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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일본 관동 지방 여행(16) - 가마쿠라 조치지(淨智寺)& 주후쿠지(壽福寺)

by 아미타온 2025. 9. 13.

<일본 관동 지방 여행(16) - 가마쿠라 조치지(淨智寺)& 주후쿠지(壽福寺)>

 

 

 

1. 정지사(淨智寺)

 

동경사 바로 옆에 있는 정지사(淨智寺)입니다.

'맑은 지혜의 절'이라는 뜻입니다. 

 

일본 말로는 '조치지'라고 합니다.

 

엔가쿠지(원각사)파 선종 사찰이며,

가마쿠라 5대 선종 사찰 중 4위의 사찰이라고 합니다.

 

입장료는 300엔인데,

작지만 아담하고 예쁜 절이었습니다.

 

특히, 숲길을 따라 올라가는 계단길이 참 예뻤습니다.

 

일본 가마쿠라 막부 쇼군이 사랑하는 아들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1281년에 세워 졌습니다.

 

당시에는 중국 송나라에서 온 선종 스님들이 많아서

종루와 본당의 모습에서 "송(宋) 스타일"이라는

당시 중국 송나라 선종 스타일의 산사를 느낄수 있는 절입니다.

 

 

2. 보소재근(寶所在近)

 

소박한 산문에는 '보소재근(寶所在近)'이라는 글씨가 있습니다.

 

'보소'는 '부처님이 계신 보배로운 장소'라는 뜻입니다.

'재근'은 '여기 가까이 있다"는 뜻입니다.

 

즉, 부처님 계신 곳이 가까이 있으니,

여기서 마음의 평안을 찾으라는 뜻입니다.

 

이제 부처님을 모신 도량이니

그 마음을 맑고 청정하게 잘 갖고 들어가야 하겠습니다.

 

 

나무가 우거진 숲에

고즈늑한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조용한 산사 같은 분위기가 참 좋습니다.

 

 

평화로운 계단길입니다.

 

 

3. 산거유승(山居幽勝)

 

계단길을 올라가면 종루문이 나옵니다.

 

'산거유승(山居幽勝)'이라는 현판이 있습니다.

 

'산 속에 사는 것이 그윽하고 수승하다'는 뜻입니다.

 

즉, 산 속에 사는 선승의 삶에 대한 지극한 만족을 드러낸 표현입니다.

정지사 절은 소박한 암자 생활을 좋아하는 스님에게는 참 좋은 절일 것 같습니다.

 

종루문이 참 예쁘게 생겼습니다.

송나라 풍의 소박한 종루 문이라고 합니다.

 

종루문은 종이 있는 2층 홀을 겸한 산문입니다.

 

1층은 산문이고, 2층은 예쁜 꽃모양 창이 있고 종이 걸려 있습니다.

 

멋집니다.

 

 

종루문을 올라가면

정면에는 세계 평화를 바라는 비석이 있고,

오른편에 대웅전 격인 본당이 있습니다.

 

 

4. 본당(담화전)

 

본당입니다.

독특한 송나라 스타일의 전각입니다.

 

멋집니다.

법당 이름이 '담화전'입니다.

 

'담화'는 3천년만에 한번 핀다는 '우담발라 꽃'을 말합니다.

'부처님을 만나 뵙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뜻입니다.

 

그 만나기 어려운 부처님을 만났으니 잘 예경드리라는 뜻입니다.

 

법화경 27품 <보장엄왕본사품>에 나오는 말씀이 생각납니다.

 

부처님 만나뵙기가 어렵고

불법 만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담화전 안에는 세 분의 부처님이 모셔져 있습니다.

 

그리고 양 옆으로는 정지사의 조사 스님이 함께 모셔져 있습니다.

 

본존 3존불은 석가모니 부처님, 아미타 부처님, 미륵 부처님입니다.

 

 

15세기 일본 무로마치 막부 시절에

조성한 부처님이라고 하는데,

옷자락을 길게 늘어뜨린 독특한 모습입니다.

 

선정인을 하고 살아계신 듯 표정이 섬세합니다.

참으로 멋지고, 위엄에 넘칩니다.

 

 

그 옆에 계신 선사입니다.

 

정지사를 창건한 조사 스님으로 보입니다.

 

 

그 옆에 계신 분은 정지사를 창건할 때

보시를 한 분이라고 생각됩니다.

 

가마쿠라의 고찰에 와서

정갈한 법당과 멋진 부처님을 뵈니

참 잘 왔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평화로워집니다.

 

 

그리고, 경내에 이끼와 나무, 화원이 있는 작은 길이 있습니다.

 

 

5. 서원(書院)

 

서원(書院)입니다.

 

참선하고 공부하는 장소입니다.

 

내부는 들어갈수 없어서 밖에서 바라보았습니다.

