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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경

백유경(41) 말하는 원앙새

by 아미타온 2023. 12. 31.

<백유경(41)  말하는 원앙새>

 

<파주 보광사 관음전 벽화>

 

 

옛날 인도에는 명절날에는 젊은 여인들이

꽃으로 머리를 장식하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어떤 가난한 사람의 아내가 남편에게 말하였습니다.

"당신이 만일 예쁜 우트팔라 꽃을 얻어

내게 주면 나는 당신의 아내로 있겠지만,
만약 당신이 얻어 오지 못한다면

나는 당신을 버리고 떠나 가겠습니다."

그 남편은 어릴때부터 헤엄을 잘 치고

원앙새 우는 소리 흉내를 잘 내었습니다.


그래서, 곧 궁궐의 연못에 들어가

원앙새 우는소리를 내면서 우트팔라 꽃을 훔치고 있었습니다.


그때 연못을 지키는 사람이 물었습니다.

 
"연못 가운데 있는 너는 누구냐?"

그 남자는 그만 실수하여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나는 원앙새입니다."

연못지기는 그를 붙잡아 데리고 왕에게 갔습니다.


도중에 그는 다시 부드러운 소리로 원앙새 우는 소리를 내었습니다.


연못 지기는 말하였습니다.

"너는 아까는 그 소리를 내지 않고

지금 원앙새 우는 소리를 내어 무엇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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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보광사 목어>


1. 목어의 전설


절에 가면 스님들이 치는 목탁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이 목탁의 유래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옛날 한 스님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스님은 스승의 가르침을 어기고
나쁜 행동을 일삼다가 죽어서 물고기로 태어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냥 물고기가 아니라,

등에 나무가 자라는 물고기로 태어났습니다.


왜냐하면 전생에 스님으로 태어나 

신도들의 보시하는 것을 먹고 살았으면
열심히 공부해야 마땅한데도 온갖 나쁜 일만 일삼았으므로 

그 죄가 더욱 깊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물고기는 등에 나무가 자라 

파도가 칠 때마다 흔들리는 통에 극심한 고통을 겪었습니다.
 
하루는 전생의 스승이 바다를 건너다 이 광경을 보았습니다.
스승은 그 물고기가 전생에 자신의 제자임을 알아 보았습니다.


스승은 그 물고기 등에 난 나무를 잘라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였습니다.
제자는 그 은혜에 감사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스승님! 제 등에 난 나무를 베어 

자신과 같은 물고기 모양으로 만들어 주십시요.
그리고, 그것을 두드리며 수행자들이 

저를 기억하며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요."
 
이후 물고기 모양으로 깎은 나무를 "목어(木魚)"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 목어에서 목탁이 나오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파주 보광사 관음전 벽화>

 

2. 있을 때 잘해
 

위에 나오는 이야기의 주인공도

목탁에 나오는 주인공과 비슷합니다.


자신이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

우트팔라 꽃을 구하지도 않고
도둑질을 해서 꽃을 구하려고 하다가

그만 연못지기에게 잡히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도둑질을 하려면

정신을 차려서 똑바로 해야 할텐데
원앙새 소리를 내어야할 때 내지 못하고

왕에게 잡혀가서 원앙새 소리를 내고 말았습니다.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도 이와 같습니다.
죽을 때까지 온갖 나쁜 짓만 하고 착한 일을 하지 않다가

죽을 때가 가까와져서야 비로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나도 지금부터 착한 일을 하고 싶다."

그러나, 죽어서 다음 생을 받고자 하면

등에 나무가 난 물고기 신세처럼 되어버리니 
아무리 착한 일을 하고자 하지만

그 때는 이미 때가 늦어서 돌이킬 수 없게 됩니다.


그것은 마치 저 어리석은 사람이

연못지기에게 붙잡혀 왕에게 끌려가는 길에 

원앙새 우는 소리를 내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입니다.

 

 "있을 때 잘 해"라는 만고의 진리의 말씀이 있습니다.

 

살아 있고 건강할 때 착하고 바르게 진리의 길을 수행해야 합니다.

늙고 죽음에 임박하여 후회하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잘 알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