않아

대중들 앞에서 부처님의 권위를 손상시킨 행동은 

인과적으로 용서받지 못할 악인의 행동이라는 것입니다.

 

티벳 말로 제일 큰 욕이 "인과를 모르는 놈"이라고 합니다.

 

불보살님이 어떠한 분인지 알면서도

불보살님께 원한을 품고 

불보살님이 가시는 길을 막는 것은 극악한 행동이라는 것.

 

극악한 행동을 저지르면 지옥으로 떨어지고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 어디에도 몸을 숨길 곳이 없다는 것.

 

이 준엄한 인과의 도리를 잘 알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