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용주사>
1. 정조 대왕과 용주사
수원 화성에 있는 용주사.
용주사는 조계종 제2교구 본사로
경기 남부권에서 제일 큰 도량입니다.
용주사는 854년 신라 문성왕 16년
염거 화상이 창건한 갈양사의 옛 터에 창건한 사찰입니다.
조선 22대 정조 대왕은 아버지 사도 세자의 능을
화성 화산으로 옮기면서 용주사를 다시 일으켜 원찰로 삼았습니다.
정조 대왕은 28살의 젊은 나이에
부왕 영조에 의해 뒤주에 갇 채 8일만에 숨을 거둔
사도세자의 영혼이 구천을 맴도는 것 같아 괴로워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보경 스님으로부터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 설법을 듣고
크게 감명 받아 부친의 넋을 기리기 위해
경기도 양주에 있던 부친의 묘를 천하 제일의 길지라는
이곳 화성 화산(花山)으로 옮겨와 현륭원(뒤에 융건릉으로 승격)이라 했습니다.
그리고, 보경스님을 팔도 도화주로 삼아
현륭원 옆에 절 지어 능사(陵寺)로서
비명에 숨진 사도 세자의 능을 수호하고
극락 왕생을 발원했다고 합니다.
정조 대왕은 절의 낙성식 날 꿈에서
용이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꿈을 꾸고 ‘용주사(龍珠寺)’라고 했습니다.
2. 홍살문
용주사 입구에는 홍살문이 있습니다.
홍살문은 왕실의 능(陵), 원(園), 묘(廟). 궁궐 .관아 등의
정면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세워 경의를 표시하는 문입니다.
용주사에 홍살문이 있는 이유는
정조 대왕이 사도 세자의 명복을 빌기 위해 용주사에
호성전(護聖殿)을 건립해서 사도세자의 위패를 모셨기 때문입니다.
3. 대웅보전
용주사는 정조 대왕의 원찰(願刹)로서
궁궐 양식으로 전각이 배치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용주사의 가장 중심 전각은 1780년에 조성한 대웅보전입니다.
대웅보전은 보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석가모니 부처님, 아미타 부처님,
약사여래 부처님의 세 부처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세 부처님 뒤의 후불탱화는
단원 김홍도가 그렸다고 하는데,
서구적인 음영의 독특한 느낌의 후불탱화입니다.
가엾게 돌아가신 아버지의 극락 왕생을
간절히 발원하며 용주사를 세운
정조 대왕의 마음 세계를 생각하며
먼저 가신 부모님의 극락왕생을 기도하면 좋은 장소입니다.
4. 천불전
대웅전 바로 옆에는 천불전이 있습니다.
천불전은 비로자나불, 석가모니불, 아미타불의
삼존불에 천불의 부처님을 봉안하고 있는데,
차분하게 기도드리면 좋은 기도터입니다.
천불전 이외에도 용주사는 지장전, 관음전, 산신각 등
여러 전각들이 있어 각자가 신앙하는
불보살님께 차분하게 기도드리면 좋습니다.
5. 부모은중경과 효행 본찰
사도 세자와 정조 대왕의 스토리텔링이 있는
용주사는 ‘효행 본찰(孝行本刹)’로 불립니다.
용주사에는 <부모은중경탑>이 있습니다.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은 특별히
어머니의 10가지 은혜를 설하고 있습다.
(1) 자식을 잉태하고 열달간 길러주신 은혜
(2) 해산함에 있어서 고통을 받으신 은혜
(3) 자식을 낳고서야 근심을 잊으신 은혜
(4) 자식 위해 쓴 것은 삼키고 단 것은 뱉어서 먹여주신 은혜
(5) 진자리에 아기를 누이고 젖은 자리에 스스로 누우신 은혜
(6) 젖 먹이고 사랑으로 길러주신 은혜
(7) 더러운 것을 깨끗하게 씻어주신 은혜
(8) 자식이 멀리 떠나가면 근심걱정하는 은혜
(9) 자식을 위해서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으시는 은혜
(10) 죽을 때까지 자식을 염려하고 사랑해주시는 은혜
가 바로 어머님의 10가지 큰 은혜입니다.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뉘시며~’로 시작하는
‘어머니 은혜’는 바로 <부모은중경>을 모티브로 작사한 노래입니다.
용주사에 가면 부모님 은혜에 감사하며 효행의 마음을 잘 새기며
선망 부모의 극락왕생을 기도하면 좋습니다.
아울러 용주사 바로 옆에 있는 융건릉(사도세자와 정조 대왕의 왕릉)을
함께 참배하시면 더욱 좋습니다.
6. 승무
한편, 용주사는 우리가 잘 아는 조지훈 시인의
<승무>라는 시의 무대가 된 곳입니다.
1938년 중앙전문학교 교수였던 조지훈은
용주사의 밤에 어느 비구니 스님의 승무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아<승무>라는 아름다운 시를 썼다고 합니다.
<승무>를 읽어보며 조지훈 시인이 느낀 한밤중의
고요한 용주사의 정취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승무(僧舞)>
조지훈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에 황촉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훠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인 양하고
이 밤사 귀뚜라미도 지새는 삼경인데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유튜브 극락회상 - 화성 용주사>
https://youtu.be/gryXmtRyx-g?si=j9V_ClOcBh19jxV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