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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일본 관동 지방 여행(15) - 가마쿠라 동경사(도게이지)

by 아미타온 2025. 9. 12.

< 일본 관동 지방 여행(15) - 가마쿠라 동경사(東慶寺,도게이지) >

 

 

1. 가마쿠라 커피

 

멀리 나가노를 다녀와서

곤하게 잠을 잤습니다.

 

오늘은 오전에 가마쿠라 안 가본 곳을 가보고

오후에는 요코하마를 본격적으로 돌아볼 예정입니다.

 

숙소 호텔 역에서 JR 요코하마 역에 와서

JR 요코하마 역에서 동해도선 특급 열차를 탔습니다.

 

JR 오후네 역에서 환승해서

JR 기타(北) 가마쿠라 역에 내렸습니다.

 

JR 기타 가마쿠라 역 주변에는

일본 선종 사찰이 많아서 가 볼 생각입니다.

 

엔가쿠지와 겐초지 방면이 아니라,

기차길을 건너 반대 방향을 택했습니다.

 

 

철길 반대편 기타 카마쿠라 역사 쪽에

오래된 카페가 하나 있습니다.

 

9시가 넘은 이른 시간인데도 문을 열었습니다.

 

 

커피 한잔 마시며 커피 한잔의 여유를 가졌습니다.

 

커피가 아주 맛있었습니다.

 

 

2. 동경사(東慶寺)

 

제일 먼저 향한 곳은 동경사(東慶寺)입니다.

일본 말로는 '도게이지' 라고 합니다.

 

가마쿠라 비구니 스님 도량 중에서는 제일 큰 절입니다.

 

가마쿠라 막부의 쇼군인 호조 도키무네의 아내가 세운 절입니다.

 

호조 도키무네는 송나라에서 온 선종 스님께 귀의하여

말년에 스님이 되었고 엔가쿠지에 화장하고 유골을 모셨습니다.

 

쇼군의 아내가 남편을 많이 사랑했나 봅니다.

 

엔가쿠지 맞은편에 절을 짓고 비구니가 되어 남편의 명복을 빌면서

세운 것이 동경사의 시초입니다.

 

기찻길 건너편에 선종 대찰인 엔가쿠지가 있습니다.

 

 

동경사 또한 참선하는 선종 사찰입니다.

 

들어가는 입구가 아주 소박한 초암 지붕으로 되어 있습니다.

 

고즈넉한 풍경이 아주 좋습니다.

 

입구에 매표소가 있는 걸로 봐서

예전에는 매표를 하고 입장한 것 같은데,

지금은 매표를 하지 않고 문을 개방하고 있습니다.

 

 

입구에는 '대본산 엔가쿠지 산하 백관음 영장 도량'이라고 되어 있고,

'수행하는 도량이니 참배하실 분만 들어와 참배하십시요"라고 되어 있습니다.

 

관음 신앙 도량이면서 참선하는 선종 도량인데,

수행 환경을 위해 관광객을 받지 않고 참배객만 받는 도량입니다.

 

사람들로 붐비는 가마쿠라의 사찰들은 돈은 많이 벌지 모르지만,

수행 환경은 갈수록 나빠질 것입니다.

 

수행 환경을 위해 관람료를 포기한 도량이라서 신선했습니다.

 

 

소박한 산문에서 바라본 동경사입니다.

 

긴 참배로를 따라 양 쪽에 푸른 나무들이 가득해서

눈이 시원합니다.

 

산사에 온 듯한 정갈함이 있습니다.

 

 

3. 우메보시

 

동경사에서 반찬으로 쓸

우메보시(매실 절임)를 말리는 모습입니다.

 

 

우리 나라 산사에 가을에 가면

곶감을 말리는 모습을 볼수 있느데,

일본에서도 이런 소박한 모습이 참 좋습니다.

 

 

4. 본당

 

불보살님을 모신 동경사 본당입니다.

 

왼 쪽에는 석탑이 있고,

오른쪽에는 스님들 요사채가 있습니다.

 

작지만 단아한 법당입니다.

여름이라서 시원하게 문을 열어 놓았습니다.

 

 

법당 중앙의 '바라밀'이라는 현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대승 불교의 '6바라밀'을 상징합니다.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반야 의 6바라밀로

중생들을 고통의 언덕에서 평안의 언덕으로 건너게 하는

바라밀의 보살도를 잊지 말라는 가르침이라고 생각합니다.

 

참선을 하는 선종 수행자라도

대승 불교의 본질은 바라밀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는 경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본당에는 석가모니 부처님을 본존으로

동경사의 조사 스님들이 협시하여 모시고 있습니다.

 

 

가마쿠라에 여러 명찰들이 많아서

동경사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

조용한 산사에 온 듯한 평화로움이 있습니다.

 

오늘은 동경사 본당에서

법화경 20분 독송하고

염불 기도를 했습니다.

 

차분한 법당에 홀로 앉아

부처님께 기도드리니

마음에 평안함이 밀려옵니다.

 

 

5. 여인 구제의 도량

 

동경사 요사채입니다.

비구니 스님이 거주하는 곳입니다.

 

동경사의 조사 스님은 일본 고다이고 천황의 딸로서

출가한 비구니 스님이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비구니 스님들의 참선 도량으로

가마쿠라에서 유명한 사찰이 동경사입니다.

 

임제종 엔가쿠지 파 사찰입니다.

