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경(53) 생쌀을 훔쳐먹다 입을 찢긴 남편>
옛날에 어떤 사람이 처갓집에 놀러 갔다가
쌀 찧는 것을 보고 쌀을 한주먹 훔쳐 입 안에 넣었습니다.
그 때 그의 아내가 그에게 와서 말을 건네었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입 안에 쌀이 가득차 있었으므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아내를 그러한 남편이 이상하게 생각되어
손으로 얼굴을 만져보고는
남편이 종기를 앓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친정 아버지에게 말을 하였습니다.
"아버지! 제 남편이 처갓집에 오자마자
갑자기 입 안에 종기가 나서 매우 아픈지 말을 전혀 못합니다."
그 아버지는 딸의 말을 듣고 의사를 불렀습니다.
의사는 입을 다문 남편의 입을 만져 보고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이 병은 매우 중합니다.
입안에 고름이 가득차서 칼로 입을 째서
고름을 빼야만 나을 수가 있습니다."
그 의사는 갑자기 남편의 몸을 밧줄로 묶고는
칼로 그의 입을 째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그의 입 안에서 나온 것은
고름이 아니라 쌀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남편은 창피는 창피대로 당하고
입을 찢기는 고통까지 당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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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은 허물
처갓집에 와서 방아를 찧고 있는 쌀 한 주먹을
입안에 넣어 먹는 것은 작은 허물입니다.
이러한 자신의 작은 허물을 드러내지 않고
끝까지 숨기며 버티고 버텼습니다.
의사에 의해서 입이 찢기는 상황까지 왔는데도 실토하지 않고
결국 입을 칼로 찢고 마는 웃기는 코메디 같은 상황을 맞이합니다.
자기 입을 찢어야 되는 상황인데도,
실토하지 않고 끝까지 입을 닫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2. 솔직함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사소한 잘못과 허물이 있으면 드러내고 말해야 합니다.
그래서, 웃어넘길 잘못과 허물이라면 가볍게 웃어넘기고,
야단을 받을 일이라면 가볍게 야단을 맞으면 됩니다.
그런데, 잘못과 허물을 무조건 숨기려고 하는
지나친 집착과 고집이 결국은 큰 화를 불렀습니다.
작은 실수와 잘못을 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러한 실수와 잘못을 부끄럽게 생각하여
꾹꾹 숨기는 것이 습관이 되면 사람이 음흉해집니다.
다른 사람에게 쉽게 털어놓지 못하고
자기 속으로만 끙끙 앓다가 결국 큰 화를 당하게 됩니다.
자신의 작은 실수와 잘못이 있다면 그것을 밝게 드러내고,
다른 사람의 작은 실수와 잘못은 웃어넘길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을 가지도록 합시다.
그런데, 남편도 문제지만 의사도 문제입니다.
환자의 상태를 살펴보지 않고 함부로 환자의 입을 찢었습니다.
가벼운 허물까지도 숨기려고만 하는 어리석고 음흉한 환자와
환자의 상태를 살피지 않고 성급하게 처방을 내리는 돌팔이 의사로 인해
빈대 때문에 초가 삼간을 태우는 것과 같은 큰 비극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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