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교 사찰 기행(22) - 나가노 선광사(善光寺,젠코지) (1)>
1. 나가노와 선광사
1998년 동계 올림픽이 열린 일본 나가노.
나가노는 일본 중부 북알프스에 있습니다.
나가노에는 선광사(젠코지,善光寺) 라는 절이 있습니다.
선광사는 552년 백제 성왕이 일본에 보내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불상인
일광 아미타 삼존불을 봉안하고 있는 절입니다.
일본인들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불상인
일광 아미타 삼존불을 일생에 꼭 한번은
만나고 죽어야 한다는 믿음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생에 한번은 선광사(젠코지)에~"라는
속담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하루 약 2만명, 1년에 700만명이
참배하는 절이 선광사입니다.
교토, 나라, 도쿄, 오사카가 아닌
일본 내륙의 인구 37만의 작은 소도시 나가노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선광사는 어떤 절일까요?
궁금했습니다.
게다가 일본에서 가장 최고의 불상이
백제 성왕이 보내준 우리 한반도에서 건너간 불상이기에
한반도에서 온 나에게도 좋은 가피를 주실 거라는 믿음도 가져 보았습니다.
그래서, 도쿄에서 신간센 기차를 타고 나가노로 갔습니다.
나가노는 도쿄 역에서 신간센을 타고
1시간 30분 정도 걸립니다.
도쿄 역에는 기차를 타고 가면서 먹는
일본풍 도시락인 '에키벤'을 팝니다.
에키벤과 녹차를 먹으며
창 밖으로 펼쳐지는 일본 풍광를 보니
일본 여행은 기차 여행이 진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도쿄 외곽지대를 지나자 멀리 후지산이 보입니다.
후지산에서 이 곳까지 100km는 족히 될 것 같습니다.
100km 밖에서도 해발 3774m의 후지산은 보입니다.
일본인들이 왜 후지산을 마음의 고향이라고 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1시간쯤 지나자 높은 산맥이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일본의 북알프스가 이제 시작되는 모양입니다.
나가노는 해발 3000m가 넘는 고봉 15개가 둘러싸고 있는
해발 700m의 고원 도시입니다.
그래서 겨울에 눈이 많이 와서 동계 올림픽이 열렸습니다.
나가노 역입니다.
나가노는 젠코지를 중심으로 한
불교 순례 도시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일본은 불교 순례 문화가 발달했습니다.
일본에는 홍법 대사 쿠카이 스님의
시코쿠 오헨로 순례길이 제일 유명합니다.
뿐만 아니라 '구마노 고도' 라는 순례길도 유명하고,
서국 관음 33영장 도량 순례 등등 수많은 순례길이 있습니다.
일본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전국 시대를 끝내고
에도 막부를 연 약 250여년간이 전란 없는 평화의 시대였습니다.
이 때 경제적으로도 풍요로워 순례 문화가 발달했다고 합니다.
곳간에서 인심 나듯이
삶의 여유가 있고 절실한 신앙의 구함이 함께 있으니
긴 시간 동안 순례를 다닐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가노 역의 저 멋진 나무 기둥과 지붕은
불교 순례 도시 나가노의 전통을 현재적으로 디자인한 것입니다.
나무 기둥과 나무 지붕은 선광사 법당 양식을
현대식으로 만든 모양입니다.
2. 부처님을 만나 공양 올리는 행복
나가노 역에는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천인상이 있습니다.
<왕생요집>에 극락정토의 10가지 행복 가운데 하나가
극락에서는 아침에 일어나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즐거움입니다.
나가노 선광사로 성지 순례 오는 사람들도
저 천인처럼 부처님께 공양올리는 즐거움을 알기 때문일 것입니다.
일본 도쿄 박물관에는
극락의 10가지 즐거움을 묘사한
<왕생요집> 두루마기 그림이 있습니다.
그 중 극락에서 불국토를 다니면서
부처님을 만나 공양 올리는 즐거움을 나타낸 그림입니다.
언제나 부처님과 함께 하고,
부처님께 공양으로 사랑을 나타낼수 있으니 큰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나가노는 1998년 세계 동계 올림픽이 열렸던 도시입니다.
나가노는 우리 나라 백제에서 온 불상을 인연으로
'선광사'라는 절 때문에 만들어진 순례 도시입니다.
그래서, 우리 나라 백제와 깊은 인연이 있습니다.
1998년 나가노 동계 올림픽에서
우리 나라 대한민국이 입장할 때
관중석에서 유독 큰 함성이 터져 나왔다고 합니다.
