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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불교 사찰 기행

일본 불교 사찰 기행(25) - 고야산 곤고부지(금강봉사)

by 아미타온 2024. 12. 28.

 

<일본 불교 사찰 기행(25) - 고야산 곤고부지(금강봉사)>

 

 

 

1. 일본 진언종 총본산 곤고부지(금강봉사)

 

오늘은 일본 고야산의 진언종 총본산인

곤고부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곤고부지는 '금강봉사(金剛峰寺)'의 일본 말입니다.

예전에는 고야산 전체를 '곤고부지'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고야산에는 현재 107개의 사찰이 있습니다.

일부 사찰은 절에서 숙박하는 템플스테이도 가능합니다.

 

 

 

곤고부지는 고야산 내에 있는 107개 사찰의 중심이자

일본 진언종의 총 본산으로 약 3,600여개 사찰이 말사로 소속되어 있습니다.

 

서울 조계사처럼 총무원장이 있는

일본 진언종 행정의 중심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2. 일본의 순례 문화

 

나지막한 계단으로 올라가는 입구가 인상적인 도량입니다.

 

 

곤고부지 입구에 고깔과 백색 수의를 입고

지팡이를 든 오헨로 순례자의 모습이 보입니다.

 

대부분 연세 드신 노인들이 많은데, 표정이 밝습니다.

 

 

집에서 손자들 재롱 보면서 안락하게 쉴 나이인데도,

저렇게 순례를 다니는 것을 보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티벳 수행자들이 수레에 먹을 것 잔뜩 싣고 누군가 끌어주면서

3보 1배로 땀을 뻘뻘 흘리며 아스팔트 길을 순례하는 모습을 

TV를 통해 볼 때가 있습니다.

 

순례길은 불보살님에 대한 헌신과 사랑을 위한

고행의 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티벳과 일본의 경제적, 문화적 차이가 있겠지만,

일본 오헨로 순례자들은 티벳 순례객에 비해

훨씬 여유가 있고 하얀 옷으로 통일되어 각(자세)이 잘 나오는 것 같습니다.

 

우리 나라 불교도 순례 문화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성찰할 수 있는 기회도 주고

강한 신앙심과 정신력으로 힘차게 살아가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3. 곤고부지 본당과 화재

 

거대한 편백 나무 껍질 지붕이 안정적인 느낌을 주는

곤고부지 본당입니다.

 

목조 건물이고 화재에 취약한 편백 나무 껍질 지붕으로 인해

지붕 꼭대기에는 물통에 물을 담아 화재에 대비하고 있고

사다리를 놓아 언제라도 지붕에 올라갈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수많은 화재로 불타고 재건하는 역사를 되풀이했기에

천년의 역사를 두고 화재에 대비하는 고야산의 노하우입니다.

 

곤고부지는 진언종 총본산이지만, 절은 크지 않습니다.

아담하면서도 청결하고 정갈한 느낌을 줍니다.

 

 

일류와 이류의 차이는 청결함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유명한 일류급 큰 절은

확실히 청결하고 정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4. 종루

 

날렵한 곡선의 일본 종루입니다.

 

은은하게 지축을 울리는 종소리가 아주 듣기 좋았습니다.

 

500엔 입장료를 내고 내부로 들어갔습니다.

 

 

5. 진언종 학승 스님

 

진언종 학승으로 보이는 스님들인데,

단체로 왔다 나가는 통에 게다(신발)에 적힌

자기 이름을 찾느라 헤매고 있습니다.

 

재미있습니다.

 

바깥에는 이 동료를 기다리고 있는 학승 학승들도 있습니다.

 

학승 스님들 군기가 아주 잘 잡혀있습니다.

 

논산훈련소 신병교육대보다 낫다고 할까요.

 

 

6. 삼나무

 

엄청난 지름의 잘려진 삼나무입니다.

어른 2사람 키를 합한 크기의 지름인 것 같습니다.

 

저렇게 큰 나무가 있으니 대형 목조 전각을 짓고

큰 목조 불상을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7. 장벽화

 

회랑을 사이에 두고 마당에는 정원이,

방에는 화려하고 우아한 장벽화가 있습니다.

 

 

화려하고 우아한 황금 장벽화입니다.