 

초가 지붕의 소박한 외관과 정원이 모두 아름답습니다.

 

 

내부는 현대식입니다.

 

저런 서원에서 공부하면 공부가 잘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작은 관음당이 있습니다.

 

멋진 관세음보살님이 계셔서 인사드렸습니다.

 

 

6. 야구라

 

대나무 숲 사이로 동경사에서 보았던 작은 굴이 있습니다.

 

부드러운 가마쿠라 돌 더미를 파서 만든 굴을 '야구라'라고 합니다.

 

야구라는 당시 스님들이 토굴 수행을 위해 사용하기도 하고,

부처님을 모시며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의 무덤으로도 사용했습니다.

 

 

삼존불을 모신 야구라 입니다.

 

부처님 광배에는 발원눈이 적혀 있습니다.

 

야구라에 유골을 안치하고,

불보살님들의 가피를 기원했던 것입니다.

 

 

 

성 관세음보살님의 포즈입니다.

 

정지사는 쇼와 시대 초기부터 문화계 인사들의 사랑을 받아온 절이랍니다.

 

영화감독 오즈 야스지로와 일본 화가 오구라 유카메의 고향이기도 해서

사원 경내의 묘지에는 문인이나 예술가들의 묘소가 많다고 합니다.

 

 

큰 두더지 상도 있습니다.

 

야구라를 지켜주는 수호 두더지인 모양입니다.

 

 

묘소를 따라 작은 길이 있습니다.

 

 

7. 휴식소

 

휴식소입니다.

 

휴식소에는 방석이 있어

쉬면서 좌선을 할 수 있습니다.

 

 

호흡과 마음에 집중하여

평안하게 좌선을 하라는 포스터가 붙어 있습니다.

 

쉬면서 차분하게 호흡에 집중해서 가볍게 좌선을 해 보았습니다.

 

 

서원 입구로 들어가는 문이 나옵니다.

 

 

서원 내부는 들어갈 수 없지만,

마당에서 서원을 한번 둘러 보았습니다.

 

 

정지사에서 가마쿠라 역으로 가는

하이킹 코스가 있습니다.

 

예전에 어떤 드라마에서 두 남녀가

가마쿠라의 산을 하이킹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가마쿠라는 앞에는 바다가 펼쳐져 있고,

뒤에는 해발 100m내외의 작은 산들이 막고 있어

지형적으로 방어에 용이하게 때문에

사무라이들이 가마쿠라에 막부를 만든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가마쿠라 역까지 2km 정도의 하이킹 코스라서 한번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걸었습니다.

 

 

8. 겐지야마(源氏山)

 

제가 하이킹한 산 이름은 겐지야마(源氏山)입니다.

 

겐지야마는 가마쿠라 막부를 처음 만든

겐지(源氏) 가문의 조상이 살던 별장이 있던 산이라고 합니다.

 

 

하이킹 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해발 100m라서 많이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무더위 속에서 산행하느라 땀은 많이 났지만,

이열치열 한다고 생각하고 잘 걸었습니다.

 

 

가마쿠라의 작은 산이라도 하이킹을 하니

진정한 가마쿠라를 느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옛날 가마쿠라의 사무라이들은

이 산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가마쿠라를 방비하고 무예를 연마했을 것입니다.

 

 

정상 부근에 이르자 저 멀리 가마쿠라의 민가가 보입니다.

 

가마쿠라 북쪽의 100m급 산들이 이런 지형인지를 알게 되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다음에는 저도 동경사에서 만났던 서양 사람들처럼

가마쿠라에 숙박하면서

대불 부처님 절까지 하이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9. 미나모토노 요시토모

 

산을 내려오는 길에 겐지야마 공원이 있습니다.

 

겐지야마 공원에는

가마쿠라 막부를 처음으로 세운

미나모토노 요시토모 의 좌상이 있습니다.

 

그저께 가마쿠라 시내에서 참배했던

츠루가오카 하치만궁 신사에 모셔진

바로 그 쇼군입니다.

 

일본 최초의 무사 권력인

가마쿠라 막부를 만들어

일본을 사무라이의 나라로 만든 장본인입니다.

 

가마쿠라의 산을 건너오며

가마쿠라 막부의 수장과 마주하니 반갑습니다.

 

 

내려가는 길도 험준합니다.

 

이와 같은 난코스도 나옵니다.

 

저 입구에서 지키면

그야말로 일당백일 것 같습니다.

 

이런 지형적 특징 때문에

가마쿠라가 수성에 용이한 지형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구멍을 파서 조성한 동굴들도 눈에 띕니다.

 

 

10. 주후쿠지(壽福寺)

 

산을 내려오자 주후쿠지(壽福寺)라는 절이 나옵니다.