옛날 나가노에는 백제계 유민들이 많이 살았나 봅니다.
나가노 역에서 선광사까지는 3km 걸립니다.
나가노 역에서 선광사까지 가는 길목 곳곳에
48개의 작은 돌기둥이 있다고 합니다.
1번부터 48번까지 숫자가 적힌 돌기둥인데,
아미타 부처님의 48대원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길을 걸으면서 아미타 부처님의 48대원의
진리 세계를 느껴보면서 마음에 새기라는 뜻입니다.
3. 인왕문
젠코지 입구인 인왕문 가는 길입니다.
인왕문 좌우로는 여러 탑두사원(부속 암자)들이 있습니다.
선광사는 일본의 어느 종단에도 속해져 있지 않은 독립사찰이랍니다.
그런데, 탑두 사원 중에 정토종 소속의 '대본원(大本願)'과
천태종 소속의 '대권진(大勸進)'이라는 두 개의 큰 절이 있어
이 두 사찰의 주지 스님이 번갈아가면서 선광사 주지를 맡는다고 합니다.
어느 종파에 소속되지 않고
누구에게나 다 문호를 개방하여
극락 왕생의 인연을 맺게 해 주는 절이라서
일본에서 나가노 선광사의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인왕문입니다.
주중 월요일이었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참배하러 옵니다.
두 분의 거대한 금강 역사가
선광사 도량 입구를 지키고 있습니다.
1600년 역사의 선광사를 지켜온 금강 역사입니다.
4. 대본원
'대본원' 이라는 탑두 사원에 들어가 인사드렸습니다.
대본원은 아미타 부처님의 48대원을 뜻합니다.
선광사 삼존불과 유사한 불상이
큰 법당에 모셔져 있어 참배드릴 수 있어 좋았습니다.
경내에는 어린 아기를 안고 있는 지장보살님이 계십니다.
의술이 발달하지 않은 옛날,
태어나서 얼마 안 되어 죽은 어린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그 가엾은 어린 영혼들을 좋은 곳으로 데려다 주고,
그 가족들을 위로하고 안심시켜 주는 지장 보살님입니다.
아기를 안고 계시는 지장 보살님의 모습이 거룩해 보입니다.
인왕문을 통과해서 삼문으로 가는 길입니다.
옛날 선광사로 성지 순례를 왔을 때
숙박이나 식당이 있던 곳입니다.
지금은 많은 상점들이 들어서서
음식과 음료, 아이스크림, 기념품을 팔고 있습니다.
인왕문에서 삼문까지 가는 참배로에는
777개의 벽돌로 바닥의 참배로가 깔려 있습니다.
1년에 700만명이 참배한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극락왕생의 결연을 맺기 위해
이 길을 걸어서 환희로운 마음으로 선광사를 걸었을까요?
5. 대권진
삼문 입구에 천태종 소속의
'대권진'이라는 절이 있습니다.
'권진(勸進)'은 '권선(勸善)'과 같은 말입니다.
'착한 일을 권하여 나아가게 한다'는 뜻입니다.
일본에서는 '포교' 라는 말 대신 '권진' 이라는 말을 자주 씁니다.
누군가에게 법을 전하거나 선을 행하여
그를 불법으로 나아가게 한다는 의미가
훨씬 적극적인 의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권진 법당에는 지장보살님을 모신
<육각당>이 있었습니다.
지옥 중생들을 다 구제하지 않으면 성불하지 않겠다는
지장보살님입니다.
참으로 거룩한 서원의 대권진의 보살님이라고 생각합니다.
6. 산문
선광사 산문입니다.
선광사 산문은 에도 시대 중기인 1750년 건립된 이래
많은 참배객을 본당으로 맞아들인 역사 깊은 산문입니다.
편백 나무로 된 지붕이 참 멋집니다.
편백 나무로 된 지붕의 산문 중
일본에서 가장 큰 산문이라고 합니다.
산문과 본당, 그리고 박물관까지 함께 참배하는 공통권 입장권이
1200엔이라서 구매하여 산문을 올라가 보았습니다.
산문에 걸린 '선광사' 현판입니다.
일본 천황의 어느 왕자 명필이 쓴 현판입니다.
이 현판을 자세히 보면 비둘기 5마리가 숨겨져 있고,
선(善)자는 소의 얼굴처럼 보인다는 독특한 현판입니다.
멋집니다.
