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 청계사>
1. 청계사의 창건
경기 남부에는 ‘한남 정맥’이라는
산줄기가 지나고 있습니다.
과천, 안양, 의왕, 수원 주변으로
청계산, 관악산, 광교산 등
500~700m대의 멋진 산이 있습니다.
의왕의 청계산(618m)에 자리잡은 청계사.
청계사는 통일 신라 시대 때 창건된 천년 고찰입니다.
청계사는 고려 충렬왕 때(1284년)
고위 관직인 시중 벼슬을 지냈던 조인규가
자신의 사재를 털어 집안의 원찰로 중창했습니다.
그 후 100여명의 수도승이 정진하던 도량으로
조선 시대까지 명맥을 유지했습니다.
2. 경허 선사의 출가 도량
그리고, 우리나라 선(禪)불교의 중흥조라 불리는
경허 선사(1849~1912)가 청계사로 출가했습니다.
경허 선사는 전주에서 태어났지만,
어릴 때 아버지를 잃고 집안 형편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그러자, 불심이 깊었던 어머니는 이전부터 알고 지내던
청계사 계허 스님께 어린 경허를 보내어 9살 때 동진 출가하였습니다.
경허 선사는 청계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었고,
20대 이후에는 계룡산 동학사 강원에서
경전을 설하는 명강사로 이름을 떨쳤습니다.
경허 선사가 30살 때 옛 은사인
계허 스님이 그리워 청계사로 오다가
천안 부근에서 콜레라(괴질) 전염병에 걸린 마을을 지나게 됩니다.
전염병으로 시체가 나뒹구는 죽음의 현장에서
경허 선사는 큰 공포에 휩싸이게 됩니다.
평소 경전을 설할 때 “생사가 일여하다”고 설했는데,
전염병의 현장에서 죽음의 문제와 직면하게 된 경허 선사는
이제까지 자신의 설법이 주둥아리 놀림임을 깨닫게 됩니다.
이후 동학사 강사 자리를 집어 던지고,
암자에 들어가 치열하게 화두를 틀고 앉아
마침내 끝장을 보고 견성하게 됩니다.
이후 경허 선사는 충청도를 중심으로 선풍을 휘날리며
만공, 혜월, 수월 등의 제자들을 키워내어
오늘날 한국 선불교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절 입구에 경허 선사와 그 가르침을 이은
제자분들의 부도를 모신 승탑이 있으며
예배하며 경허 선사의 삶을 돌이켜 보는 것도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직면의 순간을 맞이하여 끝장을 보고자
발심하고 치열하게 수행하여 생사의 문제를 해탈한
경허 선사의 수행 스토리는 큰 감동을 줍니다.
청계사에 오면 경허 선사가 출가한 도량으로
청계산 자락을 뛰어다니던 어린 경허의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3. 극락보전
청계사의 가장 중심 법당은 극락보전입니다.
아미타 부처님과 대세지보살님, 관세음보살님의
삼존불을 모시고 있습니다.
경허 선사의 은사인 계허 스님은 어린 경허에게
매일 108배를 시켰다고 합니다.
경허 선사는 극락보전에서 아미타 부처님께
예불과 기도를 통해 불심을 길렀을 것입니다.
극락보전의 아미타 삼존불은 보물로 지정될 정도로
멋진 상호의 불보살님입니다.
아미타 부처님은 하품하생인을 하고 계시고,
유난히 긴 눈과 온화한 얼굴로 우리를 맞이해 주십니다.
대세지 보살님은 아미타 부처님과 많이 닮았고,
관세음보살님도 포근한 상호입니다.
청계산의 맑은 기운이 감도는 극락보전에서
아미타 삼존불의 온화한 상호에 집중하며
<나무아미타불> 염불 기도를 올리면 마음이 평안해 집니다.
4. 금고
극락보전에는 쇠로 만든 북인 금고(金鼓)가 있습니다.
금고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 있습니다.
聞鐘聲 煩惱斷 智慧長 菩提生
(문종성 번뇌단 지혜장 보리생)
이 종소리 듣는 이여,
번뇌를 끊고
지혜는 자라나서
속히 깨달음을 얻고,
離地獄 出三界 願成佛 度衆生
(이지옥 출삼계 원성불 도중생)
지옥세계 떠나며,
삼계를 벗어나서
부처를 이루어
중생을 제도하소서.
우리가 극락에 왕생하려는 이유 또한
저 게송처럼 번뇌에서 벗어나 해탈하고,
성불하여 중생들을 구제할 수있는 길을 가기 위해서입니다.
종소리가 마음을 치듯이 내 염불 소리가 마음을 울려서
저 게송처럼 살아가기를 염원해야 할 것입니다.
5. 극락보전 주련
극락보전 건물은 조선 후기에
조성된 정갈한 법당입니다.
극락보전에는 아미타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는
게송을 적은 주련이 걸려 있습니다.
極樂堂前滿月容 (극락당전만월용)
서방정토 극락세계 만월같은 아미타불.
玉毫金色照虛空 (옥호금색조허공)
금색몸과 옥호광명 허공세계 비추시네.
若人一念稱名號 (약인일념칭명호)
누구나 일념으로 아미타불 부르오면,
頃刻圓成無量功 (경각원성무량공)
찰나간에 무량공덕 원만하게 이루리라.
아미타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한 멋진 게송입니다.
저 게송처럼 우리가 아미타 부처님을 생각하며
그 명호를 염불하면 아미타 부처님은 그 소리를 다 들으시고
우리와 극락에서 함께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6. 지장전과 지장보살님
극락보전 옆에는 지장전이 있어
지장보살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지옥 중생들을 제도하시고,
악업을 저지른 중생들의
참회를 받아주시는 지장보살님입니다.
수많은 생을 살아오면서 알게 모르게 저지른
모든 죄업을 지장보살님께 참회하고
극락보전에 올라 아미타 부처님을 친견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극락전 바로 옆에 지장전이 있는 절이 많은데,
그 이유는 바로 죄업 참회(지장전)와
왕생 발원(극락전)을 함께 해 나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7. 축대
극락보전과 지장전 아래 마당에는
화강암으로 바닥을 깔고,
축대에는 부처님 8상성도와 천인 공양상이
아름답게 조각되어 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어떻게 성불하셨는지를 생각하고,
부처님을 향한 사랑과 공경에서 공양을 올리는
천인들의 환희로움을 잘 느낄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 공간은 많은 대중들이 운집하여
법당이 비좁을 때 야단법석의 장이기도 하고,
넓은 공간에서 편안하게 기도하라는 배려이기도 합니다.
축대 위에 서 있는 위엄있는 극락보전의 아미타 부처님을 향해
정갈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아미타 부처님과 호흡할 수 있는 좋은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8. 동종
극락보전과 지장전 사이에 동종(銅鐘)이 있습니다.
동종은 보물 문화재로 사인 비구가 1701년에 조성했습니다.
이 스님이 만든 종만 11개가 보물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대단한 범종 장인입니다.
9. 와불
지장전 옆에 있는 와불.
20년 전에 조성해 모셨는데,
이제는 청계사의 자랑이 되었습니다.
와불은 부처님 열반의 모습입니다.
와불 부처님께 기도하며
부처님의 열반의 의미를 새겨보시기 바랍니다.
청계사!
크지 않지만,
청계산 맑은 기운 속에 정갈하게
기도하기 좋은 도량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튜브 극락회상 - 의왕 청계사>
https://youtu.be/5UU1_-mGmjY?si=eiipU5TTPVKrbKU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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