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경(74) - 씻지 않고 씻었다고 거짓말한 브라만>
옛날 인도의 어느 왕이 법을 만들었습니다.
나라 안의 모든 브라만들은
몸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는 법이었습니다.
그리고, 만약 몸을 씻지 않는 브라만이 있다면
힘든 노역을 시키겠다고 했습니다.
그 때 어느 브라만이 빈 물통을 들고 씻지도 않은 몸을
씻었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옆에 있던 사람이 그의 빈 물통에 물을 부어주자 그가 물을
쏟으며 말했습니다.
“나는 씻지 않을 것입니다.
왕이나 실컷 씻으라고 하세요.”
왕이 만든 법 때문에 힘든 노역을 피하기 위해
몸을 씻었다고 거짓말한 것이었지만,
그는 사실 몸을 씻지 않았던 것입니다.
-----------------
인도에는 ‘카스트’ 제도의 전통이 남아 있습니다.
인간을 브라만(승려 계급), 크샤트리아(왕과 전사 계급),
바이샤(평민 계급), 수드라(노예 계급)의
네 계급으로 나누는 제도입니다.
그 중 브라만은 가장 높은 계급으로
베다 경전을 외우는 성직자 계급입니다.
인도는 무더운 나라이기 때문에
걸식하고 떠돌면서 명상하는 브라만 수행자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왕이 브라만 수행자에 대해
몸을 깨끗이 씻으라는 법을 만들었던 모양입니다.
몸을 깨끗이 씻지 않으면 힘든 일을 시키는
노역형에 처하는 벌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브라만 수행자는 그 노역형을 피하기 위해
몸을 씻지 않으면서 몸을 씻었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종교인의 거짓말이고 위선인 것입니다.
어느 사회든 종교인의 거짓말과 위선은
더 큰 비난을 받습니다.
출가한 스님은 부처님의 계율을 잘 지켜야 하고,
신부님이나 목사님도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야 합니다.
이와 같은 언행일치의 삶을 살아야
세상의 존경을 받으며 떳떳하게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과 위선을 일삼는다면
큰 비난과 조롱을 받게 됩니다.
종교인은 종교의 가르침이 입각하여
바르고 진실되게 살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함부로 거짓말을 하는
브라만처럼 살아간다면 무늬만 종교인입니다.
진실한 종교인이 아닌 것입니다.
우리도 무늬만 불교인이 아니라,
불교의 계율을 잘 지키면서
바르고 진실한 불교인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끝)
'백유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유경(76) 자기 자식을 죽인 브라만 (0) | 2025.01.09 |
---|---|
백유경(75) 새 아들을 얻고자 키우던 아들을 죽이려는 여인 (1) | 2025.01.04 |
백유경(73) 왕의 의자를 짊어지게 된 신하 (1) | 2024.12.22 |
백유경(72) 황금을 훔친 솜 장사꾼 (1) | 2024.12.11 |
백유경(72) 도인의 눈을 뽑아온 신하 (0) | 2024.1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