산문에는 지혜 제일 문수 보살님이 모셔져 있습니다.
문수 보살님께 인사를 드리고 산문을 둘러 보았습니다.
나가노 선광사로 향하는 참배로와
나가노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눈이 시원해집니다.
7. 본당
산문을 내려와 본당으로 향했습니다.
백제 성왕이 보내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불상인
일광 아미타 삼존불이 모셔진 법당입니다.
젠코지는 창건 이후 십여 차례 화재를 당했다고 합니다.
그때마다 선광사를 사랑하는 신도들에 의해 부흥되었다고 합니다.
현재의 본당은 1707년에 재건된
에도 시대 중기를 대표하는 불교 건축로 일본 국보입니다.
높이 27m, 가로 24m, 길이 약 54m의
동일본 최대의 국보 목조 건축물이고,
일본 전체로 보면 3번째로 큰 목조 건축물이라고 합니다.
중생들의 번뇌의 수인 108개의 기둥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지붕은 편백나무 나무껍질로 덮여 더더욱 품격 있고 멋집니다.
선광사 내부로 들어가면
극락으로 인도하는 28보살상이
황금으로 조각된 멋진 법당이 나옵니다.
아미타 부처님이 모셔져 있고,
지하로 내려가는 통로가 있습니다.
그 통로는 빛이 안 드는 암흑입니다.
그 암흑의 벽에서 아미타 부처님과
결연(結然)을 맺는 문고리를 잡으면
극락 왕생한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8. 아미타 삼존불
일광 아미타 삼존불이 모셔진 유리광전입니다.
백제 성왕이 보내준 일광 아미타 삼존불은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비불(秘佛)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가마쿠라 시대 때
원본 일광 아미타 삼존불을 그대로 복제한
아미타 삼존불을 7년에 한번씩 공개한다고 합니다.
원래 아미타 삼존불은 공개된 적이 없고,
복제한 아미타 삼존불만 7년에 한번 공개하다니
참으로 대단한 일본의 비불(秘佛) 문화입니다.
7년에 한번 공개되는 비불 아미타 삼존불입니다.
하나의 광배에 아미타 삼존불이 함께
입상으로 모셔진 독특한 형태입니다.
일본에서는 '선광사 양식'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7년에 한번 공개될 때는 참배객들로 인산인해라고 합니다.
가마쿠라 시대에 조성된
복제 아미타 삼존불이라 하더라도
삼존불을 직접 볼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선광사 법당에는 3개의 등불이 있습니다.
선광사의 '불멸의 법등'이라고 합니다.
아미타 부처님 바로 앞에 있는 저 등불의 광명이
선광사를 찾는 중생들에게 비춰서
저 빛의 광명으로 극락 왕생할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선광사(善光寺)' 라는 절 이름이 나왔나 봅니다.
저는 저 등불의 빛을 쬐었으니 극락 왕생하겠지요.
선광사 본당에는 부처님을 모시는데
큰 공을 세운 세 분이 모셔져 있습니다.
백제 성왕이 일본에 아미타 삼존불을 보내 주었을 때
일본은 쇼토쿠 태자를 중심으로 하는 '숭불파'와
기존 신도를 믿어 불교를 배척하는 '배불파'가 있었다고 합니다.
모노노베를 중심으로 하는 배불파는
백제 성왕이 보내준 아미타 삼존 불상을 강에 버렸는데,
저 세 분이 아미타 삼존불을 찾아서 나가노에 모셨다고 합니다.
참으로 훌륭한 가족입니다.
9. 결연(結然) 이벤트
선광사 법당에는 특별한 극락 이벤트가 있습니다.
암흑 천지인 지하로 내려가
아미타 부처님과 인연을 맺는 이벤트입니다.
사람들이 줄지어 내려가서
30m 정도를 암흑을 걸어갑니다.
그 곳에서 아미타 부처님을 모신 벽의
문고리를 만지면 아미타 부처님과 인연을 맺어
극락 왕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이 곳을 내려갈 때
수의처럼 백의를 입고 내려갔다고 합니다.
암흑의 죽음의 황천 길에서 아미타 부처님의
구원의 문고리를 잡는 가피를 바라는 것입니다.
저도 들어갔습니다.
입으로 '나무아미타불' 염불하면서
빛 하나 없는 암흑에서 문고리를 잡았습니다.
그러니 마음의 안심이 찾아왔습니다.
선광사 아미타 부처님 극락의 문고리를 잡는
특별한 이벤트를 여러분들도 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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