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보덕사>
1. 흥선대원군과 보덕사
예산 보덕사(報德寺).
보덕사는 비구니 스님 도량입니다.
보덕사의 창건에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습니다.
왕에 대한 야심이 강했던 흥선대원군은
충청도 가야산 가야사 자리가
2대에 걸쳐 왕이 나오는 명당이라는 지관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흥선대원군은 사람을 시켜 가야사를 불지르고,
그 자리에 자신의 아버지 남연군의 묘를 이장하였습니다.
조선 시대 불교는 억압받고 승려는 천민의 신분이었기 때문에
눈 뜨고 당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철종이 후사가 없이 죽자 흥선대원군은
대왕대비와 결탁하여 자신의 아들을 고종으로 즉위시켰습니다.
지관의 이야기대로 자신의 아들이 왕위에 오르자 흥선대원군은
자신의 악행에 대한 참회와 보은의 뜻으로
옛 가야사에서 2km 떨어진 이곳에 새로 지어준 절이 바로 보덕사(報德寺)입니다.
조승우 주연의 영화 <명당>을 보면 흥선대원군의
가야사 방화 사건에 얽힌 인간의 탐욕과 악행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아무튼 흥선 대원군이 고종의 즉위에 대해 은덕을 갚는다는 뜻으로
절 이름을 ‘보덕사(報德寺)’라 하였다고 합니다.
이 유래로 인해 예전의 보덕사 건물은
궁전 건축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6.25 동란으로 절은 불타고
현재의 도량은 1960년대 이후 조성된 전각들입니다.
현재의 보덕사는 비구니 스님들이 수행 정진하는 참선 도량이고,
아담하면서도 정갈한 향내음이 나는 절집입니다.
2. 극락전
보덕사의 본전은 극락전입니다.
아미타 부처님께서 자애롭게 중생들을 굽어 보고 계십니다.
우리가 사는 시대를 불교에서는
‘말법(末法) 시대’라고 정의합니다.
부처님께서 열반하신지 오래되어 중생들의
탐욕과 번뇌가 치성하여 불법을 바르게 펼쳐나가기 힘든 시대라는 뜻입니다.
흥선 대원군의 탐욕과 악행이 바로 말법 시대의 한 증거겠지요.
이 말법 시대에도 아미타 부처님을 신앙하며
오롯히 불법을 바르게 지켜나가려는 열정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 선방
극락전 앞에는 보덕사 선방(禪房)이 있습니다.
극락전 앞으로 'ㅁ'자 모양으로 생긴 선방인데,
많은 비구니 스님들께서 참선하며 마음을 닦는 공간입니다.
마음을 청정하게 잘 닦아서 극락전 앞에서 수행하는
많은 비구니 스님들이 극락왕생하시기를 발원해봅니다.
4. 3층 석탑
보덕사 3층 석탑입니다.
방화로 불탄 가야사지에 있던 3층 석탑과 석등을
이 곳 보덕사에 모셔둔 것입니다.
한 때는 수덕사보다 큰 절이 가야사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보덕사의 3층 석탑만이 옛 가야사의 흔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5. 남연군묘
보덕사에서 조금만 내려오면
남연군 묘와 가야사지가 있습니다.
흥선대원군은 가야사를 불지르고 흙을 높이 쌓아
경기도 연천에 있던 남연군 묘를 이장해온 것입니다.
남연군 묘가 있던
옛 가야사 터는 가야산 자락이
삼면으로 감싸주는 좌청룡 우백호의 명당입니다.
이런 명당에 묘 자리를 했어도
독일 상인 옵베르트 도굴 사건으로 남연군묘는 파헤쳐지고,
왕이 된 고종과 순종의 두 왕 이후 조선이 망해 버렸으니 정말 명당일까요?
가야산은 부처님의 깨달음의 성지인
'붓다가야'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습니다.
팔만대장경이 있는 합천 해인사가 있는
경남 가야산과 같은 이름의 충남 가야산입니다.
예산, 서산, 홍성을 둘러싸고 있는
충남 가야산도 많은 불교 도량들이 있는 불교 성지입니다.
서산 마애 삼존불, 수덕사, 개심사,
보원사지, 가야사지 등이 모두 가야산 근방에 있습니다.
보덕사에 와서 남연군묘가 있는 옛 가야사지를 비롯해
충청도 가야산의 여러 불교 성지들을 함께 참배하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