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역사(86) - 불교 탄트라(3) - 무상 유가 탄트라>
8세기 이후에 성립된 불교 탄트라(후기 밀교)를
티벳 불교에서는 '무상 유가 탄트라'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그 역사적 전개에 따라
1. 방편·부(父)탄트라
2. 반야·모(母)탄트라
3. 불이(不二) 탄트라 로 나눕니다.
1. 방편·父탄트라
우선 제일 먼저 형성된 것이 <방편·父탄트라>입니다.
'방편'은 <법화경>등에서
'중생들을 잘 구제하기 위한 자비의 수단'의 의미로 사용됩니다.
방편은 이처럼 자비 혹은 동(動)적인 의미로 사용되므로
밀교에 와서는 '바른 지혜'를 뜻하는 '반야'와 한 쌍이 되었습다.
그런데, 감각을 강조하고
모든 사물을 심볼(symbol)로 상징하기 좋아하는 밀교입니다.
그래서, 이와 같은 이원론은
가장 이해하기 쉽게 남녀로 치환되어
'방편 탄트라'는 '父탄트라'로,
'반야 탄트라'는 '母탄트라'로 전환되기에 이릅니다.
제일 먼저 성립된 '방편·부탄트라' 경전은
<비밀 집회(秘密集會) 탄트라>라고 부르는 경전입니다.
8세기 경에 이미 인도에서 성립되었습니다.
경전 내용은 <금강정경>에서 확립한
5불(五佛)에 의한 밀교 우주관의 사고를 근저에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금강정경>은 대일여래를 중앙에 두는데 반해
<비밀집회 탄트라>는 아촉불을 중앙에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5불은 각각 중생의 5온을 본질로 삼고 있으며,
5대 번뇌의 중생을 제도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중앙의 아촉불은 '식온(識蘊)'의 본질로서
화를 내는 분노의 번뇌 중생을 제도한다고 합니다.
둘째, 동쪽의 대일여래는 색온(色蘊)으로 몸을 대표하며,
무명 때문에 어리석음에 빠져 있는 중생을 정화합니다.
셋째, 남쪽의 보당불은 수온(受蘊)의 본질입니다.
아만과 교만에 빠져있는 중생들을 제도합니다.
넷째, 서쪽의 아미타불은 상온(想蘊)의 본질입니다.
탐욕으로 욕심에 빠져있는 중생을 제도합니다.
다섯째 북쪽의 불공성취여래는 행온(行蘊)의 본질입니다.
질투심 때문에 망언을 일삼는 중생을 제도한다고 합니다.
5불을 5온으로 대치한 것은
법계 자체인 5불과 5온의 복합체인 인간이
모두 본질에 있어서는 같음을 보이려고 한 것으로
즉신성불이 가능한 이론적 근거가 됩니다.
그리고, <비밀 집회 탄트라>에는
5불에 대한 샤크티(女尊)로
5명비(明妃)가 각각 배정이 되어 있습니다.
5명비는 사크티의 현현으로
남녀융합에 의해 성불의 경지를 드러내 보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법신이라는 영원한 실재로서의
활동을 일읕켜 보신,화신으로서 중생을 구제하는 부처님이
이 세상에 출현하는 것을 남존(5불)과 여존(5명비)의 결합을
매개로 하여 관상하는 관법을 통해 구현하려고 하였습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중생이 갖고 있는 자성청정심이나
자성청정심으로부터 일어나는 보리심의 구현이
부처님의 출생과 '하나'라고 생각하고 관상하는 것이 강조되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자기 신체로 상징되는 소우주에서
성스러운 세계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리들의 신체 속에 불보살이 강림하는 것을
명상해야 한다는 등의 생리적 요소가 강한 행법이 설해져 있습니다.
또한 '반야·母탄트라'만큼 현저하지는 않지만,
정신 집중의 도를 더 한층 높이기 위해서는
여성 동반자를 필요로 한다는 가르침이 여러 곳에 설해져 있습니다.
한편, 방편-부탄트라의 후기 밀교가 나타난 8세기 인도는
벵갈, 비하르, 북부오릿사 등 중인도와 동인도를 중심으로
'팔라 왕조'가 일어났습니다.
팔라 왕조의 역대의 왕들은 모두 열심히 불교,
특히 밀교를 보호하였습니다.
특히, 초기 3대의 고팔라, 다르마팔라, 데바팔라등 세 왕은
각각 오단티푸리, 비크라마쉴라, 소마푸라라는 대사원을 건립했습니다.
이들 사원을 중심으로 많은 밀교 수행자들이 모여
인도 후기 밀교의 최후의 광채를 발하였습니다.
2) 반야·母탄트라
'반야·모탄트라'는 母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밀교를 실천하는데 여성의 힘이 불가결하게 되어
소위 여성 상위의 밀교라고 할만합니다.
