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용봉사>
1. 용봉산과 용봉사
홍성 용봉사
용봉사는 충남 홍성 용봉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용봉산(龍鳳山)은 산세가 용의 몸통에
봉황의 머리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해서 용봉산입니다.
용봉산은 해발 381m의 작은 산이지만,
병풍 바위, 의자 바위를 비롯한 기암 괴석과
암봉이 예뻐 ‘충남의 금강산’이라고 합니다.
아기자기한 능선 길을 따라
산행하기 좋을 뿐 아니라,
예당 평야, 덕숭산, 가야산 등의 조망이 좋아서
우리나라 100대 명산에 들어가는 산입니다.
현재는 충남 도청이 대전에서
홍성의 내포 신도시로 옮겨 오면서 용봉산 아래로
충남 도청을 비롯한 관공서와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
신도시가 펼쳐져 있습니다.
용봉산 입구에 들어서면
먼저 용이 날아가는 듯 자유로운 필체의
'용봉산 용봉사'라는 현판이 있는 일주문과 만날 수 있습니다.
2. 용봉사 마애불
일주문을 따라 올라가면 큰 바위에
부처님을 새긴 마애불이 있습니다.
바위에 새겨진 부처님은
볼이 두툼하고 토속적인 상호인데,
웃는 모습이 자비롭게 느껴집니다.
신라 후기인 799년에 조성된 마애불로
중생들의 불안과 두려움을 없애 주시는
시무외인(施無畏印)의 수인을 하고 계십니다.
마애불 부처님께 인사를 올리고 올라가면
작지만 아담한 용봉사 도량이 나타납니다.
3. 옛 용봉사 터의 무덤 1기
용봉사의 창건은 백제 말기로 추정되며,
지금 위치보다 약간 위쪽에 있었다고 합니다.
옛날 용봉사 터에는 큰 무덤 한 기가 남아 있습니다.
조선 말기 공조 판서 벼슬을 지냈던
평양 조씨 가문의 한 세도가가
용봉사 터가 명당이라는 것을 알고
강제로 폐사시키고 묘자리를 쓴 것이라고 합니다.
영화 <명당>을 보면 흥선 대원군이
자신의 아들을 왕으로 만들기 위해
가야사를 불태우고 자신의 아버지
남연군 묘를 조성한 것과 비슷한 사례입니다.
조선 시대 때 불교가 얼마나 억압받았으며,
유생들의 탄압이 극심했는지를 다시금 생각할수 있습니다.
4. 홍성 신경리 마애 석불 입상
용봉사 옛터에는 ‘홍성 신경리 마애 석불 입상’이라는
보물 제355호 불상이 남아 있습니다.
노각시 바위에 새겨진 4m 크기의
고려 초기 양식의 마애불인데,
웅장하고 멋지게 생긴 부처님의 상호가 신심을 불러 일으킵니다.
옛날 우리 선인들은 주변의 용봉산 산세가
호위하고 산의 기운이 모이는 이 자리에
마애불을 주불(主佛)로 모시고 기도하고 수행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5. 용봉사 대웅전
현재 용봉사의 본전은 대웅전입니다.
용봉사 대웅전은 1901년에 중창되었는데,
극락전처럼 아미타 부처님과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을 모시고 있습니다.
극락전인 셈입니다.
불보살님의 상호는 평안하고 인자해서
상호를 바라보며 염불 기도 드리면
마음의 평안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웅전에는 가루라(금시조)를 탄 천인이
아미타 부처님께 악기로 멋진 음악을 연주하며
공양하는 부조가 인상적입니다.
대웅전에는 반야용선도가 그려져 있습니다.
배 머리에는 관세음보살님께서 길을 인도하시고,
배 뒤에는 지장 보살님이 키를 잡으시며,
중앙에는 아미타 부처님께서 선장처럼 앉아 계십니다.
이렇게 세 분의 불보살님의 인도 속에서
사바 세계의 고해를 건너
참다운 안락의 불국토인 극락 세계로
나아가는 벽화가 참 보기 좋습니다.
우리도 어서 저 반야용선에 올라타서
극락세계를 향해 나아갑시다.
지장전에는 지장 보살님이 모셔져 있습니다.
머리를 파랗게 깎고 소박하게 등장하는 지장보살님과 달리
목각 탱화와 함께 채색으로 장엄한 지장 보살님이라서 특별했습니다.
수많은 윤회의 삶을 살아오면서 지은 죄업을 잘 참회하고
극락 왕생하기를 기원해봅니다.
지장전에는 보물로 지정된 용봉사 영산회 괘불탱 모사본이 있습니다.
괘불(掛佛)이란 초파일과 같이 큰 법회나 의식을 행하기 위해
법당 앞 뜰에 걸어놓고 예배를 드리는 대형 불교 그림입니다.
7. 용봉사 영산회 괘불
영산회(靈山繪)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인도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법하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을 말합니다.
화면 중앙에 석가모시 부처님을 화면 가득 그리고,
8대 보살, 10대 제자 등의 불제자가
석가모니 부처님의 주위에 에워싼
주로 붉은색과 녹색을 많이 사용하였고
연녹색과 자주색 등의 중간색을 넣어
화면이 차분하고 온화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이 그림은 조선 숙종의 아들이 일찍 죽자
거대한 불화를 그려 아들의 명복을 빌기 위해 제작된 것입니다.
조선 숙종 16년(1690)에 승려 화가 진간이 그렸는데,
영조 1년(1725)에 그림을 고쳐 그리면서
적어 놓은 글이 그림의 아랫 부분에 남아 있습니다.
이 괘불도는 17∼18세기 조선 후기
불화의 특징을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작품으로
회화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라고 합니다.
충남의 금강산인 용봉산을 오르면서 용봉사를 참배하고
아미타 부처님께 기도하고 염불하면 참 좋을 것입니다.
천년의 긴 세월을 용봉산을 지켜온
두 분의 마애 부처님과 함께
초파일에 장엄하게 걸린 괘불 부처님께 예배하며
염불 소리가 울려 퍼지는 장면을 상상해 봐도 좋을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amitaon85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