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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생애

연기법의 깨달음(부처님의 일생7)

by 아미타온 2023. 8. 6.

<연기법의 깨달음 (부처님의 일생7)>

 

<부처님 깨달음 성지 마하보디사원의 석가모니 부처님>

1. 마음의 연기법

 

부처님은 보리수나무 아래서

연기법을 사유함을 통해

깨달음을 얻으셨다고 합니다.

 

연기법(然起法)’은 무엇일까요?

 

연기법은 모든 것은

홀로 존재하는 것은 없고,

조건과 조건의 관계성 속에서만

존재한다는 진리입니다.

 

모든 것은 원인과 조건이 있어 생겨나고,

원인과 조건이 사라지면 소멸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연기법을

보통 바깥 자연과 사회의

연기적 관계로 파악합니다.

 

예를 들어, 물(H2O)은

수소와 산소로 이루어져 있고,

내가 먹는 이 한 톨의 쌀에는

농부, 비료, 공기 등의

모든 인연이 모여 있다는 식입니다.

 

물론 바깥 세상이 연기적 조건에 의해

이루어져 있다고 보는 것도

틀렸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연기법은 ‘서로 관계하는 것은 무엇이며,

그렇게 관계하여 일어나는 것이 무엇인지’가 열쇠입니다.

 

만약 서로 관계하는 것이

‘산소와 수소의 관계’나

‘쌀과 자연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면

굳이 이러한 내용이

불교여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한 관계성은 훌륭한 과학자,

생태학자들이 더 잘 알 테니까요.

 

그것을 잘 안다고 해서 그 분들이

부처님처럼 마음의 해탈과 평온을

얻은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불교의 연기법은

바깥 세계의 관계성에

중심을 두는 가르침이 아니라,

마음 작용에 대한 관계성에

중심을 두는 가르침입니다.

 

‘A를 조건으로 B가 생긴다’는

연기법에 입각한 부처님의 깨달음도

바로 마음 작용의 관계성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부처님 사유의 출발은

‘늙음, 죽음, 슬픔, 불안, 근심 등

윤회의 괴로움은 어떤 조건으로 생기고,

어떤 조건으로 소멸될 수 있는가’였습니다.

 

우리는 무엇보다 여기에 주목해야 합니다.

 

부처님은 ‘12연기’를 통찰함에 의해

깨달음을 얻으셨다고 합니다.

 

‘늙고 죽음(老死)’의 현실로부터

그 원인과 조건을 추적해 올라가셨지요.

 

쉽지는 않지만,

부처님께서 ‘12연기’로 정리하셨던

연기법적 사유를 한번 따라가 볼까요.

 

<불교박물관 석가모니 부처님>

 

“왜 늙고 죽는가? (1.노사/老死)
태어났기 때문이다. (2.생/生).

왜 태어나는가?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3.유/有).

왜 존재가 있게 되었을까?

존재를 형성하기를 원해서 취하기 때문이다. (4.취/取).

왜 원해서 취하는가?

좋아하고 애착하기 때문이다. (5.애/愛).

왜 좋아하고 애착하는가?

접촉하기 때문이다. (6.촉觸)

왜 접촉하는가?

감수 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7.수/受).

왜 감수 작용이 있게 되었을까?

감각 기관이 있기 때문이다. (8.육입/六入).

왜 감각기관이 있게 되었을까?

물질적인 몸과 정신적인

인지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9.명색/名色)

무엇이 물질적인 몸과 정신적으로

인지하는 작용을 만들어내는 것일까?

인식 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10.식識).

왜 인식 작용이 생기는가?

살면서 살아온 습관,

즉 형성력과 업력 때문이다. (11.행/行).

무엇 때문에 업력이 있게 되는 것일까?

진리를 모르는 무지 때문이다. (12.무명/無明)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으신 붓다가야 보리수 나무 아래에서 명상하는 사람들>

2. 12연기

 

12연기의 각각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1) 무명(無明) 

 

무명은 실재하지 않는

무상한 것을 실체로 착각하고

그 무상한 형체를 완전하고

영원한 것으로 집착하는 어리석음을 말합니다.

 

진리에 대한 무지를 말하며,

연기법과 사성제의 도리를 모르고,

선악도 모르고,

참다운 인생관도 없으니

인생의 고뇌와 불행이 생기는 원인이 됩니다.

 

(2) 행(行)

 

무명에 의하여 행이 있습니다.

행(行)이란 행위, 즉, 업을 가리킵니다.

