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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불교 사찰 기행

일본 불교 사찰 기행(24) 고야산 오쿠노인

by 아미타온 2024. 12. 12.

<일본 불교 사찰 기행(24)   고야산 오쿠노인>

 

 

1. 고야산과 쿠카이 스님

 

고야산(高野山)은 일본 와카야마 현에 있습니다.

오사카에서 2시간 가량 전차를 타고 가야 합니다.

 

고야산은 해발 800m 고원 지대에

117개의 사찰이 있는 불교 도시입니다.

 

 

 

고야산은 오사카, 교토처럼 유명 관광지는 아니지만,

일본 불교인들에게는 가장 성스러운 성지입니다.

 

고구려 담징이 그린 금당 벽화로 유명한 나라 호류지와 함께

일본 최초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고야산을 창건한 스님은 일본 밀교 진언종의 개조인

쿠카이(空海) 스님입니다.

 

쿠카이 스님은 중국 당나라에 유학해서

밀교를 전수받아 일본 전역에 전파시켰습니다.

 

일본에서는 우리나라 원효 대사만큼 유명한 스님입니다.

 

 

 

쿠카이 스님은 고야산을 일본에서 가장 뛰어난 명당이라고 했습니다.

 

고야산의 8봉우리와 그 속에 자리한 도량을 잘 지켜야 한다고 했답니다.

 

 

2. 오쿠노인과 내세 신앙

 

고야산에는 ‘오쿠노인(奥の院)’이라는 공동 묘지가 있습니다.

 

오쿠노인은 ‘별당, 별원’이라는 뜻입니다.

 

일본 절은 본당이 아닌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별당에

가장 소중한 것을 모셔둔다고 합니다.

 

 

이 곳은 쿠카이 스님의 묘소를 중심으로

1200년간 조성된 약 20만기의 묘소가 있습니다.

 

빽빽한 삼나무 숲속에 약 2km에 걸쳐 있는 엄청난 묘지입니다.

 

오쿠노인을 보고자 일본은 물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산넘고 물건너 찾아옵니다.

 

 

 

오쿠노인은 쿠카이 스님에 대한 신앙심을 가진

일본인들의 내세관을 엿볼 수 있는 성지입니다.

 

쿠카이 스님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쿠카이 스님이 열반한 것이 아니라,

미륵 부처님이 오실 때까지 선정에 잠겨있다고 믿습니다.

 

 

 

미륵 부처님께서 오셨을 때

쿠카이 스님이 선정에서 깨어날 것이고,

그 때에 이곳에 묻혀 있는 자신들도 함께 깨어나

미륵 부처님의 회상에서 가르침을 받겠다는 것입니다.

 

기독교와는 좀 다르지만,

미륵 부처님 회상에 쿠카이 스님과 함께

환생하겠다는 소망이 만든 묘지인 것입니다.

 

오쿠노인은 죽어서도 쿠카이 스님과

함께 하겠다는 일본 불자들의 소망을 담고 있습니다.

 

 

 

일본의 유명한 귀족, 스님, 장군을 포함해

현대 일본의 재벌 가문의 묘지들도 즐비합니다.

 

물론 이름 없는 무명인들의 묘소도 많습니다.

 

일본 불교인들은 오쿠노인에 묻히는 것을

최고의 영광이자 소원이라고 할 정도로

구카이 스님에 대한 신앙과 소망이 열렬합니다.

 

 

3. 오헨로 순례자

 

오쿠노인을 걷다보면 지팡이를 짚고,

흰 법복을 입은 순례자들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쿠카이 스님의 성지를 순례하는 오헨로 순례자입니다.

 

이들이 짚고 있는 지팡이는 쿠카이 스님을 상징합니다.

 

언제나 쿠카이 스님과 함께 길을 걷는다는 것입니다.

 

혼자 걸어도 '동행2인' 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흰색 옷은 상복, 삿갓은 관뚜껑,

지팡이는 묘비를 상징한다고도 합니다.

 

죽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수행하라는 의미입니다.

 

 

일본 밀교 진언종의 성지이자

일본 불교인들의 내세관을

엿볼 수 있는 고야산 오쿠노인!

 

삼나무 숲 속에 길게 조성된 묘소를 걸으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 명상할 수 있는 장소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