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의 맛>
옛날 아주 어리석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의 마음속엔 늘 불평이 가득했습니다.
어느날, 그는 남의 집에 가서
그 집 주인이 주는 음식을 먹고는
싱거워 맛이 없다고
불평만을 늘어놓았습니다.
집 주인은 그 말을 듣고
음식에 소금을 조금 넣어 주었습니다.
음식은 싱거운 맛이 금새 사라지고
제대로 된 음식 맛이 혀끝에 맴돌았습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음식이 맛있는 것은
아마 소금 때문일 것이야.
소금을 조금만 넣어도
이렇게 맛이 나는데,
많이 넣게 된다면
얼마나 맛이 있겠는가?'
그리하여 그는 어리석게도
소금만 먹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혀끝의
입맛이 틀어져
마침내 병이 들고 말았습니다.
1. 적당함
<빛과 소금>이란
말이 있습니다.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밝은 구원의 빛을 내려주고,
싱거운 음식에 한 스푼의 소금은
음식의 맛을 맛있게 해 줍니다.
그래서, 빛과 소금 같은 사람이
되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처럼 싱거운 음식에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추면 한결 맛있어진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은 약간의 소금이
음식의 맛을 도와주는 양념인 줄 모르고
짠 소금 자체가 맛을 내는 줄 알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입맛까지 틀어지는
어리석음을 범했습니다.
불교 수행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거문고의 비유'가 있습니다.
거문고 줄이 너무 팽팽한 상태로 연주하면
줄이 끊어져 버립니다.
반대로 거문고 줄이 너무 느슨하면
소리가 잘 나지 않습니다.
적당한 팽팽한 속에서 좋은 소리가 납니다.
공부도 의욕없고
노력하지 않으면
잘 할 수 없습니다.
너무 싱거운 음식이
맛을 낼 수 없거나,
너무 느슨한 거문고 줄이
소리를 낼 수 없는 것과 같지요.
반대로 의욕만 넘쳐 쉬지 않고
공부만 한다면 공부를 잘 할 수 없습니다.
마치 소금만 먹는 사람이 되기 쉽고,
너무 팽팽하면 줄이 끊어지게 됩니다.
공부에 대한 의욕을 가지고
바른 방향으로 노력할 때 좋은 결과가 납니다.
<소금의 맛>의 비유는 어떻게 해야
자신이 원하는 맛(결과)을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한 비유입니다.
2. 중도의 길
불교 수행도 마찬가지입니다.
노력이 너무 과해도 결과를 얻지 못하고
너무 부족해도 얻지 못합니다.
지나치게 효율적으로 하려해도 얻지 못하고,
단순무식하게 밀어붙이는 식으로도 얻지 못합니다.
적당하면서도 여유있는
지점을 발견해야 합니다.
여유란 침착하면서도
활력을 잃지 않은 상태를 의미합니다.
노력이 지나치거나 부족하면
이 여유의 상태에 머물지 못합니다.
지나치면 침착이 깨지거나
육체적 정신적으로
에너지가 고갈되어 활력이 줄어듭니다.
부족하면 권태에 빠지거나 방만해져
길을 잃고 수행에 집중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자신이 여유 있는지,
침착하고 활력적인지를 점검하면
그것이 ‘적당함’의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적당함을 알아야
수행의 성취를 볼 수 있습니다.
부처님은 이 ‘적당함’을
‘중도(中道)’라고 하셨습니다.
중도는 적당히 중간의 길을
간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수행의 성취를 위한
적당함의 길입니다.
부처님은 고행과 쾌락의
양극단을 떠난
중도의 길로
‘8정도(八正道)’를 말씀하셨습니다.
팔정도는 소금만 먹는
어리석은 사람처럼
하나에만 치우친 길이 아닙니다.
계율에 속하는
정어(바른 언어생활),
정명(바른 직업),
정업(바른 행위),
선정에 속하는
정념(바른 깨어있슴),
정정(바른 선정),
정정진(바른 노력),
지혜에 속하는
정견(바른 견해),
정사유(바른 사유)의
8가지를 바르고 적당히
닦아나감을 말합니다.
곰탕은 좋은 사골 재료와 고기,
깨끗한 물을 사용해야
진국이 우러나고,
반 숫가락의 소금으로
적당한 간을 맞추어야 제 맛이 납니다.
현명한 사람도
수행의 성취를 위한
바르고 적당함의 길인
8정도를 바탕으로
계율과 선정과 지혜를
조화롭게 닦아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소금만 먹고
입맛을 잃어버리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적당한 수행의 맛을 알고
수행의 성취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유뷰트 극락회상 - 백유경(2) 소금의 맛>
https://youtu.be/Lq7D-3GqDmo?si=5-4Enf4f7T1vSWF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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