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역사(41) - 화엄경(9) - 염혜지(제4지)>
1. 지혜의 불꽃
화엄경 <십지품>의 네 번째 경지는 제4 염혜지(焰慧地)입니다.
‘불을 당길 염(焰)’자에 ‘지혜 혜(慧)’자를 써서 ‘염혜지’입니다.
제3발광지의 지혜의 광명이 발광되는 경지를 넘어서
지혜가 불꽃이 되어 번뇌를 태워버리는 경지라는 뜻입니다.
이것은 제3발광지에서 아직 미진한 지혜가
더욱 넓고 깊어진다는 의미입니다.
제4염혜지에 들어선 보살은 지혜의 눈으로
진리에 밝은 문(법명문, 法明門) 10가지를 수행한다고 합니다.
“무엇이 열가지인가?
이른바 중생계를 관찰하고, 법계를 관찰하고,
세계를 관찰하고, 허공계를 관찰하고,
식계(識界)를 관찰하고, 욕계를 관찰하고,
색계를 관찰하고, 무색계를 관찰하고,
넓은 마음으로 믿고 아는 계를 관찰하고,
큰 마음으로 믿고 아는 계를 관찰하는 것이니
보살이 법에 밝은 열 가지 문으로서 제 4염혜지에 들어가느니라.”
<화엄경 십지품>
즉, 보살은 제3발광지에서 생긴 지혜의 눈으로
욕계, 색계, 무색계를 비롯한 중생들의 업력에 의해 살아가는
모든 세계에 대해 관찰할 수 있는 드넓은 안목이 열리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온갖 세계를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통찰할 정도로
법을 밝게 아는 지혜가 갖추어져서 그 지혜의 빛이 불꽃처럼 타오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2. 생사(윤회)와 열반
보살은 제4염혜지에 도달하였을 때 자신의 지혜를
한층 더 연마하기 위하여 새로운 훈련에 착수합니다.
자신이 세운 보리심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의,
불법승 삼보에 대한 깨끗한 무너지지 않는 신심,
모든 것이 생겨나고 멸해지는 것을 잘 관찰하는 지혜,
신구의 삼업의 과보로 어떻게 윤회하는지를 잘 관찰하는 지혜,
생사와 열반을 관찰하는 지혜 등입니다.
이 모습을 살펴보면 제4염혜지의 보살은
두 개의 큰 주제에 대한 확고한 안목을 갖춘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윤회(생사)’라는 주제이고,
또 하나는 ‘열반’이라는 주제입니다.
즉, 염혜지의 보살은
중생들의 윤회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응시하는 한편,
열반을 향해 더욱 깊은 신앙과 실천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대승 보살도의 가르침 중에
“생사에도 머물지 않고,
열반에도 머물지 않는다.”는 가르침이 있습니다.
생사(윤회)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은
생사(윤회)의 탐진치의 미혹에 빠지지 않도록 지혜의 눈을 뜨고 있다는 뜻입니다.
열반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은 고요함에만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생사 속에 있으면서 중생들을 구제하는 활동을 계속한다는 뜻입니다.
제4지 염혜지의 보살은 이와 같이 생사에도 머무르지 않고
열반에도 머무르지 않는 보살도의 실천을 향해 나아갑니다.
생사와 열반의 관찰에 눈을 돌리게 된 염혜지의 보살은
37조도품의 수행을 통해 더욱 보람찬 성장을 이루게 됩니다.
37조도품은 해탈(열반)을 도와주는 수행체계로서
4념처, 4정근, 4여의족, 5근, 5력, 7각지, 8정도를 말합니다.
(37조도품을 설명하면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생략하겠습니다.)
37조도품은 각각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보완하고,
포괄되는 수행체계로서 제4 염혜지의 보살은
37조도품을 수행함으로서 생사(윤회)의 실상과
열반의 깨달음을 깊이 자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3. 염혜지 보살의 마음의 복덕
이와 같이 37조도품을 수행한 제4 염혜지의 보살은
다음과 같은 마음의 복덕을 성취한다고 합니다.
"불자여!
염혜지의 보살이 일으킨 방편과 지혜로
37조도품을 바르게 실천하면
윤택한 마음, 부드럽고 유연한 마음,
조화롭고 순한 마음, 이익하고 안락케 하는 마음,
잡되고 물들지 않는 마음, 수승한 법을 구하는 마음,
수승한 지혜를 구하는 마음, 세간을 구호하는 마음,
높은 덕을 공경하고 가르치는 명령을 어기지 않는 마음,
들은 법을 따라서 잘 수행하는 마음을 얻느니라.
이 보살이 은혜를 알고 은혜 갚을 줄을 알며,
마음이 화평하여 함께 있으면서 안락하며, 정직하고 유순하며,
<나>라는 교만이 없고, 가르침을 받아 말하는 이의 뜻을 얻나니
이 보살이 이렇게 참는 일을 성취하고,
이렇게 조화하고 부드러움을 성취하고, 이렇게 고요함을 성취하느니라."
<화엄경 십지품>
이와 같이 염혜지의 보살은
보살의 덕성을 갖춘 훌륭한 마음 세계를 갖게 되고,
부단히 노력하는 정진의 힘을 얻게 됩니다.
불법의 근본은 해탈법입니다.
갈애와 집착에 얽매여 살아가는
중생의 흐름(생사 윤회)에서 벗어난
해방과 자유의 경지를 해탈이라고 합니다.
염혜지의 보살은 생사(윤회)와 해탈을 통찰하여
큰 지혜를 성취한다고 합니다.
우리들도 염혜지 보살처럼
나와 주변 사람들의 갈애와 집착을 통찰하여
‘생사(윤회)’의 문제를 관찰하고,
생사에서 벗어난 해탈의 맛을 보기 위해 바르게 정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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