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불교의 역사

불교의 역사(25) - 반야부 경전(4) / 반야심경(1) - 오온개공

by 아미타온 2023. 12. 22.

<불교의 역사(25) - 반야부 경전(4) / 반야심경(1) - 오온개공>

 

<반야심경>

 

1. 반야심경의 구성

 

대승 불교의 공(空)사상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경전이 바로 <반야심경(般若心經)>입니다.

 

<반야심경>은 반야경 전체를 270자로 압축해놓은 짧은 경전으로

우리 나라를 비롯한 대승불교권의 여러 나라에서 가장 많이 독송되고 있는 경전입니다.

 

불교를 잘 모르시는 분도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는

<반야심경>에 나오는 구절을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반야심경>의 내용의 구성을 살펴보면,

자비의 화신이신 관세음보살(관자재보살)님이

부처님의 십대 제자 중 ‘지혜제일’이라고 하는 사리불 존자에게

공(空)에 입각한 반야바라밀을 설법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반야심경>의 서두는 다음과 같이 시작합니다.

 

관자재보살님이 깊은 반야바라밀을 수행하고 있을 때,

오온(五蘊)이 모두 공함을 밝게 비추어 보시고는

일체의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났도다.

 

여기서 밝게 비추어본다는 말은 단순한 이해가 아니라

깨달음의 체험을 이야기합니다.

 

즉, ‘오온개공’의 깨달음의 체험을 통해

일체의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난 자유자재함을 얻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온개공’은 반야심경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금강경>이 일체의 모든 상(相)을 벗어난

무주상의 보살행을 통한 반야바라밀행을 이야기하고 있다면

<반야심경>은 오온의 공성(空性)에 대한 자각을 통한

반야바라밀을 중점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조견오온개공>

2. 오온개공

 

그렇다면 오온(五蘊)은 무엇일까요?

 

오온은 모든 존재들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요소를 말합니다.

 

"온(蘊)"이란 한자는 "쌓여있는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즉, 나를 포함한 모든 존재는

다섯 가지 요소로써 쌓여있다는 것이 오온의 의미입니다.

 

모양이 있는 물질적 요소(색,色)와

느낌, 생각, 의지, 인식작용이라는 수상행식(受想行識)의 정신적 요소의

5가지가 모여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존재를 구성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이 육체의 인식 기관을 통해

느끼고, 생각하고, 행위하고, 인식할 수 있는 존재라고 바라본 것은

인간을 현실적으로 있는 그대로 바라본 불교적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리수 아래 부처님>

3. 색수상행식

 

오온에 대해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색(色)은 형상을 의미합니다.

 

바깥 세상과 접촉하는 눈,귀,코,혀,몸의 감각 기관을 갖고

모양과 형태가 있는 것을 색(色)으로 개념합니다.

 

수(受)는 느낌입니다.

대상을 보고 '좋다. 싫다'를 통해 희노애락을 느끼는 감수 작용을 말합니다.

 

상(想)은 생각하고 사유하고 개념화하는 일체 작용을 말합니다.

 

행(行)은 의지를 갖고 행위려는 의지 작용을 말합니다.

 

식(識)은 어떤 대상을 보고 듣고 느끼며 인식하는 인식 작용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가 있다고 합니다.

 

우리의 감각 기관을 통해 포착된 자동차의 모양이 색(色)입니다.

 

자동차를 보고 ‘멋있다’는 느낌이 들면 수(受)의 작용이 일어난 것입니다.

 

그리고, 자동차를 다른 자동차와 비교하며

모델, 특징, 가격 등을 사유하는 것은 상(想)의 작용입니다.

 

자동차를 보고 좋아서 사야겠다고 의지 작용을 내고

돈을 모으는 것이 행(行)이 됩니다.

 

그리고, 자동차의 바퀴, 창문, 시트 등을 보면서

자동차의 형태와 구조를 인식하는 것이 식(識)의 작용입니다.

 

<색즉시공>

4. 공(비어있슴)의 의미

 

그렇다면 ‘오온개공’은 무슨 뜻일까요?

 

먼저 공(空)은 ‘비어 있다’는 뜻입니다.

 

원래 공(空)은 벌에 쏘였을 때 피부는 부풀어 오르지만,

그 부풀어 오른 속은 비어 있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즉, 실재하는 것 같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실재가 없이 비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자동차를 보면 자동차라는 실재(實在)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자동차는 타이어, 바퀴, 창, 시트, 엔진 등이 조립되어

인연에 따라 일시적으로 화합되어 존재하는 것입니다.

 

즉, 자동차의 실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 요소들이

인연 화합되어 가합(假合, 일시적 조합)되어 존재한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즉, ‘자동차’라는 실체는 일시적인 가합으로 존재할 뿐

그 속은 비어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들는 ‘나’라는 실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나의 이름이 나입니까?

나의 육체가 나입니까?

무상한 나의 감정과 생각이 나입니까?

 

오온개공의 측면에서 보자면 ‘나’라는 존재는

색수상행식의 물질적 요소와 정신적 요소가

인연에 의해 일시적으로 가합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라는 실체를 깊이 들여다보면,

영원히 변치 않는 ‘나’라는 실체는 없으며 비어 있다는 것입니다.

 

<반야심경>의 오온개공의 가르침은 이와 같이

나의 몸과 마음을 텅 빈 것으로 보라는 가르침입니다.

 

‘나’라는 실체는 텅 빈 것이지만,

바꾸어 말하면 그 텅 빈 공간을

무엇으로 채우느냐에 따라 나의 인생의 행로가 달라집니다.

 

실체가 없다고 해서 ‘나’를 완전히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나’의 실체가 텅 비어 있슴을 직시하여

고정된 ‘나’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라는 가르침입니다.

 

우리 인간은 ‘나’에 대한 집착이 무섭고 견고합니다.

 

‘나’의 색수상행식의 오온을 고정불변한 실체로

고집하고 집착하며 번뇌와 미망 속에 빠지는 것입니다.

 

<반야심경>은 ‘공(空)’이라는 망치를 통해

‘나’라는 실체에 집착하는 견고한 고정관념을 깨고

‘오온개공’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라는 가르침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반야심경을 대표하는 8글자인

‘색즉시공 공즉시색’의 가르침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