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건봉사>
1. 분단의 현장, 금강산 건봉사
강원도 고성 건봉사.
북녘과 맞닿아 있는 고성 최전방
통일 전망대에 서면 바다의 금강산인
해금강이 펼쳐져 있습니다.
분단의 아픔을 안고 있는 고성에 자
리잡은 건봉사는 금강산 초입에 자리잡아
‘금강산 건봉사’라는 현판이 붙어 있습니다.
아름답기 으뜸인 금강산이지만,
건봉사는 1950년 한국 전쟁의
포탄을 그대로 맞았습니다.
한국 전쟁 때 가장 치열한 전투 중 하나인
금강산 향로봉 전투가
건봉사 근방에서 벌어졌습니다.
일제 시대때만 해도 강원도에서
제일 큰 도량이던 건봉사는 전란으로 파괴되어
지금은 복원 중에 있습니다.
대웅전 지역, 극락전 지역,
낙서암 지역, 사리탑 지역의
4개의 권역으로 이루어진 큰 절이었지만,
지금은 대웅전 지역 일부와
사리탑 주위 일부만 복원되어 있습니다.
민족의 비극인 한국 전쟁의 아픔을 느끼며
건봉사를 참배했습니다.
2. 사명 대사와 만해 한용운 님
절 입구에는 격문을 들고
의연하게 앉아 있는
사명대사 동상이 우리를 반깁니다.
건봉사는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가
승병들을 조련하던 훈련장이었습니다.
승병들이 물을 마시며 훈련하던
‘장군샘’이 남아 있습니다.
왜란 때는 승병장으로
전란의 조국을 구했고,
왜란이 끝나고는 외교관으로
일본에 끌려간 가엾은 백성들을 데려오면서
수많은 신통과 이적을 보여 왜적들에게도
존경을 받았던 사명 대사입니다.
조선 후기 불교가
조선 초기에 비해 덜 핍박 받은 것도
사명 대사를 비롯한 승병들이 칼을 잡고
피를 흘려 나라를 구한 댓가였습니다.
불살생을 서원한 출가 승려들이
칼을 잡고 싸울수 밖에 없었던
당시 스님들의 고뇌를 생각하며
사명 대사께 합장 인사를 올렸습니다.
건봉사에는 승려이자 독립 운동가이자
시인인 만해 한용운 님과 깊은 인연이 있습니다.
입구에 만해 한용운 님의
'사랑하는 까닭'이라는 시비가 있습니다.
‘님의 침묵’의 만해 한용운은
설악산 백담사에서 출가하였는데,
당시 백담사의 본사가 건봉사였습니다.
만해는 외국에서 온
개화 서적을 탐독하기 위해
본사인 건봉사를 자주 찾아
책을 읽으며 공부했습니다.
만해 한용운처럼 남북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시대가
얼른 왔으면 좋겠습니다.
3. 만일 염불회 정토 도량
건봉사는 유서 깊은
정토 도량입니다.
신라 경덕왕 17년 우리나라 최초의
만일 염불 결사 수행 운동이
건봉사에서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만일 염불 결사 운동은
만일 동안 염불 기도하는
신앙 모임을 말합니다.
만일이면 30년이 넘습니다.
30년을 한결같이 염불 수행에
오롯이 정진했다는 것입니다.
신라 경덕왕 때 발징 화상을 중심으로
정신, 양순 등 염불승 31명과
재가자 1,820 인이
만일 염불 결사에 참여하였습니다.
1,820인의 재가자 중 120명은 의복을,
1,700명은 음식을 마련하여
만일 염불하는 스님들께 공양하며
함께 염불하였다고 합니다.
스님과 재가자가 함께 힘을 모아
만일 염불을 발원하고 기도하여
787년 마침내 만일 염불 결사를
회향했다고 합니다.
얼마나 지극정성으로 염불 기도했던지
기도 성취와 감응의 전설이
<삼국유사>에 남아 있습니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염불승 31인은
아미타 부처님의 가피를 입어
육신 그대로 극락왕생하고,
스님들을 공양하며 염불했던 1,820명
모든 재가자들도 차례로 다함께 극락 왕생했다고 합니다.
건봉사 만일 염불 결사 동참자
2,000여명이 육신 그대로
극락으로 날아갔다는
불교판 집단 휴거가 일어났던 것입니다.
염불 수행자들이 신앙의 성취를
이룬 그 자리를 ‘등공대’라고 합니다.
등공대에서 염불 기도 성취를 이룬
우리 선인들을 생각하며
염불 기도하고 싶지 않으십니까?
4. 능파교
건봉사는 불이문을 지나
올라가면 작은 계곡이 나옵니다.
계곡을 건너 대웅전으로 들어가는
예쁜 돌다리가 있는데,
바로 능파교(凌波橋)입니다.
미인의 사뿐사뿐 가벼운 걸음으로
바다의 파도를 건넌다는 예쁜 이름의 다리입니다.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가
장 아름다운 아치형 홍예교로 유명해서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능파교를 사뿐사뿐 건너 올라가면
부처님을 모신 대웅전이 나옵니다.
5. 대웅전
건봉사 대웅전은 최근에 복원했지만,
웅장하게 불사를 잘 했습니다.
대웅전에는 석가모니 부처님을 본존불로
문수, 보현 양 보살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웅장한 대웅전에서
부처님께 예불드리면 좋습니다.
6. 만일염불원
대웅전 옆에는
<만일염불원>이 있습니다.
만일 염불 결사의 전통을 계승하여
염불 기도하는 법당입니다.
만일염불원에는
아미타 부처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만일염불결사 수행자들을 생각하며
염불 기도를 올렸습니다.
7. 적멸보궁
그리고, 건봉사는
부처님 진신 치아 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이 있습니다.
진신 치아 사리는 신라 자장 율사가
중국에서 직접 가져 왔다고 합니다.
본래 통도사에 있던 부처님 치아 사리를
임진왜란 때 일본이 빼앗아 갔는데,
사명 대사가 일본과 협상하면서
다시 되찾아 온 것을 건봉사에서 봉안했다고 합니다.
남북 분단과 한국 전쟁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건봉사.
그러나, 1,500년 전 스님과 재가자들이 함께
만일 염불 기도 성취를 이룬 뜨거운 신앙심의 도량입니다.
만일(30년)의 긴 시간을
열심히 행복하게 한결같이 염불했을
우리 선인들의 정토 신앙의 향기를 느끼며
아미타 부처님과 등공대 앞에서
<나무아미타불> 염불 기도를 하시면
더욱 좋은 도량 참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튜브 극락회상 - 고성 건봉사>
https://youtu.be/OaOymi-yP0c?si=Vmx2PcloxvyWUjw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