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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역사

불교의 역사(24) - 반야부 경전(3) / 금강경(3) - 걸림없고 자유로운 보살의 길

by 아미타온 2023. 12. 20.

<불교의 역사(24) - 반야부 경전(3) / 금강경(3) - 걸림없고 자유로운 보살의 길>

 

<일본 교토 산젠인(三千院)>

 

1. 4가지 상에서 벗어난 걸림없고 자유로운 보살의 길

 

지난 시간에 <금강경>의 문제 의식과

4가지 상(相)에서 벗어난 무집착의 의미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금강경>은 보살이 보살행의 행위를 하면서도

그 행위에 붙잡히지 않고,  끝없는 보살행을 해 나가는

걸림없고 자유로운 보살의 길에 대해 묻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잘못된 ‘나’라는 생각과 고집,

‘우리’라는 편 가르기, 중생심, 아만심 등등의

그릇된 관념과 생각인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의

4상(相)에서 벗어나야 걸림없고 자유로운 보살의 길을 갈수 있다고 설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금강경>에서 말씀하는

<금강반야바라밀(금강과 같은 단단한 반야바라밀의 지혜)>

이러한 4가지 그릇된 관념과 생각의 속박과 집착에서 벗어난

무집착과 무주상의 보살도를 통해 구현된다는 것입니다.

 

부처님과 수보리 존자의 대화는

4가지 그릇된 관념과 생각에서 벗어난

무집착, 무주상의 보살행의 여러 예시를 통해서

<금강반야바라밀>을 어떻게 증득할 수 있는지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전개됩니다.

 

<일본 교토 산젠인 이끼 정원과 웃는 동자상>

 

2. 보시 바라밀의 마음가짐

 

먼저 보시 바라밀을 행할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행해야 하는지를 설하십니다.

 

부처님은 한량없는 허공을 말씀하시면서

저 허공처럼 넓고 걸림없는 마음으로

보시 바라밀을 행하라고 하십니다.

 

보시는 베푸는 것입니다.

 

재물이든, 불법의 가르침이든,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하는 방편이든

자신이 가진 것을 베푸는 것입니다.

 

그러면 내가 누구에게 무엇을 베풀었다는 생각,

이 베품으로 어떤 보답이 올지를 바라는 생각,

나의 호의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때의 서운함 등으로

여러 가지 생각들이 따라 붙습니다.

 

그런데, 보시 바라밀을 행할 때는

이와 같은 여러가지 생각과 관념(상)을 내지 않고

허공같이 걸림없고 티없는 자비로운 마음 그대로 보시 바라밀을 하라고 하십니다.

 

그렇게 보시 바라밀을 행하는 행복과 보시의 공덕은

한량이 없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와 같은 보시를 ‘상에 머무름이 없는 보시’라는 뜻의

무주상(無住相) 보시라고 합니다.

 

무주상보시를 행할 때

보살은 세세생생 지치지 않고 자유롭고 행복하게

보시 바라밀을 해 나갈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일본 교토 산젠인 이끼 정원과 웃는 동자상>

 

3. 인욕 바라밀의 마음 가짐

 

인욕 바라밀행을 할 때에도 참다운 인욕은

분노의 마음이 가득한 채 그냥 참는 것이 아니라고 하십니다.

 

부처님은 당신께서 인욕 선인이었을 때를

예로 들어 말씀하십니다.

 

당시 ‘가리왕’이라는 한 왕이 있었는데,

인욕 선인이 인욕 수행을 하는 것을 보고 궁녀들이

인욕 선인을 공경하자 질투의 마음을 내었다고 합니다.

 

가리왕은 인욕 선인이 얼마나 인욕을 잘 하는지

시험하고 모욕주기 위해 인욕 선인의 몸을 칼로 베었습니다.

 

그런데도 인욕 선인은 그 모욕과 고통 속에서도

상에 머무름이 없는 인욕 바라밀행을 수행했기 때문에

그 어떤 분노의 마음이 일지 않았다고 합니다.

 

참으로 어려운 경지지만,

인욕 선인처럼 그 마음에 어떤 상이 없이

인욕 바라밀을 수행하는 것이 참다운 인욕행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일본 교토 산젠인 이끼 정원과 웃는 동자상>

 

4. 형상에 집착하여 부처를 보지 말라

 

그리고, 부처님은 부처님의 ‘32상 80종호’라는

형상에도 집착하여 부처를 보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겉모양으로서 부처를 보려고 하는 자는

삿된 도를 행하는 자라고 서슬푸르게 말씀하십니다.

 

이와 같이 <금강반야바라밀>은

그릇된 관념과 생각, 욕심 그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고

머무름이 없는 걸림없고 자유로운 ‘공(空)’의 지혜의 수행의 경지를 말합니다.

 

<일본 교토 산젠인 이끼 정원>

 

5. 그릇된 관념과 생각과 욕심을 비워라

 

"공(空)"이라는 개념은 무엇인가가 ‘비어있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물컵이 비어있다는 것은

물을 채울 공간이 비어있다는 의미입니다.

 

물을 담을 공간이 비어 있어야지

물을 채울 수 있고 컵으로서의 효용성이 생기는 것입니다.

 

<금강경>에서는 중생을 구제하고자 하는 보살의 서원을 갖고

보살로서 세세생생 행복하게 보살행을 잘 해나가기 위해서는

마치 물컵과 같이 비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물컵에는 그릇된 관념과 생각(相)과 함께

그 상에 기반한 욕심과 집착이 비어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비어 있을 때

‘보살’이라는 물컵의 물을 담는 효용성이 생기고

그 맑은 물이 나와 남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금강경>에서는 금강경을 수지하고

독송하는 공덕에 대해 많이 말씀하십니다.

 

<금강경>을 수지 독송하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설해주는 공덕이

삼천대천세계의 칠보를 보시하는 공덕보다 더 크며,

금강경이 있는 곳은 일체의 모든 불보살님이 계시는 곳과 같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금강경을 수지독송하여

다른 사람에게 비난을 받거나 멸시를 받더라도

그것은 선세에 자신이 지은 죄의 과보일 뿐,

금강경을 수지독송하는 공덕으로

선세에 자신이 지은 모든 죄업이 다 소멸되고

반드시 깨달음을 성취할 것이라고 격려하십니다.

 

상(相)에서 벗어난 <금강 반야바라밀>의 수행과 체득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금강 반야바라밀>은 이론이 아니라,

보살로서의 삶을 살기 위한 실천의 무기라고 생각합니다.

 

중생들에게 유익과 행복을 주기를 서원한

대승보살로서의 삶을 세세생생 살아가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잘못된 상이나 욕망에

자신의 마음이 걸리고 집착하면 안 되며,

이 모든 집착과 속박에서 해방되어

걸림없고 자유로운 보살이 되라는 가르침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