 

곤고부지는 일본 전국 시대의 최고 권력자이자

임진왜란을 일으킨 원흉인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어머니의 명복을 빌기 위해 크게 불사를 했다고 합니다.

 

 

역사가 오래된 일본 사찰의 일관된 양식입니다.

종교도 현실 세계의 법칙 밖에서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정원과 방장을 구비하려면 거금이 있어야 합니다.

 

일본 권력자의 불사와 후원을 통해 당대의 유명한 예술가들이

화려한 정원과 방장을 조성한 것입니다.

 

 

 

이 장벽화는 최근에 조성된 장벽화입니다.

 

일본 진언종의 개조인

홍법 대사 쿠카이 스님의 생애 중

중요한 행적을 장벽화 그림으로 그려 놓았습니다.

 

저 그림은 중국 당나라 장안성 모습입니다.

 

 

홍법 대사 쿠카이 스님은 일본에서

국비 유학생으로 중국에 불교 유학을 갔습니다.

 

원래 10년 유학 비자를 받고 갔는데,

장안성에서 당시 밀교의 대가였던 혜과 화상에게

단 2년만에 밀교를 전수받아 조기 귀국했다고 합니다.

 

그 이후 일본 천황의 절대적 신임 속에서

일본 전역에 밀교를 전파시켰습니다.

 

 

8. 반룡 정원

 

회랑을 걸으면 가레산스이(고산수, 枯山水)

석조 정원이 있습니다.

 

가레산스이 정원은 단순한 선종 정원 양식이 아니라,

진언종을 포함한 일본 제 종파들의 정원에도 차용되고 있습니다.

 

이 정원을 '반룡 정원'이라고 합니다.

반룡은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 라고 합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이

홍법 대사 쿠카이 스님의 어영당입니다.

 

어영당을 중심으로

두 마리의 용이 좌우로 날아가면서

홍법 대사를 수호하는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반룡 정원은 최근에 조성한 정원인데.

가레산스이 정원 중에서는 일본에서 가장 큰 정원이라고 합니다.

 

돌들의 배열이 용처럼 보이시나요?

하늘을 향해 날아가려는 용의 꿈틀거림이 느껴집니다.

 

드넓은 반룡 정원에서 용이 되고픈

이무지의 꿈틀거림을 보면서 평화롭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9. 아자 명상

 

안 쪽의 별실은 곤고부지에서 '아자(阿字) 명상'을 하는 수행 공간입니다.

 

 

앞에 보이는 액자는 연꽃에서 진언 '옴'이 나오는 액자입니다.

 

 

 

저 액자를 보고 ‘옴’ 진언을 외면서

우주의 근원인 법신불을 관하는 밀교 명상입니다.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오후 각각 1시간 30분씩

아자 명상을 하는데, 참가료는 1,500엔입니다.

 

가레산스이 반룡 정원을 바라보면서

아자 명상을 하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10. 현대 꽃 장벽화

 

반룡 정원이 위치한 건물의 방에는

현대 화가가 그린 화사한 꽃의 장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예쁩니다.

 

소박한 가레산스이 정원과 화사하고 화려한 꽃의 장벽화가

조화가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수련도 참 예쁩니다.

장벽화로 된 꽃을 보고 있어도 마음이 환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 공양을 올릴 때

꽃 공양을 올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11. 부엌

 

곤고부지 나가는 출구 쪽에는

예전에 2,000여명 밥을 했다고 하는 부엌이 있습니다.

 

잘 먹어야 수행을 잘 할수 있으니

큰 공덕이 있는 부엌입니다.

 

이 곳은 두부를 물에 담가두던 수조인데 엄청 큽니다.

 

저는 군대에서 취사병을 했습니다.

 

군대에서 매일 600명 밥을 해 봐서

큰 부엌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곳에서 일하면 실력 발휘를 할수 있을텐데요^^

 

큰 가마솥이 몇 개 걸려 있는데,

취사병할 때 삽으로 쌀씻는 기술을 한번 발휘하고 싶어졌습니다.

 

 

 

쿠카이 스님의 일본 진언종

밀교 수행 근본 도량 고야산 곤고부지!

 

아담하면서도 정갈한 도량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