 

이처럼 밝지 못한 무명의 상태에서

행동하고 말하고 생각함으로써

습관, 성격, 소질 등 바르지 못한

자기가 형성되어 갑니다.

 

이른바 업이 지어진 뒤

잠재적인 힘의 형태로 남습니다.

 

(3) 식(識)

 

행에 의해 식이 있습니다.

이러한 행에 의해 형성된

잠재된 힘으로 인식 작용이 일어납니다.

 

‘식’이란 표면적인 의식 뿐 아니라

잠재 의식까지 포함합니다.

 

(4) 명색(名色)

 

식에 의해 명색이 있습니다.

명색은 물질적인

몸과 정신 작용을 말합니다.

 

육체의 형태와 더불어 느끼고,

생각하고, 의지를 내고,

식별하는 정신 작용이 일어납니다.

 

(5) 육입(六入)

 

명색에 의해 육입이 있습니다.

육입이란 ‘6근(根)’이라고도 합니다.

불교에서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

즉 눈, 귀, 코, 혀, 몸, 의식의 감각 능력과

인식 능력을 가리킵니다.

 

<붓다가야의 티벳 승려들>

(6) 촉(觸)

 

육입에 의해 촉이 있습니다.

촉은 ‘접촉한다’,

또는 ‘충돌한다’는 뜻이 있습니다.

 

촉으로 인해 안이비설신眼耳鼻舌身意)의

6근(육입)이 바깥 대상인

색(色,형태와 빛깔), 성(聲,소리), 향(香,냄새),

미(味,맛), 촉(觸,감촉), 법(法,인식 현상)을 만나서

보고, 듣고, 냄새맡고, 맛보고, 감촉하고,

식별하는 접촉 작용이 일어납니다.

 

(7) 수(受)

 

촉에 의해 수가 있습니다.

수(受)는 보통 ‘감수 작용’이라고 합니다.

 

촉에 의해 대상을 받아들임과

동시에 좋고(樂), 싫고(苦),

좋지도 싫지도 않은(非苦非樂)의

세 가지 감수 작용이 일어납니다.

 

(8) 애(愛)

 

수에 의해 애가 있습니다.

‘애(愛)’란 갈애로서의 욕구를 말합니다.

 

세가지 느낌 중에서 즐거움의

대상을 추구하는 맹목적 욕심입니다.

 

무명은 지혜를 가로막는 장애이며,

애는 마음을 오염시키는 번뇌입니다.

 

(9) 취(取)

 

애에 의해 취가 있습니다.

 

취(取)는 취득하여

병합하는 작용을 말합니다.

 

애에 의해 추구된 대상을

완전히 자기 소유화하려는 마음입니다.

 

(10) 유(有)

 

취에 의해 유가 있습니다.

유(有)는 생사 윤회하는

존재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불교의 세계관으로 보자면

욕계, 색계, 무색계의 3계에

욕유, 색유, 무색유의 3유로

형성되어 생사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가 됩니다.

 

(11) 생(生)

 

유에 의해 생이 있습니다.

 

생(生)은 말 그대로 ‘생한다’는 뜻입니다.

유(有)라는 대상이 결정되기 때문에 생이 있다고 합니다.

 

(12) 노사(老死)/ 우비고뇌

 

생에 의해 노사 등의

여러 가지 괴로움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근심, 슬픔, 고통, 번민 등의

정신적 괴로움도 포함됩니다.

 

노사는 단순히 늙고 죽는다는

육체적인 노사가 아니라,

우비고뇌에서 오는 정신적 괴로움도 포함됩니다.

 

<부처님의 발자국(불족적)>

3. 깨달음의 환희

 

이와 같이 12연기는

12가지 각각의 마음 작용이

서로 관계하여 일어남으로서

괴로움이 나타나고,

이러한 마음 작용이 사라짐으로서

평온과 해탈을 얻는다는 연기법입니다.

 

부처님은 이와 같이 무명과 애욕으로 인한

마음 작용이 서로 관계하여 일어나는 것을

연기법적 사유를 통해 통찰하여

괴로운 윤회에서 벗어나는 길을 발견하신 것입니다.

 

연기법을 깨달은 큰 기쁨에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외치셨다고 합니다.

 

"고요히 명상에 잠긴 나에게
진실로 법칙이 드러났다.

그 순간 모든 의심이 사라졌으니
괴로움의 원인을 알아낸 까닭이요.
괴로움의 원인의 소멸을 알아낸 까닭이다."

 

<유튜브 극락회상 - 부처님 생애(7)  연기법의 깨달음>

https://youtu.be/iRqh3noO7fs?si=PXCSRk8VE17oLh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