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마곡사>
1. 춘마곡 추갑사
‘춘마곡 추갑사(春麻谷 秋甲寺)’라는 말이 있습니다.
충청도에서 봄에는 꽃피는 마곡사가,
가을에는 단풍지는 갑사가 제일 예쁘다는 말입니다.
그 명성처럼 파란 신록이 돋아나는 봄날에
꽃피는 마곡사에 들어가면 탄성이 날만큼 참으로 예쁩니다.
태극의 계곡물이 절을 휘감아 돌고,
태화산의 품에 안겨 매화꽃이 피어납니다.
2. 해탈문과 천왕문
마곡사 도량에 들어가면 해탈문과 천왕문을 지나게 됩니다.
해탈문에는 금강 역사와 문수 동자, 보현 동자가
천왕문에는 사대 천왕이 도량 입구를 지키고 있습니다.
해탈문과 천왕문을 통과하면
이제 부처님 도량에 들어서니
쓸데없는 번뇌를 조복하고 몸과 마음을 정갈히 가지게 됩니다.
극락교 다리를 건너면 날렵하게
서 있는 석탑이 제일 먼저 눈을 끕니다.
고려말에 조성되어 원나라 라마교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 탑입니다.
우리 나라 탑에는 보기 힘든
모자처럼 생긴 철제 상륜부가 아주 독특하게 보입니다.
3. 대광보전과 기도 성취의 전설
마곡사는 절도 아름답지만,
몇 가지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이 있어 좋습니다.
먼저 마곡사 대광보전에는
기도 성취의 전설이 남아 있습니다.
조선 말기 어느 앉은뱅이가
마곡사 대광보전에서 100일 기도를 올렸다고 합니다.
자신의 몸이 낫기를 부처님께 지극정성으로 기도드리며,
대중들이 앉아 부처님께 인사드릴 수 있는
큰 돗자리를 만들어 공양했다고 합니다.
간절한 기도의 마음과 착한 마음을 부처님께서 예쁘게 보셨는지
100일 기도가 끝나는 날 그 분은 걸어서 법당 밖으로 나왔다고 합니다.
“꽃보다 사람이 아름다워~~”라는 노래 가사가 있습니다.
봄날 마곡사 경치도 아름답지만,
앉은뱅이 보살님의 마음 세계는 더욱 아름답습니다.
몸은 비록 불구셨지만,
간절하게 기도하고 착한 마음으로 보시하여
기도 성취를 이룬 앉음뱅이 보살님을 생각하면 미소가 나옵니다.
4. 대웅보전과 싸리나무 기둥 전설
대광보전 뒷편으로 계단을 올라가면 2층의 대웅보전이 서 있습니다.
대웅보전 올라가는 계단 위에서
절 아래를 바라보는 조망이 아주 일품입니다.
2층으로 조성된 거대한 대웅보전에는
석가모니불,아미타불,약사여래불의 3분의 부처님이 모셔져 있습니다.
세 부처님 모두 크고 힘있는 불상으로 차분히 앉아서
경전을 독송하거나 염불 기도하면 신심이 돋아 납니다.
대웅보전에도 재미있는 전설이 남아 있습니다.
2층으로 된 큰 전각인 대웅보전을 지탱하고 있는 기둥은
싸리나무 기둥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죽어 저승에 가면 염라 대왕이 물어본다고 합니다.
"거대한 공주 마곡사의 2층 대웅보전에서
부처님께 예배드리고 싸리나무 기둥을 안고 몇 번 돌고 왔느냐?"
싸리나무 기둥을 안고 많이 돌았다면
이승에서 지었던 죄업을 경감시켜 준다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저는 믿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악업을 경감하여 극락 가고 싶으니까요.
속리산 문장대도 3번 오르면 극락간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극락 가시고 싶으신 분은 꼭 오르시기 바랍니다.
마곡사 대웅보전에서 부처님께 인사를 드리고 나면
싸리나무 기둥을 안고 극락왕생을 염원하며 여러번 돌게 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전설을 믿고
싸리나무 기둥을 얼마나 안고 돌았든지
싸리나무 기둥 표면이 아주 반질반질합니다.
5. 마곡사 계곡길과 징금다리
대웅보전에서 계곡길로 내려가면
큰 징금 다리가 놓인 계곡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여름철에는 시원한 계곡물 소리에 탁족하는 분들도 있고,
어린 아이들이 물장구 치는 소리에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마곡사의 낭만을 느낄수 있는 계곡입니다.
6. 삭발바위와 김구 선생
계곡에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삭발 바위가 있습니다.
삭발 바위는 상해 임시 정부 수반으로 독립운동가였던
백범 김구 선생이 스님이 된 스토리가 남아 있습니다.
백범 김구 선생은 젊은 시절 고향 황해도에서 동학 혁명에 참여하였고,
일제의 명성 황후 시해 사건에 분개하여 일본 장교를 살해했습니다.
그렇게 감옥에 갇혀 있다가 탈옥하여 도망다니다가
여차저차하여 마곡사에 들어와 스님이 되어 1년간 숨어 지냈습니다.
마곡사 스님들이 출가할 때 머리를 깎던 삭발 바위에서
상투를 자르고 머리를 깎을 때 닭똥같은 눈물이 나왔다고
백범 김구 선생은 <백범 일지>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우리 나라가 일제로부터 해방되어
고국으로 돌아온 백범 김구 선생은
자신이 위급할 때 머리를 깎고 받아준
마곡사의 은혜를 잊지 않고 마곡사를 참배했다고 합니다.
백범 김구 선생은 서산 대사의 선시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선배의 발자취를 보고 걸을 후학들을 위해
눈쌓인 들판을 어지럽게 거닐지 말라는 가르침을
우리들도 마음 속 깊이 잘 새겨서
불자로서 부끄럽지 않은 바른 길을 걸어가야 하겠습니다.
7. 군왕대
태화산 자락에 자리잡은 마곡사는 명당으로 유명합니다.
마곡사 계곡을 건너면 태화산 오르는 등산로에
군왕대를 향해 올라가는 길이 있습니다.
군왕대는 만세에 땅의 기운이 망하지 않을 명당으로
능히 군왕이 탄생할만한 명당 중의 명당이라고 합니다.
저는 마곡사 가면 가끔씩 군왕대 기운을 받으러 올라가 봅니다.
시간이 되면 군왕대에 올라 군왕의 기운을 한번 받아 보십시요.
8. 영산전
군왕대 아래에는 산신각이 있고,
더 내려가면 영산전이 있습니다.
영산전은 마곡사에서 가장 오래된 전각입니다.
천분의 부처님을 모시고 있어 '천불전'이라고도 불립니다.
영산전은 석가모니 부처님을 비롯한 과거 7불 부처님을 모시고 있고,
각기 다른 형상의 천 분의 부처님을 모시고 있는 이름난 기도터입니다.
저는 마곡사에 오면 영산전에서 자주 기도 올립니다.
영산전은 언제나 조용하고 정갈하며,
천 분의 부처님을 바라보며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올릴 수 있어 좋습니다.
부처님께 기도 드릴 수 있는 여러 전각들과 함께
아름다운 스토리텔링으로 가득한 마곡사!
마곡사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어
한국을 대표하는 산사(山寺)로서 고즈넉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봄에만 좋은 마곡사가 아니라,
여름, 가을, 겨울에도 좋은 마곡사이니
자주 찾아뵙고 좋은 부처님의 기운을 가득 가져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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