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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불교 사찰 기행

일본 불교 사찰 기행(28) 오츠 석산사

by 아미타온 2025. 2. 12.

<일본 불교 사찰 기행(28) 오츠 석산사>

 

 

1. 석산에 세워진 절

 

교토에서 JR전차 비와코선을 타고 20분만 가면

일본에서 가장 큰 호수인 비와호가 나옵니다.

 

 

 

석산사는 비와호의 도시인

시가현 오츠(大津)시에 있습니다.

 

 

비와호 호수물이 빠져나가는 세타가와강 서쪽에 있어서

강물과 호수가 함께 보이는 명당에 자리합니다.

 

 

 

석산사는 ‘석산(石山)’이라는 말 그대로

바위 위에 지은 사찰입니다.

 

 

일본 말로는 ‘이시야마데라’라고 합니다.

 

 

 

그 바위는 화산암 가운데 하나인 규회석입니다.

 

 

신묘한 규회석과 함께 하는 멋진 도량입니다.

 

 

2. 백제계 도래인 양변 스님과 동대사 대불

 

석산사는 747년 백제계 도래인인

양변(良変)스님이 창건했습니다.

 

 

양변 스님은 석산사가 있는 시가현 출신으로

나라 동대사 대불을 완성시킨 스님입니다.

 

 

 

양변 스님은 동대사 대불 완성을

눈 앞에 두고 노력했지만

좀처럼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그때 양변 스님은 고향인

시가현 바위 위에 절을 짓고

관세음보살님을 모시고 기도하면

대불을 완성할 수 있다는 계시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석산사 절을 짓고 기도하여

동대사 대불을 완성했다고 합니다.

 

 

 

시가현의 영험한 장소인 석산사에 새로운 절을 짓고,

그곳 사람들의 민심을 얻어 많은 시주와 공물을 얻어

동대사 대불을 완성시켰다고 보는 의견도 있습니다.

 

 

3. 본당

 

석산사는 교토 청수사처럼 절벽 위의 무대식 건물입니다.

 

 

절벽 위에 무대를 나무로 설치하고 본당을 지었습니다.

 

 

본당에는 양변 스님이 기도한

여의륜 관음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비불로 모셔져 있지만,

일본에서는 관음기도 도량으로 유명합니다.

 

 

4. 무라사키 시키부와 겐지 이야기

 

한편, 석산사는 일본 문학 역사상 중요한 사찰입니다.

 

 

천년전 헤이안 시대 때 무라사키 시키부가

‘겐지 이야기’라는 일본 최초 장편 소설을 집필한 곳입니다.

 

 

무라사키 시키부는 보름달이 뜬 석산사의 절경과

종교적 감흥에 취해서 ‘겐지 이야기’를 집필했습니다.

 

 

절 본당 한쪽에는 무라사키 시키부가 작품을 쓰는 모습을

재현해 놓은 곳도 있습니다.

 

 

무라사키 시키부는 왕궁의 궁녀로 생활했습니다.

 

 

그녀는 궁녀를 가르칠 목적으로 왕궁의 생활과 일상,

그 계보를 스토리텔링으로 만든 소설이 ‘겐지 이야기’입니다.

 

 

석산사는 왕궁이 있던 교토에서도 가깝고,

오래된 절로 많은 스님과 자료가 있기 때문에

무라사키 시키부는 이곳에 정착해서 작품을 썼습니다.

 

 

절 옆으로 유장하게 흐르는 세타가와 강물을 바라보고,

바위 위에 당당하게 세워진 석산사는

작품을 구상하고 쓰는데 안성맞춤이었을 것입니다.

 

 

이처럼 석산사는 무라사키 시키부를 만족시키고

평안하게 문필 작업을 완성시켰다는 소문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석산사는 여성들의

임신과 출산을 돕는 절이라고 알려져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친정 어머니가 임신한 딸이나

임신을 희망하는 딸을 데리고 같이 와서

본당에서 여의륜관음보살님께 기도를 합니다.

 

 

5. 다보탑

 

한편, 석산사는 일본 밀교 진언종 사찰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밀교탑인 다보탑이 있습니다.

 

 

일본 다보탑은 우리와는 달리

1층은 사각형, 2층은 원형 형태의 대탑입니다.

 

 

 

 

바위 위에 서 있는 다보탑의 모습이 웅장하게 느껴집니다.

 

 

한편, 석산사는 발해 사신이 일본에 왔을 때 전해준

밀교 다라니 경전도 남아 있어 우리와도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큰 바위 위에 신묘하게 세워진 관음기도 도량 석산사!

 

 

‘겐지 이야기’ 스토리텔링과 밀교 도량의 기운을 느끼기에 좋은 도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