 

이 절도 유서깊은 절입니다.

 

가마쿠라 겐초지(건장사) 파의 큰 절로서

가마쿠라 선종 5산 중 3위에 해당하는 절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겐초지(건장사), 엔가쿠지(원각사) 다음으로 큰 절입니다.

 

주후쿠지는 가마쿠라 막부의 초대 쇼군인 미나모토노 요리토모의

아내로 일본에서 여장부로 유명한 호조 마사코가 세웠고,

그녀의 묘지가 있다고 합니다.

 

원래 가마쿠라는 호조 마사코의 친정 가문인 호조 가문의 영지였습니다.

 

미나모토노 요리토모가 교토에서 유배와서 그를 감시했는데,

그 딸인 호조 마사코가 미나모토노 요리토모를 사랑해서 몰래 결혼을 했고,

나중에 미나모토노 요리토모가 거병을 하자 호조 가문이 군사를 동원하며 가장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니 가마쿠라 막부에서 처가 집안인 호조 가문의 힘이 강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호조 마사코는 카리스마 있는 여걸로 유명해서

남편이 죽은 후 천황의 군대가 쳐들어오자

동요하는 가마쿠라 막부군을 설득시켜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그 이후 어린 쇼군들이 변변치 않자

호조 가문은 자신들이 직접 쇼군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가마쿠라 막부는 처가 집안인 호조 가문이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약육강식의 사무라이 권력입니다.

 

 

경내는 관람 불가입니다.

 

그리고, 이 절은 호조 마사코가

중국 송나라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에이세이(영서)에게 귀의하여 절을 세운 곳입니다.

 

에이세이는 나중에 교토로 진출하여 겐닌지를 세웠고,

일본 최초로 '임제종'의 선종을 일본에 소개한 스님입니다.

 

일본에서는 중국에서 차를 가져와 차를 보급한 스님으로도 유명합니다.

 

우리 나라는 신라 후기 때 선종이 들어와 9산 선문으로 정착되었지만,

일본의 선종은 우리 나라보다 300년 후인 1100년대부터 보급됩니다.

 

워낙 쿠카이와 사이초 스님의 밀교가 대중들에게 인기가 있어서

선종이 들어왔어도 일본 귀족이나 민중들의 신앙과는 맞지 않았던 것이지요.

 

그런데, 에이사이가 호조 마사코의 귀의를 받고

가마쿠라에서 사무라이들을 대상으로 전법에 성공하면서

오늘날 교토에 볼수 있는 멋진 정원의 선종이 보급된 것입니다. 

 

 

주후쿠지의 정식 이름은 '수복 금강선사'입니다.

 

그냥 수복사인줄 알았는데,

정식 이름은 '수복 금강선사'입니다.

 

이번 수련회를 마치니

'수복(壽福)'과 '금강(金剛)'의

선(禪)의 도량이라는 말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가마쿠라는 가마쿠라 막부를 만든

사무라이(무사)들의 고향입니다.

 

용맹, 의리, 충성을 모토로 주인을 위해

전장에서 살인을 해야하는 사무라이들입니다.

 

현실의 세계에서 직업적으로 죽고 죽이는 업을

계속해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주인을 위해, 나라를 위해 살인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죽고 죽이는 업을 그만두지 않는 한 구원받을 수 없다고 한다면

이들 사무라이들이 현실적으로 구원 받을수 있는 길은 없을 것입니다.

 

나라를 지키고 백성을 지키려면 적에 대한 살인은 피할 수 없습니다.

 

이 세계는 극락이 아니라, 사바 세계입니다.

 

이들 사무라이에게 무도한 살인이 아니라,

사무라이로서의 정의로운 의무를 다하면서

부처님의 불법의 가치와 구원의 길을 열어주어야 합니다.

 

'금강'은 그 어떤 번뇌나 동요 없는

날카롭고 단호하고 강력한 나의 길입니다.

 

'생사일여'의 선종의 가르침과 철학이

사무라이에게 '금강심'의 마음을 목표로

금강과도 같은 정의의 칼을 휘두르는 것으로

구원의 길을 제시했다고 생각합니다.

 

무도한 살인마에게 복수하는 길도

불법의 길입니니다.

 

불법과 자비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를

자신의 내면을 통해 고뇌하여

그 선택을 금강심으로 바루어서

번뇌없는 단호함 속에서 행동하는 것이

무인(武人)의 금강의 세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드디어 반가운 도로가 나옵니다.

 

가마쿠라의 한 여름을 하이킹까지 하면서

뜨겁게 보내었습니다.

 

아무튼 이번 일본 여행에서

가마쿠라 5산 중에 선종 1위~4위까지의

도량을 다 볼 수 있어 행운이었습니다.

 

이렇게 선종 도량을 보고 가마쿠라 역으로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