 

가마쿠라에는 5대 여승 사찰이 있다고 하는데,

동경사가 2위 사찰이라고 합니다.

 

동경사는 여인 구제의 사찰로도 유명합니다.

 

옛날 일본 에도 시대에 남자는 마음대로 이혼할수 있었지만,

여자는 남자의 동의를 받은 이혼장이 있어야 이혼할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 시절에 이혼하려는 여자들이  동경사로 도망해 와서

3년이 지나면 이혼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손녀이자 히메지 성의 히메였던

센 히메는 두 남편이 죽고 홀로 남았을 때

말년을 가마쿠라의 동경사에서 보냈다고 합니다.

 

도쿠가와 쇼군의 명령과 함께

천황의 딸이 창건한 유서 깊은 절로

이혼하려는 여인 구제의 명령을 누구도 어기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혼하려는 여인이 도망와서

짚신 한짝이라도 동경사 대문에 던져버리면

뒤쫓아온 남편이나 추적자들이 그녀를 잡아가지 못했다고 합니다.

 

 

6. 절연(絶然) 의 절

 

동경사는 이혼하려는 여인들을 위한 구제의 절,

바라밀의 절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경사를 일본에서는 '절연(絶然)의 절'이라고 합니다.

이혼하여 인연을 끊는 절이라는 뜻입니다.

 

좋은 사람과 만나는 결연(結然)도 쉽지 않지만,

싫은 사람과 헤어지는 절연(絶然) 또한 쉽지 않습니다.

 

잘 만나고, 잘 헤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아무튼 동경사에 온 많은 여인들은

출가하여 비구니 스님 수행자가 되거나,

이혼하여 새로운 인연을 만나 재혼하거나,

아니면 절에서 일을 하면서 살든지

싫은 남편과의 인연을 끊고 새로운 인연을 맞이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동경사는 일본 영화의 한 소재가 되었다고 합니다.

 

<뛰어드는 여자와 뛰어 나가는 남자>라는

2015년도 개봉된 영화가 동경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남자와 이혼하기 위해 동경사로 뛰어드는 여자와

동경사에서 뛰쳐 나가려는 남자의 애환을 그린 영화라고 합니다.

 

우리 나라 조선 시대에 유교적 가치관으로

정절을 강요받던 많은 여인들의 애환처럼

일본 에도 시대에도 여성의 애환과 고통은 많았는가 봅니다.

 

다음에 이 영화를 한번 보면서

동경사의 추억을 되살려 보고 싶습니다.

 

 

본당 옆에는 작은 박물관이 있습니다.

 

관세음보살상을 봉안해 놓은 작은 박물관입니다.

 

박물관을 보고 길을 따라 산쪽으로 올라갔습니다.

 

 

7. 동굴 묘지

 

고다이고 천황의 공주로서

가마쿠라 동경사에 출가하여

최초로 동경사의 개산조 스님의 묘가 있습니다.

 

 

바로 저 작은 동굴입니다.

 

가마쿠라는 작지만 험준한 산들로 되어 있어

저렇게 작은 동굴이 많다고 합니다.

 

저 작은 동굴에 묘지를 조성하는 것이

가마쿠라 전통이라고 합니다.

 

동경사에는 교토 철학의 길로 유명한 니시다 기타로의 무덤도 있다고 합니다.

교토의 철학자지만 고향이 가마쿠라 쪽이었던 것 같습니다.

 

 

작은 동굴 속에 소박하지만 정갈하게 

동경사의 개산조 비구니 스님의 유골을 모시고 있었습니다.

 

작은 감동을 주는 묘소였습니다.

 

 

관음도량답게 관세음보살님 석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푸른 풀과 이끼 속의 관세음보살님이 푸르러 보입니다.

 

 

동경사는 춘하추동 꽃이 피는 예쁜 절로 유명합니다.

 

주황색 꽃이 예쁘게 피었습니다.

 

 

8. 동경사의 추억

 

저는 30여년전 일본에 처음 왔을 때

가마쿠라에 왔던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동경사에 들렀었습니다.

 

그 때는 1월 초 겨울이었는데,

눈쌓인 동경사였습니다.

 

그런데, 눈쌓인 나무에 새들이 먹으라고 귤을 반쪽으로 잘라서

걸어 놓은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겨울에 먹을 것이 없는 새들을 위한 작은 자비지만,

눈쌓인 나무 위에 걸린 귤 반 조각이 참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그 때와는 다른 계절이지만,

푸르름 가득한 여름에 동경사를 다시 찾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다시 천천히 동경사를 내려옵니다.

 

 

동경사 입구에서 한 서양인 가족을 만났습니다.

 

내가 일본인인줄 알았는지, 길을 물어 보았습니다.

 

산길로 가마쿠라 대불까지 가는 길이 있다는데,

입구가 어디인지 아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저는 잘 모른다고 대답하고,

혹시 기타 가마쿠라 역 입구에서 받은

가마쿠라 지도에 나오는가 싶어서 찾아보았습니다.

 

가마쿠라 대불까지 걸어서 가는 길이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가마쿠라 지도를 주었더니

많이 고마워하면서 동경사로 올라갔습니다.

 

 

가마쿠라에는 서양인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 한여름에 산을 넘어 가마쿠라 대불까지 가려고 하니

역시 서양인들은 체력이 좋습니다.

 

좋은 여행을 하기를 기원하며

저는 동경사 바로 옆에 있는 정지사(淨智寺)로 발길을 돌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