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경(30) 어리석은 상인들의 항해

<백유경(30) 어리석은 상인들의 항해>

옛날 어떤 상인들이 큰 바다를 항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자신들이 가보지 않았던 큰 바다를 항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바닷길을 알고 있는 길잡이가 있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상인들은 길잡이 한 사람을 구하였습니다.

그들은 길잡이를 따라 바다로 나가는 도중에 넓은 들판에 이르렀습니다.

거기에는 천신(天神)을 모시고 제사지내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람을 죽여 천신에게 제사한 뒤에라야

비로소 그 길을 지나갈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상인들은 서로 의논하였습니다.

"우리들 상인들은 모두 친한 친구다.

어떻게 서로를 죽이겠는가.

오직 우리들의 친구가 아닌 저 길잡이가 제물로는 적당하다."

그리하여 그들은 곧 길잡이를 죽여 제사를 지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젋은 들판을 지나 드디어 바다에 이르러 배를 탔습니다.

그런데, 바닷길을 모르는 상인들은 바다에서 어디로 갈지 몰라 헤매다가

마침내는 바다에서 떠돌다가 육지에 도달하지 못하고 모두 지쳐서 죽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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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을 ‘괴로움의 바다’라는 뜻의 ‘고해(苦海)’라고 합니다.

병드는 괴로움, 늙는 괴로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괴로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는 괴로움 등 많은 괴로움이 있습니다.

우리 중생들은 저 상인들처럼 고해 바다를 헤매고 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의 요체는 무엇일까요?

고해 바다를 헤매지 말고,

고해 바다에서 벗어나 참다운 행복을 얻자는 것입니다.

이것을 불교적 용어로 “이고득락(離苦得樂)”이라고 합니다.

고해 바다를 벗어나 참다운 행복의 땅에 도달하기 위해

우리는 ‘불교’라는 배를 타고 나아갑니다.

그렇다면 ‘불교’라는 배의 길잡이는 무엇일까요?

저는 괴로움의 원인인 갈애와 집착에서 벗어나기 위해

닦아가야 하는 8가지 바른 길인 팔정도가 길잡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른 견해, 바른 사유, 바른 말, 바른 행위, 바른 직업, 바른 정진,

바른 깨어남, 바른 집중 을 통해 고해바다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8정도의 바르고 착한 진리의 길을 깨뜨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괴로움의 고해 바다를 윤회하면서 지옥, 아귀, 축생과 같은

나쁜 윤회의 길에서 고통받으며 죽음의 길을 갈수밖에 없습니다.

마치 상인들이 바다로 나아가려고 하면서도

길잡이를 죽인 뒤 길을 잃고 헤매다 죽는 것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