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경(130) 사람에 대한 탐심을 가진 깔라 비구 이야기>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시던 어느 때,
깔라 비구와 관련하여 게송 164번을 설법하셨다.
사왓티에 사는 나이 많은 한 여자 재가 신자는
'깔라'라는 이름을 가진 비구를 친자식처럼 보살펴 오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때 여자 재가 신자는
이웃집에 사는 여인으로부터
기원정사에 계시는 부처님은
참으로 위대하신 분이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그래서, 여자 재가 신자는
하루 속히 수도원에 가서 부처님을 뵙고 싶었다.
그녀는 얼마 후 깔라 비구가 자기 집에 왔을 때
그런 자신의 뜻을 이야기했다.
그러자 깔라 비구는 여러 가지 이유를 들면서
그런 생각은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계속하여 이웃집 여인으로부터
부처님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마침내 부처님을 뵙는 것이 큰 소원이 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깔라 비구에게
세 번이나 자기 소원을 이야기했다.
그런데도 그때마다 깔라 비구는
여인이 기원정사에 가지 못하도록 설득하곤 했다.
마침내 그녀는 자신이 구태여 깔라 비구의 승락을 받고
부처님을 뵈어야 할 까닭이 없다고 생각하였다.
그녀는 깔라 비구의 극성스러운 반대에도 불구하고
혼자 기원정사로 가서 부처님을 뵙기로 마음먹었다.
그녀는 자기 딸에게 깔라 비구가 오면
자기 대신 깔라 비구에게
필요한 물품을 드리라고 부탁한 뒤 집을 떠났다.
그날 깔라 비구는 평상시처럼 탁발을 나와
자기가 공양을 받아가는 신자 집에 들렀다.
그러자 그 집 딸이 나와서 공양을 올리면서
자기 어머니는 부처님을 뵙기 위해
기원정사에 가셨다는 것이었다.
이에 깔라 비구는
자신을 잘 보살펴 주던 이 여자 신자를
이제는 잃게 되리라는 생각이 들어
아랫배로부터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는 자기만이 탁월한 스승인 줄 알던 그녀가
이제는 부처님의 위대함을 알게 되어
자신을 배신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깔라 비구는 그 즉시 수도원으로 돌아와
부처님의 설법에 열심히 귀를 기울이고 있는 여인을 찾아냈다.
깔라 비구는 부처님 곁에 다가가
정중하게 인사를 올리고 이렇게 말했다.
"부처님이시여!
저기 앉아 있는 여인은
아주 감각이 둔하고 지적 수준도 낮습니다.
저 여인은 세간을 뛰어넘는
위빠사나 수행법 같은 것은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저 여인에게는
생사 해탈에 관한 설법은 해주시지 말고
다만 보시와 계율에 관해서만 설해 주는 게 낫겠습니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깔라 비구가
여인에게 나쁜 마음을 품고 있음을 아시고
깔라 비구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비구여!
너는 너 자신의 어리석음과 잘못으로서
감히 여래의 가르침을 훼손하려는 것이냐?
진실을 보건대 저 여인이 어리석고 둔한 것이 아니라,
도리어 네가 어리석고 둔하여 자신을 스스로 망치고 있구나.
비구여!
너는 너의 그런 마음씀이
자신을 파멸시킨다는 것을 모르는구나."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자기의 삿된 견해 때문에
아라한의 훌륭한 가르침과
성스러운 다르마(진리)를 의지해 가는 사람들을 꾸짖으면
스스로 파멸을 불러올 뿐,
마치 대나무가 열매를 맺고 스스로 죽어 버리듯.
부처님의 이 설법 끝에 나이 많은 여자 재가 신자는
수다원 과를 성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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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람에 대한 탐심
자신에게 공양을 올리던
재가 신자가 딴 사람에게는 눈 돌리지 말고
오로지 자신에게만 향하게 하고
자기 사람으로 독점하고 싶은 사람에 대한 탐심입니다.
사람에 대한 탐심이
자기 사람을 잃을줄 모른다는 불안과 두려움을 낳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도 아닌 부처님께
법을 들으려고 하는 재가 신자가 자신을 배신하려고 한다는
얼토당토한 배신감과 분노를 갖게 만들었습니다.
수행자는 경계해야 할 것 중 하나가
사람에 대한 탐심입니다.
누군가를 자기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는
사람에 대한 탐심은 여러 가지 문제를 만듭니다.
자기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말을 꾸미는 교언영색을 합니다.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는 알랑 방구를 떨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협박이나 모욕을 합니다.
그래서, 헐뜯는 말까지 하게 되어
원한 관계로까지 발전하게 되는 것이 다반사입니다.
이렇게 사람에 대한 욕심은
잘못된 구업을 짓게 하거나,
얼토당토한 배신감과 원한 관계를 낳게 합니다.
따라서 수행자는 자신의 일상에서
사람에 대한 탐심에 빠지지 않는지 경계해야 합니다.
2. 편협한 선민의식
재가자는 보시나 하고 계율이나 지켜
죽은 후에 천상에 태어나는 것에 만족해야지
수행을 통해 해탈을 이룬다는 것은
오로지 출가 비구의 몫이라는 것은 편협한 생각입니다.
일부 출가 수행자들이 가지는
잘못된 편협된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행의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부처님의 훌륭한 가르침과 성스러운 다르마는
일부 출가 수행자들만 알 수 있고 깨달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불법승 삼보에 대한 귀의심이 있고 공부하고 배울 의지가 있는
남녀노소, 출재가를 구분하지 않고 열려져 있어야 합니다.
"눈 있고 귀 있는 사람은 와서 들어라."
"오라! 벗이여."
라고 말씀하신 부처님의 의도가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사람에 대한 탐심과
편협한 선민 의식을 가지면 안 됩니다.
바른 진리의 길을 가고자 하는 사람을
격려하고 바른 길로 인도하지는 못할망정
그 길을 가로막고 딴지 걸고 하는 잘못을 저질러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잘못된 욕심과 편협한 견해는
대나무가 열매를 맺고는 스스로 죽어버리듯이
자신을 죽이고 남을 죽이는 파멸의 길입니다.
잘 새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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