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불교 성지 순례(2) - 카필라 성>
1. 카필라 성과 사문유관
오늘은 부처님께서 태어나고 자라나신 카필라 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지금은 정치, 종교적 이유로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네팔 등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옛날에는 이 땅은 모두 인도 대륙에 속했던 땅입니다.
부처님은 히말라야 산맥과 인접해있는
지금의 네팔 인근의 카필라 성에서 태어나셨습니다.
현재 카필라 성의 위치에 대해서는 2가지 설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네팔과 인도는 각기 자기 영토 안에 카필라 성이 있다고 주장하는데,
현재는 네팔 쪽이라는 것이 정설로 되어 있습니다.
네팔의 틸라우라코트 지방에 가면 카필라 성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가로 세로 약 500m 정도의 작은 성의 자취가 남아 있습니다.
동서남북 4문의 흔적이 있어
싯다르타 태자 시절 부처님께서 병자, 노인, 시체, 수행자를 각각 보시고,
생로병사의 윤회의 괴로움을 자각하고 출가 수행을 결심한 사문유관을 상상할 수 있다고 합니다.
2. 인도 카필라 성, 피프라하와
저는 2007년 인도 성지 순례 당시
아쉽게도 네팔 쪽의 카필라성은 가보지 못했습니다.
네팔 카필라성 부근이 네팔에서
폭동과 내전 지역이라 안전상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인도 측에서 카필라 성이라고 주장하는
‘피프라하와(Piprahawa)’ 지방의 카필라 성을 참배했습니다.
이 곳은 룸비니에서 30km 정도 떨어진 곳인데,
인도 대평원에 속하는 곡창 지역이라 벼농사가 한창이었습니다.
아스라이 히말라야 산맥이 병풍처럼 저 멀리 보이고
푸르고 아름다운 장소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붉은 연꽃이 연못에 피어나서 부처님이 출가하시기 전까지
어떻게 고뇌하고 살아가셨는지를 상상하며 여행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인도 카필라 성도 중요한 부처님 성지입니다.
3. 부처님 유골을 모신 스투파
현재 인도 카필라 성에는 대형 스투파(탑)가 남아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후 부처님을 화장하고 남은 유골을 8등분하여
그 중 1/8을 부처님의 조국인 석가족 사람들이 가져와 세운 스투파입니다.
인도에 남아 있는 스투파 중에서
이 곳에서 유일하게 부처님의 유골이 발굴되었습니다.
그래서, 인도 수도인 델리 국립 박물관에
이 스투파에서 발굴된 부처님의 유골을
태국에서 공양한 황금 사리탑 속에 봉안하여 전시하고 있습니다.
부처님의 조국인 석가족 사람들은 스스로를
‘태양의 자손’으로 부르는 자부심이 강한 민족이었습니다.
주변의 강대국인 코살라 국에서 석가족의 공주를 후궁으로 요구하자
여종을 몰래 보냈다가 나중에 발각되어 석가족은 멸망하게 됩니다.
그 때 살아남은 석가족 사람들이 현재 인도 쪽 카필라성으로 도망가서
부처님의 유골을 분배받아 스투파(탑)을 세웠을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4. 부처님의 탄생
부처님은 카필라 성에서 석가족의 왕자로 태어나셨습니다.
석가족은 부족 회의에 의해 왕을 선출하는 공화제 형태의 도시 국가였다고 합니다.
부처님의 부모님인 정반왕과 마야부인의 나이는 각각 45,40세 정도였다고 전하는데,
결혼 후 오랫동안 아이가 없어 걱정하다 늦게 부처님을 잉태하셨다고 합니다.
부처님을 잉태했을 때 마야부인은 여섯 이빨을 가진 흰 코끼리가
하늘에서 내려와 뱃속으로 들어가는 태몽을 꾸었다고 경전에서는 전합니다.
코끼리는 사자와 더불어 육상 동물의 왕으로 칭송되며
인도에서는 길상(吉祥)의 상징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위대하신 부처님을 잉태하신 마야 부인은
부처님을 낳으신지 일주일 만에 숨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5. 싯다르타
어린 시절 부처님의 이름은 싯다르타였습니다.
싯다르타는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는 뜻입니다.
어린 싯다르타의 관상을 본 아시타 선인은 부처님은
인도를 통일할 전륜성왕이 아니면
진리를 깨달은 부처님이 될 것이라고 예언하셨다고 합니다.
부처님의 아버지인 정반왕은 부처님을 전륜성왕으로 키우기 위해
문무를 겸비한 훌륭한 제왕이 되기 위한 교육을 시키셨다고 합니다.
부처님은 영민하고 총명해서 스승을 능가할 정도로 뛰어나셨다고 합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노병사(늙고 병들고 죽는)의
고통 속을 헤매는 인간 실존의 모습을 통찰하고
노병사의 윤회에서 벗어나는 길을 고뇌하셨습니다.
6. 싯다르타의 고뇌와 출가
카필라 성에서 청춘의 싯다르타 왕자였던
부처님의 고뇌의 말씀이 한 경전 속에 남아 있습니다.
“ 궁중의 영화도 건강한 이 육신도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이 젊음도
결국 나에 대하여 무엇을 가져올 것인가?
나는 병들고 언젠가는 늙어 죽음을 면할 수 없다.
젊음을 자랑하며 건강을 자랑하며 생존을 자랑하는 일은
적어도 생각 깊은 사람들에게는 무의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
사문유관을 통해 수행자의 모습을 보고
윤회에서 벗어나는 위대한 도전을 하신
부처님의 청춘 시절의 깊은 고뇌를 통찰해볼 수 있는
불교 성지가 바로 카필라 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처님은 이 카필리성을 뛰어넘는
용기 있는 결단을 통해 수행을 통한 깨달음을 통해
인류에게 불법의 진리의 길을 열어주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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