더우기 본존(주 부처님)에 해당하는 것은
'헤루카'라는 이름으로 총칭되는 존격이고,
손의 수와 얼굴의 수, 상대방 배우자의 상위에 근거하여
헤바즈라, 삼바라, 붓다칼팔라 따위의 고유명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헤루카는 푸른색 신체에다 나체형이며,
호랑이 가죽의 하의를 걸치고
세 개의 눈을 가지고 흰 뱀을 몸에 감고 있는 등
힌두교의 파괴의 신 쉬바의 이미지와 닮아 있습니다.
또한, 배우자를 필수로 삼고 있는 명비(明妃)도,
쉬바 신의 부인으로 후에는 실질적인 활동의 원동력으로서
쉬바 신 이상의 인기를 모았던 칼리 여신의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반야·모탄트라'에는 구체적으로 <헤바즈라 탄트라>,
<삼바라계 탄트라>등의 경전이 있습니다.
이 경전은 '헤바라즈'나 '삼바라'와 같은
대개 본존(주 부처님)의 이름으로 경전의 이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다만 여기에 설해진 만다라에서는
중앙에 명비(明妃)를 포옹하고 있는 주존을 제외하면
이를 둘러싸고 있는 외부의 만다라는
대부분 나체형의 '다카니'라는 여성신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반야.모탄트라>를 수행하는 탄트라 수행자는
비밀 집회 장소에 모여
이 집회를 주재하는 스승인 아사리의 지도를 받습니다.
경전에 설해진 만다라의 위치에 맞추어 앉아
성(性) 요가를 행하였고
이를 통해 법신(法身)과 대락신(大樂身)의 세계를 체험하려고 했습니다.
그 특징은 우선 성(性)의 집중력과 환희를
성스러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입니다.
3. 차크라 탄트라
한편, 성과 관련을 가지면서
다소 관점이 다른 또 하나의 특징으로서
'차크라'라는 생리적 행법이 있습니다.
'반야·모탄트라'에서는 우리들 신체를
부처님이 머무시는 거주처로 보는 불신관(佛身觀)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배꼽, 심장, 목구멍, 머리에
환희심을 본성으로 하는 네 부처님이 거주하신다고 믿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관법과 요가 수행을 통해
소우주와 대우주가 합일하는 체험을 통해 깨달음을 성취하려고 했습니다.
인체에는 가장 아래에 있는 회음으로부터 척추를 따라서
넷 또는 일곱 개의 '차크라'라는 신비적 중심층이 있으며,
3개의 맥관이 있다고 합니다.
탄트라 행자는 하타 요가를 닦아
맥관을 지배하고 회음의 쿤달리니를 각성시킵니다.
그래서, 최하부의 차크라로부터
'보리심'의 염력(念力)의 에너지를 점차 상승시켜
최고 존재와의 합일 체험을 체득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밀교 수행을 완성한 사람을
"성취자(siddha)"라고 불렀습니다.
4. 불이(不二) 탄트라
'불이 탄트라'는 밀교의 마지막 시기에 발전한 탄트라입니다.
다른 말로는 '칼라 차크라'라고 합니다.
kala는 시간(時), chakra는 수레바퀴(輪)의 의미입니다.
그래서, '시륜(시간의 수레바퀴) 탄트라'라고 부릅니다.
<비밀집회>를 대표경전으로 하는 방편.부탄트라와
<헤바라즈> 등을 대표경전으로 하는 반야.모탄트라의
두 가지 사상을 종합하는 입장에 서 있기 때문에
제3의 "쌍입불이(雙入不二) 탄트라"라고도 합니다.
불이 탄트라는 방편과 반야, 공과 자비, 대우주와 소우주의
불이(不二)를 설하는 탄트라입니다.
특히, 티벳에서 발전한 밀교입니다.
이슬람의 침입으로 인도 불교가 극심한 타격을 받았을 때
티벳으로 건너가 불교를 부흥시킨
'아티샤(Atisa Dipapamkara Srijnana, 980-1052)'가 있습니다.
아티샤는 칼라 차크라 탄트라의 승려로서
계율을 중시하는 사상을 갖고 있으며,
티벳 불교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칼라 차크라 탄트라의 경전에는 <최승본초불>이 있습니다.
'본초불(本初佛 : 본래부터 부처)'을 제목으로 내세우는 경전입니다.
인도 후기 밀교의 전통을 이어받은 티벳은
달라이라마 주재 하에 칼라 차크라 의식을 행합니다.
영원히 윤회하는 시간의 수레바퀴를 뜻하는
외형적인 칼라차크라는 모든 우주를 말합니다.
내면적인 칼라차크라는 바로 우리의 육체이며,
칼라 차크라 의식은 이 둘을 정화하기 위한 방편입니다.
이러한 방편은
공과 보리심, 자비심을 바탕으로 한
깊은 사색과 명상을 하면서 만다라를 그리고
우주적인 에너지를 형상화하는 의식입니다.
티벳 밀교의 가장 중요한 의식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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