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경(51) 어리석은 수컷 비둘기>
옛날 암수 두마리의 비둘기가 한 둥지에서 살았습니다.
그 두 비둘기는 부지런해서 언제나 익은 과일들을
둥지에 물어다 둥지를 가득 채워 두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쌓아둔 익은 과일은 시간이 지나자
차츰 말라들어 작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쭈글쭈글 말라든 과일들이 쌓여있는 것을 보고
수컷이 화를 내며 암컷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이 과일을 모으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는데,
어찌하여 너는 혼자 다 넉고 반만 남겨 두었느냐?"
암컷이 대답하였습니다.
"나는 과일을 먹지 않았어.
과일이 말라서 저절로 쭈글어 들어 작게 보이는 것이야."
그러나 수컷 비둘기는 암컷의 말을 끝내 듣지 않았습니다.
다시 수컷은 암컷의 그 소리를 듣고 더 화를 내며 말했습니다.
"너가 먹지 않았으면 왜 과일이 줄어들었겠어?"
수컷은 곧 주둥이로 암컷을 쪼아 죽이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며칠 지나지 않아 큰 비가 내렸습니다.
그런데, 줄어든 과일이 비를 맞아
다시 전과 같이 부풀어 올랐습니다.
수컷을 그것을 보고 비로소 후회를 하였습니다.
"아! 암컷이 먹은 것이 아니었는데,
내가 어리석어 암컷을 그만 죽이고 말았구나."
수컷은 곧 슬피 울면서 암컷을 목메어 불렀습니다.
"암컷아! 너는 지금 어디로 떠났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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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리 분별
지혜가 없는 어리석은 사람의 특징은
사리 분별을 잘 못한다는 점입니다.
다른 사람의 말만 믿거나,
자기 눈에 보이는 것만 믿거나,
좁은 자신의 생각만을 믿고서 그것이 진실이라고 우깁니다.
그런데, 어리석은데다 고집까지 세어서
고집불통이면 문제가 더 심각해집니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수컷 비둘기는
사리분별도 못하는데다 고집불통입니다.
사과를 오래 두면 사과 속에 있는
수분이 증발되어 사과가 쭈글쭈글해집니다.
그런데, 그 이치를 모르니
공연히 암컷 비둘기를 의심합니다.
진실은 그것이 아닌데,
거짓을 진실로 믿고 아주 생고집을 피웁니다.
그리고, 화가 나서 자신과 같이 살고 있는
암컷을 죽일만큼 포악하기까지 합니다.
무지(어리석음)가 무섭다고 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진실을 볼줄 아는 눈이 없으면
계속 이런 어리석음의 늪에서 벗어날수가 없습니다.
어리석기 때문에 욕심을 부리고 화를 내고
죄악을 서슴없이 저지르게 되는 것입니다.
2. 지혜
이런 삶이 계속 이어진다고 생각해보면
자신과 타인에게 얼마나 고통을 줄까요?
그래서, 이러한 어리석음에 치를 떨고
어리석음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들이 공부하는 이유는 어리석음을 벗어나
진실을 볼 줄 아는 눈을 갖추기 위해서입니다.
수컷 비둘기처럼 암컷을 죽이고 나서
물을 흡수하여 제 크기로 돌아온 과일을 보고서야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달아서야 되겠습니까?
평소에 지혜의 중요함을 알고 닦아 나가야지
수컷 비둘기와 같이 일을 당하고 나서야
뒤늦은 후회와 슬픔에 젖어서야 되겠습니까?
무지(어리석음)가 이처럼 무섭다는 것을 잘 알아야겠습니다.
어리석으면서도 고집을 피우거나 패악을 떨지 말아야 합니다.
사리분별을 잘하고 진실을 알기 위한 눈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배움의 길에서 고집을 피우지 않고 겸손할 줄 아는 불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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