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류기행(33) 포항 보경사&내연산 >
1. 내연사와 지명 국사
포항 내연산 보경사를 참배하고,
내연12폭포로 유명한 내연산행을 했습니다.
보경사는 신라 진평왕 25년(603년)
중국에 유학하고 온 지명 스님이
세우신 절이라 하니 1400년도 더 된 유서 깊은 도량입니다.
절 이름에 거울 '경(鏡)'자가 들어간 것은
창건 설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지명 스님이 중국에서 도인에게
팔면보경을 얻어 와서
절을 세울 명당으로 찾은 곳이 이곳 보경사 터였습니다.
그래서, 연못을 메워 팔면보경을 묻은 후
금당을 세우고는 보배 거울을 묻은 곳이라 하여
절 이름을 '보경사'라 했다는 것입니다.
팔면보경을 묻고 그 위에 절을 세우면
동해로 침입하는 왜구를 막을 수 있다는
호국의 염원이 깃든 도량입니다.
그리고 뒤에 이어지는 설화에 의하면
창건주인 지명스님은 중국 낙양 백마사와
얽힌 이야기가 있어서 놀라웠습니다.
낙양 백마사는 중국에 최초로
불경을 지고 온 백마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절인데,
지명 스님이 백마사에 경을 싣고 온 백마의 환생이라는 것입니다.
2. 내연산의 맑은 기운
보경사 입구가 운치 있고 이뻤습니다.
유서 깊은 도량이 있는 곳이라
절 입구만 들어서도 문득 좋은 기운이 느껴집니다.
심신이 차분하고 맑아지는 것 같습니다.
내연산의 맑은 기운이 좋아서일 것입니다.
내연산은 겸재 정선이
금강산보다 더 아름다운 곳이라며
'소금강'이라 칭송을 하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많은 시인묵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곳입니다.
내연산과 천령산이 만나면서 이뤄진
계곡을 따라 기암절벽의 폭포가 이어져
내연 12폭포로 불리는 절경을 이룹니다.
보경사는 적광전과 대웅전이
앞뒤로 함께 모셔진 독특한 구조입니다.
맞배 지붕의 적광전이나 그 뒤의 대웅전이나
옛스런 운치와 단아한 기품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전각입니다.
적광전 앞 오층석탑 탑신에
새겨진 자물쇠가 열쇠를 넣으면
철커덕 열릴 듯싶게 생생하게 조각돼 있습니다.
적광전 불단의 불보살님도 독특한 형상이셨습니다.
비로자나 부처님, 문수, 보현 보살님이 계시는데,
웃는 모습이 마음을 환하게 해 줍니다.
대웅전 뒤로 조사전, 팔상전, 삼성각 등에도
인사를 드리고 내려오는데,
도량을 둘러 싼 산세가 참 안온하고도 이쁘게 눈에 들어옵니다.
봉우리가 연잎마냥 봉긋합니다.
그야말로 연화부수형 지세라는 게 대번 느껴집니다.
석탑과 오래된 소나무가
서 있는 범종각 뜰 앞의 느낌도 좋고.
전체적으로 참 좋은 느낌의 도량이었습니다.
3. 내연산 12폭포
내연산 연산폭포까지 올라가 보았습니다.
내연산을 올라 '내연 12폭포' 중
제일 먼저 나오는 상생 폭포에 왔습니다.
쌍둥이처럼 두개의 폭포가
떨어지는 멋진 풍광입니다.
올해 2월은 평년보다 추워서
3월이 코앞인데도 상생폭포는 꽁꽁 얼어 있었습니다.
포항은 남쪽이라서
얼음 가득한 겨울 산행 생각은 못했는데,
추웠던 2월 덕분에 겨울 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차갑지만, 청명한 겨울의 느낌이 좋았습니다.
겨울산의 맛이 있습니다.
세속과 절연되어 홀로 겨울과 마주한다는 느낌이 좋고,
차가운 공기와 헐벗은 산과 하나되는 맑은 느낌이 좋습니다.
삼보 폭포입니다.
물길이 세 줄기라서
'삼보 폭포' 라고 한다고 합니다.
세 줄기 물길이 내려오는 모습이
불법승 삼보처럼 느껴집니다.
연산 폭포입니다.
연산 폭포도 꽁꽁 얼어 있습니다.
저렇게 큰 폭포가 꽁꽁 얼어 있다니 대단합니다.
그래도 봄은 오는지 한쪽은 얼음은 깨지고
떨어지는 계곡물도 보였습니다.
정말 멋지구리 입니다.
내연산 12폭포 중에서
7번째 연산 폭포까지 잘 보았습니다.
4. 관음폭포와 관음굴
연산 폭포 다리에서 관음 폭포를 바라보았습니다.
물빛이 예술입니다.
오묘한 관세음보살님의
대자비의 마음 세계를 나타내는듯
맑고 시원하면서도 깊고 오묘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연산 폭포 바로 아래
관음 폭포와 관음굴이 있습니다.
관음굴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얼음 관세음보살님이 계십니다.
청명한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기도하기 좋은 기도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염불하면 바위굴에 울려 신심이 날 것 같았습니다.
5. 선일대
관음굴에서 선일대를 올라가 보았습니다.
선일대는 신선이 놀던 곳이랍니다.
내연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명당입니다.
관음폭포도 선일대 높은 곳에서 바라보니
새로운 느낌입니다.
'선일대' 이름처럼
하늘의 신선이 내려와 거닐던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멀리 동해 바다까지 보였습니다.
하늘과 산과 바다를 함께 볼수 있는
참 좋은 곳이었습니다.
겸재 정선 선생이 예전에 이 곳에 현감으로 오셔서
내연산을 수차례 오르면서 진경산수화를 그렸다고 합니다.
겸재 정선 선생의 내연산도를 보니
봄날이나 여름에 오면 어떤 풍광일지 궁금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른 계절에도 등산하고
기도하며 여유롭게 내연산을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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