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경(52) 말로만 배를 잘 운전하는 상인의 아들>
옛날 어떤 상인의 아들이
여러 장삿꾼과 같이 보물섬에서 보물을 캐러 바다로 갔습니다.
그런데, 몇 번 항해에 참가하여 배를 다루는 방법을
대충 알고 있던 상인의 아들은 여러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바다에 들어가 물이 굽이치거나 거센 곳에서는
어떻게 배를 잡고 어떻게 바로 해야 하며
어떻게 머물러야 하는지 등등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나는 바다에서 항해하는 방법을 아주 잘 안다."
사람들은 이러한 상인의 아들 말을 듣고 그렇구나 하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바다 가운데 들어간지 얼마 되지 않아 선장이 병으로 죽었습니다.
그래서, 상인의 아들이 선장을 대신해서 배를 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물이 굽이쳐 돌며 급히 흐르는 곳에
배가 이르렀을 때에 그는 외쳤습니다.
"배를 이렇게 운전하고 이렇게 바로 잡아야 한다."
그러나, 배 항해법을 대충 알고 있던
상인의 아들 말대로 하자 배는 빙빙 돌기만 하고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보물이 있는 곳에 이르기도 전에
배 안의 모든 사람들이 물에 빠져 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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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선무당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선무당은 미숙하고 서툰 무당을 말합니다.
"선"이라는 말이 앞에 붙으면
뭔가 부족하고 서툰 것을 말하는데,
우리가 잠을 자고 나서도 개운하지 못하고 피곤할 때
"선잠"을 잔다는 것과 같은 말입니다.
옛날에는 길흉화복과 같은 미래 일을 무당의 점에 많이 의존했습니다.
그런데, 신통하게 잘 맞추지도 못하는 선무당이
잘 아는 것처럼 잘난 척하며 시키는대로 했는데,
오히려 나쁜 일이 발생하는 것을 보고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속담이 나온 것입니다.
백유경 이야기의 상인의 아들도 선무당과 같습니다.
배 항해법을 전혀 모르지는 않지만,
대충 알고 있습니다.
별 문제 없는 평상시에는
상인의 아들의 대충 아는 것으로도 통했습니다.
그러나, 파도가 치고 물이 굽이쳐 흐르는 위기 상황에서
대충 아는 것으로는 통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어떤 결과가 왔나요?
상인의 아들이 시키는대로 했다가
배 안의 모든 사람들이 다 죽고 마는 대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정말 선무당이 사람 잡은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부실 공사로 인해 다리나 건물이 붕괴되어
많은 생명이 죽거나 다치는 뉴스가 많이 나옵니다.
그것은 하나를 하더라도 분명하게 마무리를 짓지 않고
대충 처리하는 습관 때문에 발생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오래 지나거나,
위기 상황이 닥치면 부실한 결과를 만들어낼수밖에는 없습니다.
2. 정성
경주 석굴암 불상이나 백제 금동대향로를 보면
천년이 지나도 그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마치 뿌리 깊은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듯이
세심하고 깔끔한 마무리를 하고 정성을 쏟아서 한 것은
천년이 지나도 명품의 품격을 간직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국보급 문화재와 같은
명품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하나를 배우고 알더라도 대충 하려고 하지 말고
분명히 철저히 알고 배워나가야 합니다.
특히, 다른 사람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더욱더 그러한 철저함이 요구됩니다.
어리석은 상인의 아들이 어설프게 항해법을 알아
많은 사람들을 바다에 빠져죽게 하는 것처럼
철저하지 않고 대충 알고 남을 가르치고 지도하게 되면
선무당이 사람 잡는 동일한 결과가 올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배울 때에도 눈을 부릅뜨고
철저히 배우고 알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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