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역사(40) - 화엄경(8) - 발광지(제3지)>
1. 지혜의 빛을 발하는 발광지
화엄경 <십지품>의 보살의 제3번째 경지는 발광지입니다.
발광지(發光地)는 ‘빛을 발하는 경지’라는 의미입니다.
보통 불교에서 빛은 지혜를 상징합니다.
즉, 지혜의 빛을 발하는 경지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지혜의 밝은 빛을 발하는
발광지의 보살이 될 수 있을까요?
<십지품>에서는 먼저 이 세상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관찰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즉, 세간은 무상하고, 괴롭고, 부정하며,
항상 하지 못하다는 것을 관찰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은 근심, 슬픔, 고통에 싸여 있고,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삼독심에 쌓여 있다는 것을 관찰하라고 합니다.
“불자여! 보살마하살이 제3지에 머물고는
법의 참다운 실상을 관찰하나니,
이른바 무상하고, 괴롭고, 부정하고, 편안하지 않고,
오래 있지 못하고, 찰나에 생겼다 없어지고,
과거에서 오는 것도 아니고, 미래로 가는 것도 아니고,
현재에 있는 것도 아닌 것이니라.
또, 이러한 유위법(有爲法, 조건과 조건이 만나서 생기는 법)을 차분히 관찰한다.
즉, 유위법에는 구원할 이도 없고, 의지할 이도 없고, 근심과 함께 하고,
슬픔과 함께 하고, 고통과 함께 하고, 사랑하고 미워하는데 얽매이고,
걱정이 많아지고,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삼독의 불이 쉬지 않고 타고,
여러 근심에 얽매여 근심이 밤낮으로 늘어나며,
환상과 같아서 진실하지 아니하도다.”
<화엄경 십지품>
즉, 괴롭고, 무상하고, 항상하는 것이 없다는
고, 무상, 무아의 삼법인의 진리를 통찰하고,
근심과 슬픔과 불안으로 살아가는 세상 사람들의
진실하지 않은 모습을 확연히 본다는 것입니다.
2. 서원
이렇게 세상의 실상을 관찰하면 할수록
중생들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고
부처님의 지혜를 얻어 이들을 해탈의 길로
이끌겠다는 고귀한 마음인 서원(誓願)을 일으키게 됩니다.
“보살은 이렇게 중생계의 한량없는 고통과 시끄러움을 보고,
크게 정진할 마음을 내어서 생각하기를
'이 중생들을 내가 구제하고 내가 해탈케 하고
내가 깨끗하게 하고 내가 제도하고, 내가 선한 곳에 두고,
즐겁게 하고, 알게 하고, 보게 하고, 조복하게 하고, 열반케 하리라.' 하느니라."
<화엄경 십지품>
3. 법(진리)을 구하는 진지함
이렇게 고귀한 서원을 갖게 된 보살은
부처님의 진리인 법을 구하는 마음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진지해집니다.
"보살이 이렇게 관찰하여 알고는,
바른 법을 곱이나 부지런히 닦으며, 밤낮으로 원하기를
'법을 듣고, 법을 기뻐하고, 법을 좋아하고, 법을 의지하고,
법을 따르고, 법을 해설하고, 법을 순종하고, 법에 이르고,
법에 머물고, 법을 행하여지이다.'라고 하느니라.
보살이 이렇게 불법을 구하면서, 가진 재물을 아끼지 않고,
어떤 물건도 소중한 줄로 보지 아니하며,
다만 불법을 말하는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을 내나니,
그러므로 불법을 구하기 위하여 모든 것을 버리며,
불법을 구하기 위해서는 아무런 공경도 행하지 못할 것이 없으며,
아무런 교만도 버리지 못할 것이 없으며,
아무런 섬기는 일도 행하지 못할 것도 없고,
아무런 고생도 받지 못할 것도 없느니라."
<화엄경 십지품>
이와 같이 불법을 소중히 여기고 불법을 듣는 자세가 진지하고,
부처님의 지혜를 닦기 위해 쉼 없이 정진해나가기 때문에
지혜의 빛을 발하는 발광지의 보살이 됩니다.
그래서 바른 법을 한 게송만 들어도 왕의 지위를 얻은 듯
기뻐하는 환희심 속에서 불법의 진리를 구하기 위해서는
불구덩이 속이라도 들어가겠다는 적극적이고 진지한 마음 세계가 됩니다.
4. 설산동자의 위법망구
즉, 진리의 한 게송을 듣기 위해 악귀에게
자신의 몸을 던지는 설산 동자 이야기처럼
위법망구(진리를 위해 몸을 바침)의 귀의심을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불법의 진리를 구하는
철저하고 적극적인 마음 세계를 가진 보살이니
어찌 그 몸에서 빛을 발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들도 발광지 보살과 같이 법에 대한
순수한 귀의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속의 욕망과 안일함에 취해 사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실상을 부처님의 삼법인에 의해 진실되게 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에 대한 자비심을 바탕으로
불법의 진리를 구하는 진실한 마음을 내고
불법을 공부하는 환희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이 부처님의 가르침의 빛 속에서 살아가게 되면
우리 또한 그 빛을 섭취하여 점점 밝은 빛을 향해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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