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월정사>
1. 문수 보살과 오대산
오대산 월정사.
오대산은 문수보살님이 상주하신다는 불교 성지입니다.
그리고, 중대 적멸보궁은 자장 율사가
부처님의 사리를 봉안한 특별한 성지입니다.
품격 있는 오대산 전나무 길을 걸어
월정사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천왕문을 만납니다.
도량과 불법을 수호하는 사천왕님께 인사드리고,
도량에 들어가면 오대산의 청정한 기운이 감도는 월정사가 나타납니다.
2. 약왕보살님
월정사의 중심 전각은 적광전입니다.
적광전 앞에는 국보인 8각 9층 석탑과 함께
석탑과 적광전을 향해 공손하게 무릎 꿇고 계신
한 보살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바로 약왕 보살님입니다.
약왕 보살님은 <법화경> ‘약왕보살품’이 등장하는 보살님입니다.
약왕 보살님은 당신께 법화경을 설해주신 부처님에 대한
지극한 공경과 사랑으로 가장 소중한 몸을 활활 태워
부처님께 소신(燒身) 공양하신 보살님입니다.
가장 소중한 자신의 몸까지
아낌 없이 부처님께 공양하신
약왕 보살님 이야기는 우리의 마음을 숙연하게 합니다.
아울러, 부처님을 향해 복스럽고 환희로운 표정으로
앉아 계신 모습은 우리 마음을 포근하게 합니다.
보존 차원에서 원래 약왕보살님(국보)은
성보 박물관에 모시고 있으니 참배하시기 바랍니다.
3. 적광전
‘고요한 빛의 전각’이라는 뜻의
적광전(寂光殿)은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적광전은 일반적으로 진리의 빛을 상징하는
비로자나 부처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월정사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신 전각을
대웅전이라고 하지 않고,
적광전이라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화엄경>의 가르침에 의하면
비로자나 부처님이 곧 석가모니 부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월정사는 <화엄경>의 대강사였던 한암, 탄허 두 스님이
<화엄경>의 가르침에 입각하여 '적광전'이라고 한 것입니다.
적광전 자리에는 옛날에 원래 과거7불을 모신 ‘칠불보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6.25전란 때 국군에 의해 월정사가 전소되면서
1969년에 오대산에 자생하는 큰 나무로 법당을 중건하고 적광전이라고 했습니다.
적광전은 최근에 조성했지만, 주변의 산세와
석탑, 보살상이 어우러져 아주 정갈하고 품격 있습니다.
적광전에 앉아계신 석가모니 부처님은 웅장합니다.
경주 석굴암의 부처님을 모델로 조성했다고 하는데,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강렬한 포스가 느껴지는 석가모니 부처님입니다.
웅장한 석가모니 부처님께 인사 올리고 기도 드리면 마음이 정갈해집니다.
적광전 주련은 명필로 이름 높은 탄허 스님 글씨입니다.
주련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만대의 법왕이며 삼계의 주인이신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사라쌍수 아래서 열반에 드신지 얼마나 긴 세월이 흘렀는가.
부처님의 진신 사리를 지금 여기에 모시고 있으니
중생들은 이곳에 와서 쉬지 않고 부지런히 예배하라"
언제나 우리의 사바세계에 계시면서
중생들을 구제하시는 거룩하신 석가모니 부처님에 대한
공경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금 되새겨볼 수 있는 게송입니다.
4. 수광전
적광전 옆에는 수광전(壽光殿)이 있습니다.
수광전은 ‘무량수(무량한 수명), 무량광(무량한 광명)’의
아미타 부처님을 모신 전각입니다.
수광전 주련은 나옹 화상과
그 누이동생 이야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나옹어록>의 '여동생에게 답하는 글'에는
게송이 유래된 일화가 실려 있습니다.
나옹 화상은 당대의 훌륭한 수행자였지만,
누이동생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누이동생은 오빠 덕에 수행 않고 가만히 있어도
극락왕생할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고 합니다.
하루는 나옹 화상이 누이동생을
방에 불러 놓고 혼자만 공양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누이동생에게 "배가 부르냐?"라고 물었습니다.
누이동생은 "아닙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나옹 화상은 "수행은 내가 했는데,
어떻게 네가 극락에 가겠느냐?"고 물었습니다.
자신의 허물을 깨달은 누이동생이 나옹화상에게
아미타 부처님께 염불하는 법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 때 나옹 화상이 누이동생을 위해
다음의 게송을 지어 주었다고 합니다.
아미타불재하방(阿彌陀佛在何方)
아미타 부처님은 어느 곳에 계시는가?
착득심두절막망(着得心頭切莫忘)
마음을 다잡아서 간절히 생각하며 잊지 말라.
염도염궁무념처(念到念窮無念處)
염불하고 또 염불하여 궁극에는 무념처까지 이르면
육문상방자금광(六門常放紫金光)
*6문에서 자금색 광명을 뿜어내게 되리라.
*6문 : 눈, 귀, 코, 혀, 몸, 마음의 6가지 감각기관
아미타 부처님을 공경하며 어떤 마음가짐으로
염불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게송입니다.
수광전은 아미타 부처님과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님,
그리고, 후불탱화로 멋진 목각탱이 모셔져 있는 아담한 전각입니다.
정토행자로서 불보살님께 예쁘게 절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4. 자장 율사와 문수 신앙
적광전 뒤에는 개산조당(開山祖堂)이 있습니다.
개산조당 제일 중심에는
신라 선덕여왕 때의 고승인 자장 율사가 모셔져 있습니다.
자장 율사는 중국 오대산을 참배하고,
문수 보살님을 친견하여
이 땅에 문수 신앙을 뿌리내리려 했던 선각자였습니다.
고국 신라로 돌아온 자장율사는 중국 오대산처럼
우리 나라에도 문수 보살님이 머무시는 성지를 찾았는데,
그 산이 바로 오대산입니다.
오대산(五臺山)은 동대, 서대, 중대, 남대, 북대의 5대에
수많은 문수 보살님의 화신이 상주하고 있는 산이라는 뜻입니다.
문수보살님은 어떤 중생이라도
보리심(깨달음을 향한 열정)을 내어
불도에 이르게 하겠다는 큰 서원을 세운 보살님으로
불교에서는 '지혜 제일'의 보살님으로 신앙됩니다.
5. 중대 적멸보궁
한편, 자장 율사는 중국에서 모셔진 부처님 사리를
전국 다섯 군데 영기 가득한 도량에 봉안했는데,
오대산 중대 적멸보궁이 바로 그 곳입니다.
중대 적멸보궁은 오대산에서
가장 영기가 좋은 곳으로
자장 율사가 중국에서 모셔온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어 기도객들의 참배가 끊이지 않습니다.
부처님 진신 사리를 모신 유서 깊은 장소에서
"나무 석가모니불"을 염불하며
약왕보살처럼 부처님에 대한 공경과 사랑을 기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부처님의 진신 사리가 모셔진 적멸보궁이 있고,
문수보살님이 상주하시는 오대산은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불교 성지입니다.
오대산의 맑은 기운 속에서
불보살님에 대한 공경과 기도 속에
신앙심을 키울 수 있는 훌륭한 도량이
바로 월정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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